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핵심성과지표가 달라 협업이 안될 때 [유경철의 자기경영](74)
상태바
팀 핵심성과지표가 달라 협업이 안될 때 [유경철의 자기경영](74)
  • 뉴스앤잡
  • 승인 2023.07.20 0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업팀은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입찰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결 규정에 따라 입찰가는 재무팀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영업팀의 핵심성과지표(KPI)는 수주 건수와 수주 총액이며, 재무팀의 KPI는 회사 전체의 손익입니다. 문제는 바로 영업팀과 재무팀의 서로 다른 KPI입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조율할 수 있을까요?

 

<실제 사례 연구>

“재무팀장님, 이번 프로젝트는 반드시 수주해야 합니다. 그런데 역시나 입찰가가 관건입니다. 전략적으로 판단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전략적으로 입찰하신다고요?”

재무팀장은 과거 프로젝트가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전략적으로 수주한다며 저가 입찰에 대해 합의해 달라고 했었습니다. 영업팀장이 고집을 부려 어쩔 수 없이 합의는 했지만 결국 회사에 큰 손실을 입혔습니다.

하지만 영업팀은 KPI 목표를 달성하여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단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영업팀장의 속내가 의심스럽습니다. 결국 재무팀장은 합의는커녕 입찰 서류를 검토하기조차 싫어져 한마디 던집니다.

“전략적이 회사에 손실을 끼치는 것인가요? 전략적으로 입찰가를 산정하셨다니 저는 합의할 수 없고, 재무실장님이나 사장님께 특별승인을 받아서 하세요.”라며,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조직에서 협업이 안 되는 경우는 그 이유도 다양합니다. 위의 상황에서도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조직별 성과지표가 달라 지향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보상 제도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즉, 영업팀장이 수주에 관한 목표만 달성하게 되어 있고, 목표를 달성하면 성과급을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팀장들의 일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영업팀장은 성과급을 받기 위해 전사 손익에 악영향이 예상되는 프로젝트에 대해 저가 수주를 고집했습니다. 재무팀장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추론을 하며 서류를 검토조차 하지 않고 합의를 거부하였으며, 본인이 책임져야 할 합의 사항에 대해 상사의 승인을 받아 오라며 떠넘긴 잘못이 있습니다.

먼저, 협업을 유도하는 성과 보상 제도 개선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한 개선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프로젝트 단위로 사업하는 영업팀은 손익까지 책임지도록 해야 합니다. 성과급은 수주 목표와 손익 목표를 균형 있게 반영하고, 이익 기여도를 중심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영업팀의 KPI를 재구성해야 합니다. 수주 건수와 금액 외 고객 유지율, 손익, 품질에 대한 균형 있는 지표로 구성하여 장기적 발전을 추구해야 합니다.

2003년 애플의 아이팟에 반격을 시도했던 소니는 사내에 훌륭한 PC, 휴대용 오디오, 플래시 메모리, 배터리, 콘텐츠(미국 & 일본 소니뮤직) 부서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 아이팟의 대항마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사내 각 부문/부서 간 경쟁으로 다져진 소니의 기업문화는 통제 불가능으로 이어져, 아이팟 대항마로 출시한 제품은 참담히 패배하고 맙니다.

즉, 이 역시도 사내 부서별로 별도의 KPI를 갖고 상충하면서, 협업이 아니라 경쟁했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성과와 보상 제도에 대한 개선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제도 개선은 간단히 언급하고 팀장의 태도를 중심으로 생각해 봅니다.

 

팀장들의 업무 수행 방식에 개선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영업팀장의 리더십은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까요?

먼저 전사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부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만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의 보상 제도가 그렇기 때문이라고 탓할 수는 있지만, 리더의 행동은 양심적이어야 합니다. 프로젝트 진행 후 결과가 뻔히 보이는 의사결정은 금방 드러나게 됩니다. 따라서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금전적 보상이나 승진 등 단기적인 보상에만 집중하는 경제적 유혹에 흔들리지 않아야 진정한 리더라는 점을 명심해 주세요.

 

재무팀장의 리더십 개선 포인트는 3가지로 제안합니다. 바로 ‘추론을 하지말라. 정확한 근거를 만들라.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로 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추론의 사다리(Ladder of Inferenc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사다리를 올라갈수록 판단과 추론이 많아져 사실(Fact)에 근거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재무팀장은 과거의 본인 경험에 따라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입찰가에 관해 내용을 들어 보지도 확인하지도 않았으니 말입니다. ‘영업팀장이 또 거짓을 고하고 과장을 하는구나.’, ‘이번에도 저가로 입찰하여 회사에 큰 손실을 입힐 것이야.’, ‘지난번에 쉽게 합의해 주니 이번에도 당연히 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군.’ 등 객관적인 시각이 아니라 제멋대로 판단 하는 것이 바로 추론입니다.

 

협업을 위해서는 오해부터 없어야 합니다. 오해는 대부분 추론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들어 보고,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여 사실에 근거한 판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군대에서는 작전을 전개 후 결과에 대해 검토하는 ‘AAR(After Action Review)’ 즉, 사후 검토 회의를 합니다. 지난 과거 프로젝트를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근거로 다음 프로젝트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조직에서는 결재 과정에서 합의한 이들은 대체로 합의한 사항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습니다.

 

재무팀장은 과거 프로젝트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해야 합니다. 물론 손익을 정산하는 활동은 하지만 그 이유를 깊이 있게 분석하지 않는 일이 허다합니다. 제안 내용과 결과에 대해 분석하고, 과거 기록을 통해 근거를 제시하며 합의해야 합니다. 필요하면 향후 재발 방지 서약서 청구, 또는 권한 위임의 범위에 대한 예산 규모 등을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

 

또한, 협업이 안 되는 원인으로 가장 많은 것은 개인주의나 부서의 이기주의 때문입니다. 내 목표만 달성하자고 생각하거나, 그 목표 달성을 통해 나의 이익만 챙기자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협업은 과거의 경험, 나쁜 기억을 떠올려서 추론하면 곤란합니다. 매번 개별 사안으로 검토하고 협의하는 자세와 객관적인 데이터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