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도 싫다, 싫어! [천기덕의 천기누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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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도 싫다, 싫어! [천기덕의 천기누설](21)
  • 뉴스앤잡
  • 승인 2020.12.1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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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혁신으로 성장으로 나아가는 길
“배를 만들게 하려면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려 하지말고 바다를 동경하게 하라” -생텍쥐베리

지식 근로자 사회에선 머릿속 생각이 중요하다. 생각은 수평적, 운영은 수직적으로 하는 빠른 결정과 조직적 실행이 중시되는 요즘이다. 통시적 데이터를 보면 불혹인 40대가 지나면 “부록 appendix”란 농담이 있다. 부가가치 기여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기업임원이 40대로 젊어졌다. 평균 129대 1, 가늘고 긴 생활을 원하는 “임포족” 늘어났다고 한다. 직장인의 꽃, 별을 다는 임원, 되기도 어렵지만 유지가 더 어려워 임시직원(임원)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기사다.

새출발을 위한 인사철이다. 과중한 책임과 스트레스, 승진문화에 대한 인식변화, 실적·세대교체에 대한 압박, 사생할이 희생되는 임원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언제 떠날지도 모르고 더 심하게 옥죄는 규제, 줄어든 임원숫자와 워라밸의 박탈감이 승진 기피의 신풍경이란다. 언택트 시대의 비대면 근로는 조직충성도를 더 희석화 시키고 이직의 활성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글로벌 공통추세로 부담이 가중되었음을 암시한다. 곧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 좋아진 긍정적 요소도 있다.

금년엔 코로나로 실적부담이 두배는 될 것 같다. 기업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더 과감한 인사에 변화를 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경쟁은 더 심해지고 직장의 개념과 평생 터전을 중시하던 패러다임도 예전과 다르고 가치관의 변화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대교체는 늘 신선함과 더불어 조직의 동력(Vitality)을 가져온 것 또한 사실이다. 순환과 논공에 따른 ‘신상필벌’과 젊어지는 추세는 공통이다. 1970년생 이후 비중이 70%, 60년대생도 약진이란 점이 특히 눈에 띈다.

헤드헌팅사의 2020년 분석에 의하면, 100대 기업 임원은 6,578명으로 전체 직원 84만7442명중 0.77%에 불과하다. 또 기업 임원 1명 당 직원수는 2011년 105.2명에서 계속 늘어나 올해에는 128.8명으로 증가하였다. 임원이 되면 나아지는 대우도 있지만 문제는 지속성인 ‘수명’이다. 임원은 계약직으로 바뀌는게 보통이고 안정성이 떨어져 기피하는 부류도 늘었다는 것이다. 또 그들의 위치는 엄청난 실적부담의 아슬아슬한 담장을 걷게 된다. “임포족”이 늘어난 이유다.

붙잡아 두려는 경쟁도 있지만 “잡사와 두어리” 부류는 매우 극소수로 제한적이다. 속도를 위한 부서 통합이나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계층구조(Layers)를 줄여, 시너지를 내려는 추세도 임원수가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다. 굳이 종전의 계층이 따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근로자들 생산성이 선진국의 약 50%수준을 겨우 넘는다는 HR회사의 연구 보고서도 있다. 한국은 기업가나 창업가 정신이 약하고 제도의 경직성, 생태계의 영향도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넷플릭스나 비바리퍼블리카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들에겐 없는 게 많다. 인사고과, 직급, 성과지표(KPI), 근태, 휴가제한 등이 없거나 승인절차 매우 자율적이다. 직무를 수행하는 것과 무관한 일의 제약요인을 거의 다 없애주는 것이다. 고성과를 위한 더 큰 목적이 있다. 동료와 회사에 실적, 심적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의식이 강하다. 업무가 빠르고 효율적이다. 무서운 조직문화다. 자율적 업무수행은 시간단축, 의사결정, 외부 충격에 회복탄력성이 좋다. 성숙한 시스템과 문화가 낳는 탁월함이다.

조직의 가장 바람직한 상태는 전 구성원이 CEO가 되는 것이다. 사명과 비전이 잘 정렬되어 움직이는 힘의 방향이 같아 최대의 시너지를 낼수 있다. 좋은 기업은 흔하다. 모두가 주인으로 위대하고 탁월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조직은 드물다. 구성원과 리더의 “동일한 마음 주소”는 있는가? 어디인가? 국가도 마찬가지. 모두가 “같은 욕구, 동욕(同欲)”을 가지고 있고 한곳으로 나아가느냐가 관건이다. 똑같은 생각과 행동으로 기회를 포착하고 추구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이다.

같은 배에서 항해하는 매순간의 승부다. 무사안일은 위험하다. “장그대로”의 매너리즘(Mannerism)은 독이다. 때때로 자극과 긴장이 필요한데 그 예가 유명한 <메기론>이다. 경쟁과 생존에 사력을 불어 넣는 일이다. ‘불타는 갑판' 위에서 난관 돌파의 근성을 키우는 것이다. 변화는 혁신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훌륭한 인재와 협업적 문화로 성장하는 보람과 고객가치의 창출, 구현의 긍지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문제는 기업의 신진대사, 글로벌 가성비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국가 경쟁력도 마찬가지다. 핵심은 교육과 문화의 경쟁우위다. 고비용 저효율은 순식간에 추락한다. 최근 한국은 피사순위 급격한 추락, 안전한 공무원 선호도, 과거의 덫, 반기업적 규제, 법의 강화, 급한 실행, 고비용의 틀로 성장판이 닫혔다는 게 중론이다. 포브스 세계 100대 기업에 지난 10년간 추가 등재된 기업이 전무하다. 일본은 3->(8)개, 중국 7->(18)개, 미국 28->(37)개, 독일 7->(5)개, 프랑스 8->(4)개로 변화가 매우 크다.

기업의 위상은 국가의 위상이고 국민의 삶이다. 규제와 법으로 신산업으로 전환의 어려움 또는 기업 활성화가 늦거나 미약하다는 것이다. 최근엔 법보다 불문률의 자율이다. 3M의 15%, 구글의 20%, 넷플릭스와 비바리퍼블리카는 탈규제 무간섭이 대세다. ‘시켜서 하면 심부름, 스스로 알아서 하면 서비스다.’ 명령을 따르는 것과 자발성은 격의 차이가 크다. “배를 만들게 하려면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려 하지말고 바다를 동경하게 하라”는 생텍쥐베리의 조언을 깊이 새겨보자.

“배는 항구에 있을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이유는 아니다(A ship is safe in harbor, but that's not what ships are built for. - William G. Shedd)" 기업은 “모험적인 일을 수행한다”는 뜻이다. 장기적 지속적 안목에서 보는 것이다. 기업의 주인은 사람이다. 기업을 돕고 활성화를 꾀하여 구성원을 행복하게 하는 일은 국가가 할수 있는 최고복지다. 일이 있고 더 많은 기업과 근로자가 세금을 내는 터전 마련이 상생이다. 개인의 경쟁적 가성비 향상도 과제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의해 형성되고 변형된다” (볼프강 괴테), “최고의 행복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에서 온다” (빅토르 위고),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나태주) 등 다양한 관점의 사랑이 있다. 기업사랑, 사람사랑. 내일을 위한 “통하는 사랑”. 다함께 그 안에 “사랑”을 쏟아 붓자. 그곳이 내일이 자라는 텃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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