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인간관계를 한방에 개선하는 5단계 프로세스 [김건희의 디자인씽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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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인간관계를 한방에 개선하는 5단계 프로세스 [김건희의 디자인씽킹](2)
  • 뉴스앤잡
  • 승인 2020.12.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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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검증된 가장 인간적인 회의법 & 사고법
디자인씽킹의 5단계 프로세스로 새해에는 조금 더 행복한 회사생활을 해 보자!

우리는 누구나 인간관계에 대해서 고민하며 산다.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직책에 있든 이 고민은 똑같다. 직장생활 고민의 90%는 인간관계에 있다고 했다. 이 인간관계를 잘 푸는 것이 입사를 위해 영어문제를 푸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회사생활을 하려면 인간관계를 잘 풀어가는 기술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아버지나 아버지의 아버지도 이 기술이 없어서 주머니에 늘 사표를 들고 다니지 않으셨던가. 저 상사 보기 싫어서 오늘은 반드시 사표를 내야지 하다가도 집에서 나를 기다리는 아내와 자식이 눈에 밟혀 눈물을 머금고 다시 사표를 구긴다. 이게 우리의 삶이다.

코로나19로 사는 게 참 많이 힘들어졌다. 그나마 비대면이라서 싫은 사람 얼굴을 덜 보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내가 싫은 사람을 피하며 살 수 없다. 나와 맞지 않고, 나를 자존심 상하게 하고,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은 어느 곳이나 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떠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건 전문 업무능력과는 무관한 문제다. 제 아무리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도 직장 내의 인간관계는 신입사원과 크게 다를 것 없다. 조금 다른 건 그가 배운 학식이 아니라 그 동안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터득한 요령정도일 것이다.

오늘 필자는 상사와의 갈등에 한숨 쉬고, 사표를 늘 들고 다니고, 옮길 회사를 항상 검색하며, 내일은 보고서로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할지 고민하는 사람을 위해 하나의 작은 팁을 주려고 한다. 말은 작은 팁이라고 하지만 적용하는 사람에 따라 엄청난 무기가 될 수 있는 팁이다. 이 팁의 장점은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의 날고 기는 기업들이 적용해서 효과를 본 회의기법이자 사고법이다. 우리나라에도 몇몇 기업들이 적극 도입하고 있는 디자인씽킹 5단계 프로세스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상대의 속 마음을 들여다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디자인씽킹 기업으로 그 속 마음에 조금은 다가갈 수 있다. 인간관계는 노력을 안 하면 절대 해결이 안 된다. 그런데 그 노력을 맨땅에 하기보다 검증된 방법으로 해 보기를 권하는 것이다. 이 기법은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인간중심적 사고법이라고도 한다. 이 말은 어떤 기술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연결할 있는 공감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얘기다.

디자인씽킹 5단계 프로세스를 6가지 방법론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대상(persona)을 설정하는 것이다(Step 1 – Empathize). 당신의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가장 먼저 해결할 상대가 누구인가. 그게 내일도 만날 까탈스러운 부장일 수도 있고, 언제 불쑥 내 마음에 상처를 주고 갈 진상고객일 수도 있다. 누가 되었든 내가 꼭 해결하고 싶은 이해관계자 딱 한 사람을 선택해서 그 사람과 관계된 모든 것을 이력서로 작성한다. 그의 성격, 습관, 가치관, 말투, 좋은 점, 나쁜 점 등을 직접 경험한 것이나 들은 내용까지 다 동원해서 적는다. 의외로 이 작업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왜? 이미 당신은 그 사람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일은 첫걸음이 중요하다. 디자인씽킹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 첫걸음을 잘 떼야 한다. 이해관계자의 이력서 작성하는 것을 디자인씽킹에서는 파소나레주메라고 한다. 이 프로세스는 대상자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다. 바로 이 단계에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대부분 숨겨져 있다.

두 번째 단계는 대상(persona)의 공감지도를 그리는 것이다(Step 2 – Empathize). 이 단계를 보고 디자인씽킹을 인간중심적 사고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상대의 속마음을 외면하고 피하는 사람이 그 상대와 잘 지낼 수는 없다. 그 상대와 잘 지내려면 그 사람의 속마음을 읽는 과정이 필요하다. 디자인씽킹에서 상대의 속마음으로 다가가는 방법은 6가지 질문을 통해서 가능하다. 6가지 이정표로 김부장의 까탈스러운 속마음에 다가가 보자. 다가가면서 목적지를 상상해 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다.

세 번째 단계는 대상이 가장 불편해하거나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는 것이다(Step 2 – Define). 사람은 누구나 불편해 하는 포인트가 있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다. 상대가 무엇을 불편해 하고 어떻게 개선되기를 희망하는 지 찾아보자. 이 방법을 쓸 때 고전적인 방법인 역지사지 기법도 나름 괜찮다. 무엇이 되었든 상대가 원하는 문제가 뭔지 그 핵심을 찾아내면 된다. 그걸 찾아내기 위한 아이디어 단계라고 보면 된다. 이 3단계까지 차분하게 진행되었다면 당신은 이미 당신의 인간관계 개선을 위한 아주 중요한 일을 한 것이다.

네 번째 단계는 그 사람만을 위한 아이디어(Step 3 – Ideate)를 정리한다. 그 사람이 원할만한 아이디어를 죽 나열한다. 메모를 해도 좋고, 그림을 그려도 좋다. 이 단계를 위해서는 다음 3가지 원칙은 꼭 준수하는 게 좋다. 이 3가지 원칙은 혼자보다 팀원들이 같이 진행될 때 효과적이다. 그 세가지 중 첫 번째는 질보다 양, 즉 아이디어의 양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판단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판단을 하는 순간 아이디어들은 튀어 나오려다가 다시 기가 죽어 숨고 만다. 세 번째는 신입사원이 낸 아이디어든, 부장이 낸 아이디어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주라는 것이다.

회사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 영어공부에 투자했던 그 노력의 1/10만 디자인씽킹에 들여 보자. 영어보다 회사생활하는데 100배의 에너지를 줄 것이다. 디자인씽킹의 다섯 번째 단계는 아이디어의 구체화(Step 4 – Prototype)다. 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실천 가능성이 희박하면 곤란하다. 그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 당장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를 투표한다. 가장 많이 표를 받은 아이디어들을 중심으로 융합하고 편집하여 하나의 솔루션으로 완성하면 된다. 이 디자인씽킹은 단순히 인간관계를 푸는 문제에만 적용되는 프로세스가 아니다. 기업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할 때도 유효적절하다. 이유는 딱딱하게 논리적으로만 흐르지도 않고, 말랑말랑하게 감성적으로 치우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디자인씽킹을 세계적 기업들이 적용하는 장점 중의 하나다. 5단계에서 완성된 솔루션은 입체물로 표현하거나, 한 문장으로 표현하거나 스토리보드로 구성해도 좋다. 그 대상자 중심으로 캐릭터를 설정해서 마치 영화나 드라마처럼 스토리텔링의 시나리오를 짜도 좋다. 이렇게 짜여진 스토리는 다른 문제 해결을 위해 아주 훌륭한 매뉴얼이 될 것이다.

자, 이제 마지막 단계까지 왔다. 5단계를 잘 수행한 후에 진행되는 마지막 단계는 대상자에게 검증 받기(Step 5 – Test)단계다. 투표를 통해서 선정하고 융합 편집된 솔루션을 대상자에게 가지고 간다. 그리고 그에게 피드백을 받는다. 그 피드백에 따라 2단계의 공감지도가 나오고 문제정의를 다시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다 보면 인간관계를 개선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 새 사업을 발굴하는 가장 효과적인 가이드가 만들어질 것이다.

디자인씽킹 프로세스를 착안한 데이비드 켈리의 동료이자 친구였던 스티브 잡스(애플社)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이 기술력만 가지고는 미래를 만족시킬 수 없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휴머니즘으로 가능하다.” 우리가 눈앞에 마주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그 문제를 야기한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을 먼저 공감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노력과 아이디어도 또 다른 종류의 폭행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에 가장 유명한 혁신적 방법론이자 Stanford D-school에서 정형화된 5단계의 체계적인 사고법 Design Thinking으로 얽히고 꼬인 인간관계나 복잡한 문제들을 한방에 해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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