진상 고객을 서툴게 대하는 팀원에 대한 성장지원 방법 [유경철의 인재경영](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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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고객을 서툴게 대하는 팀원에 대한 성장지원 방법 [유경철의 인재경영](82)
  • 뉴스앤잡
  • 승인 2023.12.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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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민원처리였지만 부하 직원의 완고한 태도로 문제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한 은행의 지점이 있습니다. 고객의 억지도 문제이지만 팀원의 응대 태도도 문제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팀원들도 팀원의 입장을 옹호하며 이 일로 동요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팀장은 어떤 태도로 부하 직원을 대하는 게 좋을까요?

<실제 사례 연구>

“고객님! 저희는 정말 잘못이 없어요. 다시 저희 쪽으로 입금을 해주셔야 합니다.”

“아니, 제가 못 하겠다면요?”

“그럼, 법적 처리를 취할 수밖에요. 내용증명을 보내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 고객님 돈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요? 그럼, 보내세요. 그다음에는요?”

“저희랑 더 거래를 안 하실 거 아니죠?”

“지금 저를 협박하시는 거예요?”

“협박이라니요? 그냥 상황을 말씀드리는 거예요.”

“내용증명에, 협박에, 저도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금융당국에 민원을 내겠습니다.”

이러한 통화 내용을 옆에서 듣던 동료 팀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누구야? 누구? 정말 진상이네. 하루도 아니고 며칠씩이나. 내용증명 보내! 법대로 해! 도대체 뭐야? 뭘 어떻게 해달라는 거야? 정말 황당하네. 자기 돈도 아니면서 그냥 보내주면 되지.”하는 상황입니다.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팀장이 문제의 상황과 팀원의 대응 내용을 확인해 보니, 팀원이 규정의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고객 응대 방법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팀원 자신의 잘못이 먼저이기에 가장 먼저 ‘고객님은 잘못이 없고, 저희 쪽에서 잘못한 것이고, 그런데도 번거롭게 해드린다.’라고 양해를 구하고 죄송하다고 해야 했습니다. 그런 다음, 입금해 드린 돈을 돌려주실 것을 아주 정중하게 요청했어야 하는데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당신 돈이 아닌데, 입금되었고 빨리 돌려주지 않으면 당신이 곤란해질 것이다.’라는 뉘앙스로 고객에게 전화 메시지가 전달되었습니다.

그러자 고객은 처음부터 불쾌해져서, 과연 은행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어깃장을 놓으면서 오기를 한 번 부려본 것입니다. 즉, 팀원의 첫 대응이라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서 상황은 본질을 떠나 팀원 대 고객, 민원인과의 오기 싸움으로 전개된 것입니다. 그렇게 일을 잘못 처리하고 있지만, 해당 팀원은 여전히 자신의 태도를 바꾸지 않고 고객과 다툼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이 팀원이 옳은 것처럼 얘기하는 동료 팀원들도 그가 물러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이제 팀장은 자신이 개입해야 하는 시기와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 시기와 방법에 따라, 한 편으로는 방임이 될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권한 위임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물론, 팀장도 일단 개입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팀장의 일이 되니 귀찮아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힘든 일들은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개입해야 할 타이밍에 개입하지 않고 모른 척 회피해 버리면, 팀원들로부터 불만을 살 수도 있습니다.

“도대체 팀장님은 누구 편이야?” 또는 “왜 어려울 때 우리 편을 안 들어주지?”하고 항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느 시점부터는 팀장이 개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팀원의 기도 살려주고, 일 처리 능력도 길러 주기 위해 그 개입의 시점을 늦출 수만 있다면 늦추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해당 팀원이 잠재력을 발휘해 스스로 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시간을 주면서 기다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단계별로 행동(Action)을 해보기 바랍니다.

 

첫째, 팀장이 팀원의 일 처리에 대해 관찰한 사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말합니다. “일의 진행 경과에 대해 잠시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지금 하는 일의 진행 경과와 그것이 미치는 현재까지의 영향에 관해 이야기해주기 바랍니다.”

둘째, 팀원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성찰하고 느낄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기다려줍니다. 짧더라도 이러한 기다림의 시간 없이, 팀장의 요구/지시사항을 전달할 경우, 팀원의 일 처리 능력은 정체될 것입니다. 더불어 성장은 멈추고 말 것입니다. 팀장은 민원 처리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잠시 참고 기다려줘야 합니다.

셋째, 팀원이 평소 수행하는 업무의 목표를 재확인시킵니다. 당연히 이 목표에는 고객 만족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지금 하는 일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 하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와 같이 질문해봅니다.

넷째, 해당 문제의 구체적인 해결책에 대해 팀원의 의견을 구합니다. 팀원 스스로 문제의 해결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도출해낼 때, 팀원은 또 한 단계 성장하는 것입니다. “지금 진도율은 어떻게 되나요?”, “그것과 관련한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 그동안 어떤 시도를 했나요?”와 같이 묻습니다.

다섯째, 조직과 팀장의 팀원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를 명확히 하고, 그에 대한 동의와 약속, 다짐을 다시 받습니다. “당신이 설명한 대안을 잘 실행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무엇을 도와줘야 성공 확률이 높아질까요?”, “2주 후에 진행 결과를 논의해볼까요?”, “그땐 무엇을 통해 확인(측정)할 수 있을까요?”, “잘하리라고 믿습니다.”와 같이 말해봅니다.

팀원이 규정을 잘못 해석해 틀린 행동을 하는 경우에도 ‘팀원의 기를 살려주고 권한 위임을 통한 장기적 부하 육성 차원’에서 잠시 맡겨 둘 필요도 있는 것입니다. 즉, 부하 직원을 너무 통제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통제하면 부하 직원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많은 실수를 저지릅니다. 사람을 통제하려고 하면 결국 그 사람과 그 사람의 능력까지도 잃게 됩니다. 믿음으로 사람을 키워야 합니다. 상사가 나를 믿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야 합니다. 물론, 이때 외부 민원으로 인해 피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더 큰 민원으로 확대되어 은행이나 지점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적정한 선에서 개입은 해야 합니다.

팀원에 대한 업무 개입 시, 먼저, 팀장은 부하 직원인 팀원의 진정한 성장과 발전을 위하고 있다는 진정성이 전달되게 코칭해야 합니다. 즉, ‘나는 고객 편이 아닌 당신 편이고, 언제나 당신이 잘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또한, 실무적으로 질책을 통해 부하 직원의 교정, 개선을 도모할 때는 코칭의 기본인 그 팀원의 원래 태도와 실제 행동을 분리해서 지적합니다. 지금부터는 팀원의 잘못된 일 처리 행동을 교정하는 또 다른 기법을 소개합니다.

바로 ‘교정적 피드백 기법(Behavior, Effect, Expectation, BEE) 입니다. 먼저 행동(B,Behavior)입니다. 상황을 잘못 판단하고 고객에게 잘못 응대한 행동만 지적합니다. 팀원의 평소 고집스러운 행동, 이전에도 민원인과 다툼에서 오기가 발동했던 일과 같은 개인적 태도, 성격에 대해 지적은 하지 않습니다.

이 단계에서 잘못되면 팀장과 팀원의 관계는 감정적으로 소원해지고, 업무적으로 껄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관계를 망치지 않기 위해, 이 첫 단계에서부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다음은 효과(E, Effect)입니다. 그 행동이 미친 결과에 대해 객관적 사실만 언급합니다. 우리 지점, 그리고 은행 전체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만 주지시킵니다.

그다음은 기대(E, Expectation)입니다. 그런데도 이러한 여러 시행착오, 경험 등을 통해 다음번에는 일을 더 잘 처리할 수 있으리라고 팀원에 대한 기대를 전달합니다.

“누구나 처음부터 일을 잘 처리할 수는 없습니다. 팀장인 나도 예전에는 실수를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그런 실수를 통해 얻는 교훈만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음에는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면 안 됩니다. 그리고 잘 모를 것 같으면 먼저 성급히 판단하지 말고, 전임자를 포함한 주변 선배, 동료, 팀장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일을 배우고 일하는 방식을 발전시키며 나 자신도 성장, 발전하는 것이니까요.”라는 정도의 조언이 적절합니다.

역설적으로 권한 위임의 수준/범위는 팀장이 어느 선에서 개입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팀장이 개입해야 하는 선을 늦추면 늦출수록 팀원의 성장할 여지, 가능성이 커집니다. 팀장이 팀원을 못 믿어서 필요 이상으로 빨리 개입하면, 팀원은 앞으로도 그 수준 이상으로는 성장하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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