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묻어가는 삶이 아닌 내 삶을 내놓아야 한다! [정경호의 설득면접](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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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묻어가는 삶이 아닌 내 삶을 내놓아야 한다! [정경호의 설득면접](13)
  • 뉴스앤잡
  • 승인 2021.11.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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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에서도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 강점이 나오며, 지원자의 진면목이 나오는 것이다. 이력서가 공식적인 사전 검증 작업이라면, 면접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매력 및 코드를 점검하는 자리인데, 이것을 확인할 방법은 결국 나의 살아 있는 이야기, 진실한 스토리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상도에 있는 모 대학에서 기업의 인재상에 대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강의를 쭉 하다가 4학년들의 평균 학점을 알고 싶어 물었다. 평점 4.0 이상, 3.0 이상, 2.0이상으로 나누어 각기 해당하는 평점에 손을 들도록 했다. 학점이 떨어지는 학생은 창피하기도 하고, 누가 굳이 쫓아가 성적표를 확인하지도 않는데 솔직하게 손을 들지는 않는다. 그래서 학점이 낮다고 해서 결코 주눅 들지 말고, 그것을 상쇄할 수 있는 본인만의 강점을 찾으라고 말하고 강의를 계속 진행하려 했다.

그런데 오른쪽 구석에서 한 친구가 손을 들더니 물었다.

“선생님, 그런데 평점 2.0이 안 되면 사람도 아닙니까?”

“네?”

나는 순간 당황했다. 누구도 본인의 좋지 않은 학점을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나는 배려 차원에서 넘어간 것뿐이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한 학생도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물었다.

“아, 미안합니다. 그래요, 그럼 평점 2.0 미만인 분 손들어 보세요.” 참고) 위에서 2.0이상이라고 했으니 여기선 당연히 2.0 미만이 되어야 합니다. 이상과 미만이 겹칠 수는 없으니까요.

방금 손을 들며 질문한 친구가 혼자 손을 번쩍 들었다. 강의실 안에 술렁거림이 일었고,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나는 순간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건 패기인 걸까, 덜떨어진 객기인 걸까?

“평균학점이 어떻게 되는데요?”

“1.6입니다.”

“많이 안 좋군요. 무슨 이유가 있나요?”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친구는 학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인이었고, 지역 사회에서도 꽤 잘 나가는(?) 친구였다. 바로 비보이! 프로 춤꾼이었던 그 친구는 미칠 정도로 춤에 빠져 있었고, 대학가 곳곳에 초청되어 공연을 하고 있는 준연예인이었다.

학점만 보면 소위 말하는 그 친구의 취업스펙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 그 이면에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학점은 약점이었지만, 열정과 일에 대한 집중과 몰입만큼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었다. 내가 만약 세일즈 혹은 마케팅부서 책임담당자라면 그 친구는 반드시 채용할 것이다. 열정과 체험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는 최고의 스펙이기 때문이다.

나의 진짜 강점을 내놓아야 한다. 묻어가는 삶이 아닌 내 삶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 당신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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