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잘난 것 없는 동기가 어째서 먼저 취업한 거죠?”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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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잘난 것 없는 동기가 어째서 먼저 취업한 거죠?”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40)
  • 뉴스앤잡
  • 승인 2023.06.2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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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 시즌에 대학 졸업을 앞둔 한 학생이 연구실로 찾아왔다. 자기가 동기생들보다 못한 것도 없고 그들과 특별한 차이도 없는데, 동기 중 누구는 취업 시험에 붙고 자기는 떨어졌다며 상담을 요청해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가 취업에 자꾸 실패하는 이유를 이해 못 하겠다고 했다. 그 학생의 주장은 사실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학생일수록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 같은 취업·진로 전문가가 볼 때는 분명 차이가 난다. 여러 가지 요소가 아주 복잡하게 얽혀 그 차이를 만드는데, 그중 마인드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를 뿐이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보인다. 정작 자기 자신만 스스로를 바로 보지 못하는 거다.

경우에 따라 마인드 안 좋은 학생이 꽤 괜찮은 곳에 취업하기도 해서 배 아플 때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성공한 인물 중에도 마인드 안 좋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뒤끝이 좋지 않게 마련이다. 어떤 식으로든 결국 죗값을 치르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마음가짐으로 죽을 때까지 떵떵거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몰라도 그들까지 모두 벌하겠다고 굳이 나설 필요까지는 없다. 그건 우리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 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일은 오직 스스로의 마음밭을 들여다보는 거다. 어쩌면 그런 악인이 가진 기질이나 나약한 마인드가 우리 각자의 내면에도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그걸 정말 솔직하게 직면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오직 스스로를 바로 세우기 위해 힘써야 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마인드를 바꿀 수는 없다. 그렇지만 스스로의 마음을 바로 세우면 다른 사람도 바로 세울 수 있다. 당신이 바로 서면 당신 주변 사람들도, 당신이 다니는 조직도 그리고 세상도 조금씩 바로 설 것이다. 그러니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각자의 마음을 다스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은 마음을 바로잡는 일에 힘쓰기보다 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기울인다. 자기는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생각을 해보라. 마인드를 바로 세우는 데 하루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가? 10분? 20분? 1시간? 실제로는 그 정도도 투자 못 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그 어떤 조건과는 비할 수 없이 중요한 마인드 바로잡기에 어째서 하루의 짧은 시간조차 투자하지 않는단 말인가!

 

취업과 진로 때문에 고민하는 우리의 청춘들은 어떤가? 대부분은 스펙 쌓기에 몰두한다. 그중에도 토익 등 외국어 공부를 하는 데 하루 2~3시간씩 꼬박꼬박 투자한다. 어떤 취업준비생에게는 토익이나 자격증이 꼭 필요한 조건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직종에 도전하는 학생들조차 남들이 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따라 준비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단순 스펙 쌓기에만 급급한 청춘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단순 스펙 쌓기보다는 일을 실제로 수행해낼 수 있는 역량 구축에 힘쓰는 학생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당 역량을 구축해나가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량’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이다. 이는 ‘일을 감당해 낼 수 있는 힘’이라는 뜻의 ‘능력’이라는 말과도 통한다. 역량은 현존하는 것이고, 능력은 잠재적 요소를 포함하는 의미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나는 이 두 단어를 편의상 같은 
의미로 혼용하고 있으니 양해 바란다. 어쨌든 역량이나 능력이 필요한 범위는 실로 광범위하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춘들의 경우 모국어 및 외국어 구사, 각종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조건, 논리력, 창의력, 수리력, 대인관계 스킬, 좀 더 확장하면 건강, 외모, 매너까지 그 영역이 광범위하게 펼쳐진다.


특정 역량은 구축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대다수의 역량은 시간을 들이는 만큼 강화되기도 하고, 학습과 경험을 통해 새롭게 익혀나갈 수 있으며 보완 방법도 다양하다. 그러나 마인드는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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