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꼴찌 합격생에서 대기업 신입사원으로”[정철상의 따뜻한 독설](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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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꼴찌 합격생에서 대기업 신입사원으로”[정철상의 따뜻한 독설](41)
  • 뉴스앤잡
  • 승인 2023.07.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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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우등생과 열등생의 엇갈린 희비

 

어느 지방대에 A라는 우등생과 B라는 열등생이 있었다.

 

A는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해 내신 1등급을 받았다. 그런데 수능을 망치는 바람에 원하던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방의 작은 사립대에 4년 전액 장학생으로 수석 입학했다. 부모님이 장학금 받으며 수도권 대학에 다닐 수 없으면 학비에 생활비까지 댈 여유가 없다고 선언한 탓에 선 
택한 지방 대학이었다.

같이 공부한 친구들은 대부분 명문대나 최소한 수도권 상위 대학에 들어갔다. A는 집안 형편 때문에 좋은 대학에 다닐 수 없게 된 자기 처지를 생각할 때마다 화가 났다. 남들은 부러워할 ‘수 
석 입학한 4년 전액 장학생’이라는 수식어도 그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그저 대학 생활이 불만족스러웠고 회의감이 들었다. 자연히 수업에 소홀해졌고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으며 동기 및 선후배들과도 어울리지 못했다. 내내 갈팡질팡하기만 했다. 모든 의욕을 잃어버린 우등생이었다. 

A는 결국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가 성적 장학금의 조건인 3.5점 학점 조차 유지하지 못했고, 장학금 혜택을 더는 못 받게 됐다. 1학년 때는 수능이라도 다시 봐서 원하는 좋은 대학에 가려 했지만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2학년 때 준비한 편입 시험에서도 기대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사이 학교 사람들과는 더 멀어졌다. 대학 생활이 재미있을 리 없었다. 

 

한편 B는 고등학교 때 공부를 못해서 내신이 6등급 정도였다. 그래서 고등학교 다니는 동안 ‘대학을 가야 하나, 아니면 바로 일을 시작해야 하나?’ 갈등이 심했다. 그러다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2년제 대학 학위 정도는 있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취업이 잘된다는 2년제 대학에 지원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성적 때문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후 반전이 일어났다. 예비로 지원한 4년제 지방 사립대학에 정원 미달이 발생해 덜컥 합격한 것이다. 말하자면 꼴찌 수준으로 합격한 열등생이었다. 
B의 부모는 “오빠가 4년제 대학생이니 너는 웬만하면 2년제 대학에 가지 그러니? 아니면 일을 바로 시작하든가.”라며 다소 못마땅해했다. 하지만 B는 1년이라도 다녀보고 결정하자 싶어 4년제 지방대에 입학했다.
B는 기왕 이렇게 됐으니 여느 대학생들처럼 실컷 놀아도 보고 경험도 다양하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학교 공부보다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 시간을 썼다. 1학년 1학기를 꼬박 그렇게 보내고 나니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학기부터는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뜻밖에도 학과에서 3등을 한 것이다. 3분의 1 성적 장학금도 받았다.

여기에 고무된 B는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나도 노력하면 더 높은 성적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학년 때는 더 열심히 공부했고, 결국 학과 1등을 하며 전액 장학금까지 받았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B는 졸업할 때까지 줄곧 장학금을 받았을 뿐 아니라 학과 공부 외 여러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누구보다 풍성하게 대학 시절을 보냈다. 비록 지방 대학이었지만 ‘4년제 대학교의 대학생’이라는 것 자체가 B에게는 무척 신나고 즐거운 일이었는데, 그것이 결국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낸 셈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B가 대학 대신 일을 선택하길 은근히 바라며 걱정하던 부모님도 지금은 딸이 기특하고 기뻐서 어쩔 줄 모르신단다.


이들의 반전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학 졸업 후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의 길은 너무도 극명하게 갈라졌다.
우선 A는 휴학과 복학을 반복한 탓에 졸업 무렵 나이가 동기들보다 서너 살 많았다. 그렇다고 학점이 높은 것도 아니고, 화려한 스펙이나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내세울 만한 경험이나 경력은 더더욱 없었다. 당연히 대기업은커녕 중소기업에서조차 지원하는 족족 탈락했다. 

반면 4년제 대학조차 겨우 들어간 B는 졸업을 앞두었을 때 다니던 대학으로부터 교직원으로 근무해볼 의향이 없는지 제안을 받았을 정도로 인기 있는 학생이 되어 있었다. 학기 중 근로 장학생으로 틈틈이 일했는데,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눈여겨본 교직원이 B를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싶어 했던 거다. B는 ‘좀 더 도전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안정적인 교직원 자리를 거절했다. 하지만 졸업하기도 전에 자신이 원하던 대기업에 최종 합격했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다소 부족한 조건을 극복하고 성실하고 꾸준하게 성장해온 B의 스토리를 해당 기업에서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 두 사람에게 차이가 있다면 그건 조건이 아니라 마인드다. 조건으로 본다면 우등생 A가 월등히 좋은 상황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주변을 탓하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못 이룬 꿈에만 매달렸기에 정작 자신에게 주어진 혜택을 누리지도 못하고 능력도 맘껏 펼쳐보지 못했다. 그렇게 결국 스스로 꿈을 접고 말았다. 반면 열등생이었던 B는 자신의 환경을 긍정적인 태도로 받아들이고 적응한 덕분에 자기 능력 이상의 결과를 이뤘다.


이런 이야기를 청년들에게 꺼내면 두 부류가 있다. ‘역시 마인드가 중요하구나. 내 마음부터 바로잡아야겠다.’라고 생각하는 부류와 그렇지 않은 부류다. 전자는 현재 상황에서 자신이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내려 노력한다. 반면 후자는 이렇게 말한다.


“마인드 안 좋은 놈들도 취업 잘만 되더라. 결국은 스펙 아니냐?” 
그들이 말하는 ‘마인드 안 좋은 놈들’보다 그 말을 꺼내는 사람의 마인드가 더 의문스럽다. 그들은 또 말한다.


“좋은 데 취업한 친구랑 나랑 같이 공부하고 같이 술 마시러 다니면서 어울린 건 똑같은데, 왜 나만 취직이 안 되는 거야?”
객관적 조건은 차치하더라도 마인드 면에서 두 사람이 엄연히 다르다는 걸 인사 담당자는 분명히 평가하고 있는데, 당사자만 모르는 모양이다. 

물론 인성이나 마인드가 별로인데 좋은 곳에 취업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하지만 너무 부러워하지는 말자. 마인드에 문제 있는 사람은 좋은 직장에 다니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그와 관련된 문제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반면 마인드가 좋은 사람은 설령 처음에 좋은 직장이나 직업을 갖지 못하더라도 결국 자기 몫 이상을 해내는 작은 영웅이 된다.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이더라도 문제의 답을 자기 내면에서부터 찾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당면한 어려운 문제를 보다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말이 쉽지, 마인드를 바로잡는다는 건 어려운 과제다. 나에게도 그건 평생의 과업이다. 하지만 외부 요인을 탓하지 않고 늘 스스로의 마음 자세부터 바르게 잡으며 하루하루를 이어간다면 분명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취업이라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비단 취업 문제만 그렇겠는가. 삶의 행복 또한 그렇지 않겠는가.
마인드를 바꾸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는다.


마인드를 바로 세우면
취업의 문턱을 넘어 행복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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