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경영! 비전설계가 우선이다 [정경호의 셀프리더십](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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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경영! 비전설계가 우선이다 [정경호의 셀프리더십](3)
  • 뉴스앤잡
  • 승인 2023.11.0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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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보이〉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사람은 말이야, 상상력이 있어서 비겁해지는 거래.”

그렇다. 우리는 겁이 많다. 겁나는 것들을 나열하면 끝도 없다. 이러한 겁은 대체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비롯된다. ‘열심히 공부하면 미래의 아내가 바뀐다’라는 고등학교 어느 학급의 급훈처럼 우리는 ‘지금 무엇 무엇을 하면 이런저런 미래가 다가올 거야’ 하며 미래를 상상한다. 바꿔 말하면 ‘지금 무엇 무엇을 하지 않으면 이러저러한 미래가 닥칠 거야’ 하며 두려워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그 상상 때문에 기분 좋아지기도 하고, 암울해지기도 한다.

원하는 이상향을 보느냐, 두려운 미래상을 보느냐에 따라 다가올 미래가 설레는 청사진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그림들이 지금의 나를 움직이고, 앞으로의 나를 만든다.

꿈이 있고, 하고자 하는 일에 확신이 있고, 그에 대한 준비가 잘된 사람은 거칠 것이 없다. 언제나 당당하고 멈춤이 없다. 나는 그것이 그 사람이 가진 ‘비전’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기분 나쁜 것보다는 기분 좋은 것을 좋아한다. 이왕이면 기분 나쁜 상상보다 기분 좋은 상상을 하려고 한다.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라고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하고 성공한 모습을 그린다. 여러분은 어떤가? 마흔이 넘으면 큰집도 있을 것 같고, 좋은 차도 있을 것 같고, 사랑스런 아이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렸을 것 같지 않은가?

결국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이상향은 바로 우리가 원하는 꿈,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내심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다. 바라지 않는다면 그런 이미지가 떠오를 리 없다. 그리고 비전은 그런 꿈과 희망사항을 보다 현실적인 부분으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내가 10년 후 꿈꾸는 삶을 살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에 대한 답을 찾고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게 바로 비전이다. 한마디로 삶의 목적이자 방향에 대한 자기확신 혹은 자기믿음이 비전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비전을 세운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요즘같이 바쁘고 정신없는 시대에 비전을 세우라는 말은 뜬구름 잡기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물질에 대한 집중과 몰입을 강요당하는 현 세태 속에서 비전이라는 말은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목표 없이 흘러가다가는 그나마 간직했던 꿈마저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긴 인생을 살면서 어떠한 장애와 고통이 와도 감사와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며 뜨겁게 살 수 있다. 그것이 곧 삶의 이유이자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다.

 

내가 30대였을 때 어떤 선배가 “30대에 번 돈은 그 사람 돈이 아니다. 40대 이후부터가 진짜로 그가 버는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30대든 40대든 벌 수 있을 때 벌어놓으면 좋은 거 아닌가?

그런데 이 말의 속뜻은 이랬다. 적어도 20~30대 때에는 돈의 노예가 되어 천금 같은 청춘의 시절을 저당 잡히지 말고, 자신의 꿈과 비전을 실현시키는 데 노력하고 매진하라는 것. 그러다 보면 성공도 자연히 따라오고, 돈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것이다. 비록 실패를 하더라도 그 실패의 경험이 자신의 미래에 큰 자산이 된다.

 

나도 30대 때 한창 때에는 월급쟁이의 몇 배를 벌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의 기준에 맞춰 경제적 자립을 빨리 하고 일찍 은퇴해서 자원봉사도 하고 자유롭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사는 게 훨씬 가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속된 말로 돈 되는 것이라면 다 덤벼들었다. 내가 정치 사회문제에 행동하던 사람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완전히 자본의 논리에 빠져 육신과 영혼에 족쇄가 채워졌다. 주식과 부동산 투자는 물론이거니와 고금리 금융피라미드 시장을 기웃거리며 어떻게 해야 이자의 이자를 크게 받을 수 있을까, 소위 ‘돈신’이 나를 완전 지배하고 있었다.

 

물론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 큰딸이 선천성 질병으로 오랫동안 입원을 해야 했고, 때마침 다니던 회사에서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딸의 치료비와 가족의 생활비에 대한 두려움.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과 외로움. 그런 감정들이 나를 그렇게 이끌었던 것이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나는 내가 한 모든 투자에 실패했다.

단 한 가지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만약 그때 모든 투자가 성공해 돈벼락을 맞았더라면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돈을 물 쓰듯 쓰면서 도박장에도 기웃거리고 강남의 유명한 술집에도 드나들며 어린 여자들 치마폭에서 쾌락을 탐닉하고 있지 않았을까? 그 대가로 내 영혼은 피폐해지지 않았을까?

열려 있는 입구로 기를 쓰고 들어오려는 돈을 굳이 마다할 필요도 피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돈에 대한 고민과 화두는 적어도 출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돈이 들어오는 입구에 대해서는 정말 눈썹이 휘날리도록 연구하고 뛰어다니며 공부하는데, 돈이 나가는 출구에 대해서는 의미와 가치를 두지 않는다. 만약 이 출구에 대해 고민이 시작된다면, 우리의 꿈과 비전은 결코 나만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 되며 그 크기와 가치가 현격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돈이 나가는 출구에 대한 생각을 지금부터 정리해보자. 절대 빠르지 않다. 외려 지금을 놓쳐버리면 나처럼 많은 세월이 지난 후에야 겨우 깨닫게 되며, 뒤늦게 돈과 행복, 비전의 참 의미를 깨닫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물론 뒤늦게라도 깨닫는 게 중요하지만, ‘은퇴 설계 시작이 빠를수록 유리하다’라는 모 보험사의 광고 카피처럼 ‘삶과 비전의 설계도 시작이 빠를수록 유리’한 법이다.

 

나는 그걸 늦게 깨달았다. 나 역시 돈을 쉽게 벌려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 돈을 많이 벌게 되자 쉽게 더 많이 벌고 싶었다. 그래서 수많은 재테크 책을 잃고, 관련 강의도 많이 찾아가고 그랬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았다. 외려 투자가 하나씩 둘씩 실패하자 무언가 내 안을 빠져나가고, 다시 차오르는 게 있었다. 빠져나가는 것은 탐욕으로 인한 돈의 맹신이었고, 차오르는 것은 진정으로 내가 원하던 꿈과 비전이었다. 그리고 삶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셀프리더십! 비전설계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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