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왜 하필 교도관이야? 야생화 같은...장선숙 교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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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왜 하필 교도관이야? 야생화 같은...장선숙 교도관
  • 서설화 기자
  • 승인 2019.11.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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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선숙 교도관과의 10문 10답
거친 들판에 핀 야생화 같은 사람!

‘교도관’은 범죄를 저지른 수용자를 관리하는 직업이다. 일반인들은 교도관을 떠올릴 때, 근엄하고 경직된 직업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편견을 과감하게 깨뜨려 주는 책이 나왔다. 교도관에 대한 편견을 교정하는 책 <왜 하필 교도관이야?>. 이 책은 교도관과 수용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게 해준다.

최근 책을 출간하여 방송 매체 인터뷰와 강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장선숙 교도관에게 책과 관련된 궁금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부진 체격이 교도관과 딱 어울리는 이미지를 지닌 장선숙 교도관. 그녀는 수용자를 위해서 저돌적인 추진력을 발휘하는 불도저 같은 면모과 수용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함께 아파하는 여린 감수성을 지녔다. 거친 벌판에 핀 야생화 같은 장선숙 교도관, 그녀에게 처음으로 출간한 책 <왜 하필 교도관이야>에 대한 10문 10답을 들어본다.

 

Q.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일반인들은 교도관을 만나기가 어렵고 어쩌다 만났던 사람들은 범죄로 인해 수용되었던 경험이 있거나, 교정기관에 봉사하러 오신 분들로 한정되기 때문에 교도관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교도관의 모습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매일 긴장되고, 제한된 공간과 시간에서 사회에서 버림받은 이들을 한사람이라도 바른 사람으로 만들어서 사회로 내보내기 위해 애쓰는 귀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알리고 싶었다. 수용자들도 일정 기간 범죄에 대가를 치르고 나면 다시 사회인의 한사람으로 받아들여주어야 하는데 평생 ‘전과자’라는 낙인을 갖고 자신도, 타인도 그렇게 바라보기 때문에 힘든 경우들이 많다. 이들에게 범죄를 인식하고, 반성하고, 또 그 처벌을 받고 난 후 새 삶을 살아가기 위한 희망을 심어주고자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Q. 책을 출간한 후 수용자와 교도관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동료 교도관들이 정말 많이 응원해주고 있어 큰 힘이 된다. 누군가는 했으면 하는 일이었는데 용기내서 해준 점에 대해 고맙다고 선물을 보내준 직원도 있다. 또 교도관들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교도관 초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수용자들은 아직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지만 몇몇 등장인물들에게 책을 선물했더니 한 수용자는 교도관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불편한 감정들을 해소하게 되었고, 자신도 제가 제안한 글쓰기 치유를 시도해보겠다고 하였다.

Q. 책을 쓰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수용자와 교도관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두 집단 모두의 공감을 끌어내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힘들었다. 누구는 처벌을 받기 위함이고 누구는 그들을 관리감독하기 위함이지만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옷을 입고 있다. 교도관은 퇴직을 해야 하고, 수용자는 출소를 해야 한다. 서로의 진로를 위해 현재 서로의 입장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자기를 성찰하며 자기탐색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그들의 시간과 공간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더 나은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보냈으면 하는 바람을 담는 것이 어려웠다.

Q. 책 내용 중에서 가장 추천할만한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

제 책의 백미는 책 서문의 나태주 시인님의 추천사와 표지 뒤 많은 분들의 추천사이다. 본문 내용 중에는 자신이 출소후 경험해야 할 많은 문제들을 하나씩 이겨내며 저에게 또 다른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대단하지 않는 저를 믿고 의지하고 있다. 때로는 제가 지켜보고 있기에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성실하게 더 나은 삶이 되도록 애쓰고 있다. 그들의 모습이 저를 비롯한 교도관과 다른 수용자, 출소자, 그리고 지금 힘들어 좌절하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면 좋겠다.

Q. 교도관은 어떤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직업인가?

특히 사람에 대해 애정이 많고, 섬세하고 따뜻한 사람이면 좋겠다. 누군가 한사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넓고 따뜻한 마음으로 오랫동안 사람을 지켜보고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교도관은 그들을 보듬고 기다리기 위해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체력, 법률적인 지식과 공감 및 상담능력이 필요하다.

Q. 사회복귀지원 업무로 교정대상을 수상하였는데, 어떤 역할을 하였는가?

출소 후 건전한 사회의 일원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취업이 절실한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취업과 창업지원 업무를 했다. 주로 출소 후 주거나 가족이 없어 생계가 불안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숙사가 지원되는 업체들과 이들을 채용해줄 의사가 있는 업체들을 찾아 연결해주는 일이었다. 단순 취업만이 아니라 출소 후 정착할 때까지 지켜볼 수 있도록 취업위원들과 멘토링을 맺어 실질적인 사회복귀를 지원했던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하게 되었다.

Q. 수용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누구나 순간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현행법을 위반해 구속될 수도 있다. 한번은 그럴 수 있지만 두 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잘못을 누구의 탓이 아니라 자신이 원인임을 깊이 통찰하고 반성하여 교정기관의 담을 넘어서는 순간 맑고 깨끗한 한 사람으로, 전과자가 아니라 당당한 한사람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출소 후 가족, 지인, 피해자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난 후에는 전과자라는 틀을 깨고 새 삶을 살아가는 용기를 내길 부탁하고 싶다.

Q. 수용자, 교도관 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많을 듯한데, 어떻게 인식을 전환할 수 있을까?

담장 안에 있어 볼 수 없었고, 접하기 어려웠기에 편견이 생겼을 것이다. 실제 경험을 통해 좋은 사례들, 따뜻하고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통해서 그동안 수용자와 교도관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부정적인 면에 치우치기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최초 직업학 박사인 교도관으로서 본인이나 주변에서 부여하는 의미나 가치는 무엇인가?

대부분 교정공무원들은 교정학이나 형사법, 사회복지학을 중심으로 연구활동을 하였다. 수용자 취업업무를 위해‘직업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석사 시기에는 수용자의 진로를 중심으로, 박사 시기에는 교정공무원의 진로를 중심으로 연구하였다. 법률과 교정 안에서 교정을 들여다보는 것 보다 사회의 전문영역을 교정에 접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하고 학업을 시작했다. 생소한 분야라고 여기는데 이 공부를 통해 수용자와 교정공무원의 진로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을 하고 또 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교도관들이 힘든 근무환경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데 계속 범죄자들과 제한된 공간에서 지내다보니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소진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역량이 뛰어난 직원들이 많은데 그 역량들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무기력증에 빠지기도 하는데, 교정공무원들의 잠재되어있는 역량, 강점들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진로코칭을 하고 싶다. 그래서 교도관들이 현장에서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업무자세로 일하길 바란다. 수용자들 역시 교도관들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를 꿈꾸고 있다. 또한 어른들의 무관심과 잘못으로 비행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을 돕는 일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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