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인] "편견을 깨니 길이 보였다"
상태바
[창업인] "편견을 깨니 길이 보였다"
  • 김연정 기자
  • 승인 2019.09.0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숯 가구 제조업체 '메딘코' 이경애 대표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편견과 부딪히며 살아간다. 그리고 누구는 그 편견과 타협하며 살아가고, 누구는 그 편견과 싸워가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간다.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 정답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편견이라는 높은 벽을 넘어서고 나면 새로운 길이 보인다는 것! 단지 바비큐용 재료로 쓰였던 숯을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킨 여성이 있다. 남들이 아니라고 할 때 ‘정말 그럴까?’라는 막연한 의문을 품고 시작한 숯 가구 만들기! 하루하루가 고통과 희열의 반복이라는 <메딘코>의 이경애 대표를 만나 숯, 사업,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딸을 위해 선택한 ‘숯’

 

숯 가공 모습
숯 가공 모습

 

2000년대 초, 대한민국에는 ‘힐링(Healing)’ 열풍이 불었다. 그와 함께 친환경 제품과, 황토, 숯 등을 활용한 기능성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두 아이의 엄마였던 이경애 대표도 아토피로 고생하는 딸을 위해 숯을 사용하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숯의 매력에 빠졌다. 숯 베개, 숯 매트를 만들어 사용하며 효과를 느끼면서 사업에 대한 확신도 가지게 됐다. 그러나 전업주부로 살아오다가 사업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이 사업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러던 중 숯 산업 종사자들이 ‘숯은 임의의 가공이 어렵다’라고 하는 얘기를 듣게 됐고 ‘정말 그럴까?’라는 막연한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그 편견에 도전 해보고 싶었고, 그렇게 이대표와 숯과의 동행은 시작됐다.

 

계속된 연구에도 길은 보이지 않고, 연구실 화재로 인한 아찔한 사고까지

 

'메딘코' 포천 공장
'메딘코' 포천 공장

 

2008년 우연히 황토에 빠진 숯을 꺼내보니 숯의 갈라진 틈에 채워진 황토와 숯의 어울림이 참 매력적이었다. 그것을 계기로 다양한 연구가 시작됐고 국내산 백탄 참숯과 세라믹의 조합을 생각해냈다. 그러나 충진재로써의 세라믹 소재가 제품의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성이 너무도 달라 원하는 강도를 얻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세라믹 소재를 연구하는 전문가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등 열정적으로 연구를 했다. 그러나 열정이 앞섰을까, 연구실로 쓰던 창고가 불에 타 홀라당 태워 버릴 뻔한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 길이 과연 옳은가’라는 회의감이 찾아왔다.

 

<메딘코>만의 친환경 세라믹 바인더 개발에 성공하다!

 

숯 공정 과정 모습
숯 공정 과정 모습

 

화재로 인한 아픔을 추스르고 다시 연구는 계속됐다. 노력은 화답을 했다. 콘크리트, 불량 시멘트, 수지, 톱밥 등의 유해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메딘코>만의 친환경 세라믹 바인더 ‘필파인세라믹(Fill-fine Ceramic)’의 개발에 성공했다.

무른 나무는 틀어지고 단단한 나무는 갈라지는 특성이 있다. 특히 단단한 나무인 참나무의 경우 탄화의 과정을 거치며 방사형 구조로 갈라지는 특성이 있어서 원하는 두께로 횡·종단면으로의 절단 가공이 쉽지 않았다. 숯의 갈라진 결을 잡아주는 소재가 필요했고, 그 역할을 하는 친환경 세라믹이 탄생한 것이다.

 

베스트셀러가 되기보다는 스테디셀러가 되길 원해

 

'메딘코' 가구와 소품들
'메딘코' 가구와 소품들

 

2016년 10월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하고 제품을 출시한 뒤 제품을 본 고객들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숯이라는 특성 상 높은 연령대에서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은 빗나갔다. 막상 론칭을 해보니 오히려 젊은 남녀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외국인들의 반응도 대단해서 먼 훗날로만 기약했던 해외진출도 염두에 두게 됐다.

그러나 아직 시작이다. 이경애 대표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보다는 스테디셀러가 되길 바란다. 아직도 연구 개발해야 될 것은 산더미고, 하루에도 몇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가장 큰 문제는 나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창업을 결심했다면 부딪혀보고 행동해라!

 

이경애 대표
메딘코 이경애 대표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하기 전에 철저한 계획과 신중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말도 맞다. 이대표도 2000대 초반에 사업 구상을 해서 2016년에 사업을 개시할 때지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오랜 준비를 했기에 창업을 하고 실수를 줄일 수 있었지만 조금 더 일찍 시작하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사업의 규모가 작더라도 일단 시작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고쳐나갔다면 지금보다 더 발전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메딘코는 저에게 꿈입니다”

 

이경애 대표
메딘코 이경애 대표

 

<메딘코>는 ‘Made in Korea’의 준말로 한국적인 디자인과 감성의 글로벌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브랜드명에 걸맞게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숯 보드를 개발하여 오크 원목에 접목한 감성 가구를 출시했고, 스피커 품목도 개발 중에 있다.

“항상 꿈을 꾼다. 사람들이 <메딘코>의 제품을 통해 더 나은 삶의 가치를 느끼길 바라는 꿈, 그리고 <메딘코>의 제품을 통해 우리나라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꿈이 그것이다.”

남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숯’을 이용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 이경애 대표는 말한다. “편견을 이겨냈고, 나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냈다. 스타트업으로서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앞서 몇 번의 고비를 잘 넘겼듯이 이 또한 이겨낼 것이다.”

 

※<메딘코>의 채용뉴스

채용시기 - 2020년 상반기 예정

주요직무 - 외주 가공 감리, 생산기술개발, 영업관리

인재상 - 협력적이며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인재

           새롭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인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