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기댈 수도 있어야...[손병민의 한국형 감정코칭](30)
상태바
먼저 기댈 수도 있어야...[손병민의 한국형 감정코칭](30)
  • 뉴스앤잡
  • 승인 2023.06.2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둔 어머니가 가족 간의 대화가 힘들다며 의뢰한 가족 상담으로, 10회 중 6회차까지 진행된 내용이다. 가족 상호 간의 얼굴을 보기까지 마음을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경우다.

 

가족상담인데 아들이 거부하는 상황이라 1~5회차까지는 개인상담을 진행했고, 5회차가 되었을 때 아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은 부모님이 나이 차이가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인 여동생을 더 편애한다고 느꼈고, 자신에게는 짜증과 답답해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신다고 했다.

 

여동생이 부모님만 믿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에게 화풀이할 거라는 생각에 부모님과의 대화를 거절한 것이다. 그런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가족상담을 하기 전에 절대로 비방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가족이 함께 모이게 되었다. 가족은 아들과 대면한 것이 거의 6개월 만이라고 했다. 어색함도 잠시, 초등학생인 딸이 다 같이 그림을 그린다는 얘기에 무척 신나하는 모습을 보이자 모두들 막내에게 끌리듯이 상담은 시작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상담은 참여도가 낮을 것 같은 아들이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잘 이어갔다.


아들의 정서는 분노와 질투의 모습으로 보였지만, 표현하고 싶은 진짜 정서는 공허와 외로움으로 부모님의 관심에서 벗어난 상황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여동생의 정서는 긍정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나 불안을 감추고 있었다. 늘 오빠와 부모님의 갈등에서 불안을 느낀 듯했다.

엄마와 아빠의 정서는 아이들을 동등하게 대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엄마는 아들을 위한 걱정과 갈등을 아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이 속상하다고 했다. 아빠는 당시 사업이 불안한 상태였으나 가족에게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후회와 서러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가족들 간에 서로 자신이 느끼는 정서적 불안과 불편함을 표현하지 않은 데서 온 오해였다. 특히 가족들은 초등학생 딸에게 많이 놀랐다고 했다. 항상 밝은 이미지였던 막내가 사실은 불안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정서적으로 힘들었던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아들은 많은 생각을 하는 듯 보였으며, 아빠 또한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던 부분이 오히려 아들을 힘들게 한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다음 솔루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마무리되었다.


가끔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이해받기를 원할 때가 있다. 우울할 때, 외로울 때, 실수했을 때, 질투가 났을 때, 인정받고 싶을 때 등 심리적으로 기대고 싶을 때였을 것이다. 기다리지 말고 당신이 먼저 기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면, 당신이 힘들 때 상대도 기댈 자리를 내어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