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센스있고, 기분좋게 하라!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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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센스있고, 기분좋게 하라!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3)
  • 뉴스앤잡
  • 승인 2022.1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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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셨어요?”

“아니요. 아직.”

“그래요? 나이가 어떻게 되는데요? 눈이 높으신가 보다. 아직도 결혼 안 하시고.”

“…”

“제 주변에 아직 결혼 안 한 남자들 좀 있는데, 소개해드릴까요? 학교는 어디 나오셨죠?”

“… 고맙습니다만 괜찮습니다.”

“왜요? 아! 애인 있으세요? 역시! 애인은 뭐 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이후에 또 미팅이 있어서… 이제 그만, 일 얘기 좀 할까요?”

 

참다참다 결국 좀 차갑게 말이 나가고 말았다. 일 관계로 처음 만난 사람이 어찌나 그렇게 호구조사를 해대는지.

어렵게 들어간 본론에서도 건질 건 별로 없었다. 역시 저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잔뜩 물어보는 사람 치고 실속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경험적 진리를 한 번 더 확인하면서, 씁쓸한 기분으로 자리를 나서고 말았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나이, 학벌, 결혼여부, 연봉, 고향, 정치성향 등 온갖 정보를 불쑥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관심이 있어서 그렇다, 친근감의 표시다 등등 여러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썩 유쾌하지 않다. 굳이 거리를 두자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무 때나 취조 받듯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질문들을 기분 나쁘지 않게 잘하는 사람도 있다. 제조회사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박 상무는 만나본 사람 중 정말 눈에 띄게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이다.

 

“살 좀 찐 것 같네요?”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물어본다. 그러면 뭐라 대답하기도 그렇고 짜증만 난다.

그런데 박 상무는 다르다.

 

“오랜만에 뵈었더니, 더 날씬해진 것 아니에요?”

이렇게 물어본다. 그러면,

“에이~ 아니에요. 요즘 살이 자꾸 올라서 걱정이에요.”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대답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래요? 전혀 안 그래 보이는데.”

박 상무는 이렇게 센스 넘치게 덧붙이기도 한다.

 

“무슨 일 있어? 어제 잠 못 잤어? 얼굴이 왜 이래?”

이렇게 물어보면 역시 아무리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도 기분이 좋지 않다. 얼굴이 왜 이러냐는데 기분 좋을 리가 있을까?

하지만 박 상무는 이렇게 물어본다.

 

“더 예뻐지셨네요? 무슨 좋은 일 있어요?”

그러면 또,

“아니에요. 요즘 일이 많아서 잠도 못 자고, 다크서클이 막 밀려 내려와요.”

이렇게 대답하지만, 기분은 좋다.

 

“일은 잘돼요? 먹고 살 만해요?”

이런 질문을,

“요즘 엄청 잘나간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비결이 뭐에요?”

이렇게 바꿔서 물어봐 주는 것이다.

 

이런 센스 덕분에 박 상무는 어디서나 인기만점이다. 이건 배려다. 박 상무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게 하려고 그만큼 신경을 쓰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쓸데 없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꼭 필요한 질문은 돌려서 센스 있게 한다. 말 한마디가 끼칠 감정적 영향을 깊이 고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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