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의 큰 그림을 그려라 [정경호의 설득면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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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의 큰 그림을 그려라 [정경호의 설득면접](1)
  • 뉴스앤잡
  • 승인 2020.12.2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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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을 떠올려보자. 유치원에서 초등학교에서 만난 선생님의 첫인상은 어떠했는가?

중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보자. 새 학기 처음 만난 내 짝은 어떤 느낌이었는가? 대학 입학 시절을 떠올려보자. 선배라는 사람들은 어떠한 느낌이었는가? 동기 중에 눈길이 가는 이성이라도 있지 않았는가?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며, 사람을 만나는 일은 우리 인생에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도 누군가는 동아리에 가입하고, 누군가는 영어학원에서 새 친구들을 사귀고, 누군가는 취업 스터디 모임에 나가고 있을 것이다. 연인 사이인 경우는 결혼 허락을 받으러 갈 때 흔히 말하는 ‘호구조사’를 당한다.

그 첫 만남.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상대방의 이미지를 파악하고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한다. 한마디로 내 앞에 있는 누군가를 면접하고 있는 것이다.

면접을 통과한 사람은 내 친구가 되고, 내 애인이 되고, 내 동료가 되고, 내 지인이 되며 그 관계는 지속이 된다. 상대방 역시도 나를 면접하고, 내가 그 기준에 통과하면 자신의 친구, 애인, 동료, 지인으로 삼을 것이다. 인간관계는 그렇게 유지되어 온다. 이런 면을 볼 때 우리의 인생은 면접의 반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면접은 반복될 것이다.

입사 면접은 현재 20대 청년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면접을 통과해야 ‘입사’라는 최종 합격증을 손에 쥘 수 있다. 그래서 오늘도 수많은 청춘이 면접 예제를 보고 읽고, 예상 답안을 쓰고 분석하며 외우고 있다.

입사의 과정은 분명 험난하다. 면접의 과정은 더욱 그렇다. 한 번에 끝나는 서류전형과 달리 면접은 2차, 3차로 진행되기도 하며, 직접 사람을 대면하고 말을 해야 한다. 몇 번이고 쓰고 점검하고 고치고 하는 서류와는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껏 수많은 면접을 치르며 살아왔다. 수많은 인생의 면접 속에 입사 면접은 한 과정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인생 속 면접을 통과해왔듯이 입사 면접도 통과할 수 있다.

우리 인생의 모든 면접은 만남과 소통에 핵심이 있다. 입사 면접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만나서 그 사람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더불어 능력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공유한다면 당연히 함께하려고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많은 수의 지원자가 진정성 없는 스킬과 잔재주로 공식적 비즈니스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 차별화 없이 그저 배운 대로, 익힌 대로 앵무새처럼 떠들어대고 있는 것이다. 지원자 본연의 모습은 없고 껍데기만 남아 있다. 이런 지원자한테 그 어떤 면접관이 흔쾌히 호감을 가질 수 있을까? 조금은 투박하더라도 진정성 있는 열정과 비전을 보여준다면, 그것이 곧 소통이고 면접을 통과하는 비밀병기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통의 궁극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나 자신과 먼저 소통하는 것. 둘째, 남의 말이 아닌 내 비전으로 소통하는 것. 다음에서 자세하게 살펴보자.

첫째, 나 자신과 먼저 소통하는 것.

面接. 그리고 Interview. 면접과 Interview라는 단어의 속뜻은 ‘서로 마주봄’이다. 서로 마주보기 위해서는 어떤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까?

돌이켜보자. 어떤 경우에 상대방과 면접을 끝낸 후 좋은 감정과 느낌을 가졌는가? 미팅 자리에 나와 있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이성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호감이 생기는가?

저마다 그 기준은 다르겠지만, 두 가지는 명확할 것이다. 인간적 매력이 있으면서도 자기 삶에 대한 확신과 비전이 있는 사람에게 더 눈길이 간다는 것.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많은 사려 깊은 사람이 가슴속에 미래에 대한 명확한 꿈과 비전에 대한 열정을 가졌을 때 우리는 매력을 느낀다. 비록 현재의 모습은 보잘것없고 부족하기 짝이 없지만 결코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을 믿으며, 소신을 갖고 밀고 나가는 사람을 우리는 ‘멋지다’라고 평가하며 같이 있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면접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입사 면접은 공식적인 비즈니스 미팅이다.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건 파트너십이다. 그렇다면 입사 면접은 파트너로서 함께 간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파트너로서 함께 가기 위해서는 비전 공유를 통해 상호 윈윈하겠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이는 지원 회사의 비전과 내 비전이 맞아떨어질 때 가능한 일이다.

면접은 결코 화술이나 옷차림 같은 기술적인 면으로만 준비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확신, 자신의 결정에 대한 소신이 있어야 하며, 때로는 면접관과 논쟁을 벌일 수 있는 자신만의 확실한 근거와 색깔이 있어야 한다.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을 면접하라.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내면의 자아와 진심으로 소통하라.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는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가? 현재 하는 일이 너무 많은가?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이 바쁜가? 바빠서 쫓기듯 취업에 매달리고 있는가? 그럴수록 자신과 소통하자.

특별한 장소도 많은 시간도 필요 없다. 그저 조용한 장소면 된다.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이면 더욱 좋다. 중요한 건 반드시 자신의 소중한 이름을 불러주면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야, 너 요즘 고생이 많지?”

“○○야, 넌 정말 하고 싶은 게 뭐냐?”

“○○야, 넌 어떤 것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니?”

자신에게 이러한 질문을 단 한 번도 던져본 적이 없다면, 그 어떤 것도 진정일 수 없다.

체면 때문에, 인정 때문에, 주변의 평판 때문에 그대의 삶의 길을 역행하지 않길 바란다. 누군가 때로는 나이를 들먹이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쓸데없는 지적을 해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하면 된다.

“너나 잘하세요.”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그대의 삶 또한 정해진 것 없이 오로지 그대가 주인이다. 진정으로 자신의 내면과 소통하자. 진솔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소통하자. 그리고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 평가해보자. 그것이 공식적 비즈니스 미팅에 앞서 반드시 선행해야 할 과제다.

둘째, 남의 말이 아닌 내 비전으로 소통하는 것.

Vision. 내다보이는 장래의 상황. 사실 우리는 비전과 꿈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완전히 다른 말은 아니다. 꿈은 보다 거시적이고 궁극적인 목표라면, 비전은 그 꿈 안에 포함되는 하위개념으로 보다 구체적인 실행과 전망을 뜻한다. ‘순간이 모여 영원이 된다’라는 광고 카피가 있었듯이 ‘비전이 모여 꿈을 이루는 것’이다.

그만큼 비전은 행동력을 요한다. 기업들이 ‘우리 회사의 꿈’이라고 하지 않고, ‘우리 회사의 비전’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장래에 내다보이는 한 지점을 향해 조직과 조직의 구성원이 함께 달려가는 것이다.

당신의 내다보이는 장래의 상황은 무엇인가? 자신이 실행할 수 있는 비전은 무엇인가? 지금 빈종이 한 장을 꺼내서 몇 개의 목록을 한번 만들어보자. 먼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쭉 써보자. 어떤 것이라도 좋다. 노래하는 것, 춤추는 것, 남 앞에서 말하는 것, 산에 오르는 것 등 생각나는 대로 쭉 써보자. 다음에는 특별히 잘하는 것과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것을 써보자.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다. 우선순위를 매겨서 세세하게 작성해보자.

면접을 보기 전, 나 자신과의 소통과 내 비전과의 소통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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