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꿈일까? 개꿈일까?” [박창욱의 텐.퍼.취.미](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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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꿈일까? 개꿈일까?” [박창욱의 텐.퍼.취.미](34)
  • 뉴스앤잡
  • 승인 2020.10.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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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중소기업 직원들에게

“어젯밤의 꿈이 묘했다. 돼지와 아기 돼지들이 뒤섞여 돌아다니는 신나는 돼지꿈이라 복 많은 일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목이 말라 물먹고 다시 잠이 들었는 데, 꿈이 이어졌다. 뛰어다니는 돼지들 사이에 개가 한 마리 섞여 놀고 있었다. 희한한 꿈이었다.

대체 이 꿈은 돼지꿈일까? 개꿈일까?”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엄중한 상황으로 거의 1년 만에 오프라인 강의장에 섰다. 어느 대기업의 협력업체 신입사원에게 3시간동안 진행하는 강의였다. 이 대기업은 중후(重厚)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핵심공정은 자사(自社)가 직접 운영한다. 하지만 설비나 기계장치, 시스템 관리와 자재공급 등은 수많은 중소기업을 협력회사로 선정하고 사무실을 같은 공장내에 두고 업무를 맡긴다. 결과적으로 대규모의 공장 야드(YARD)에서 하나의 대기업과 수많은 중소기업의 협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을’ 회사의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일하는 공간은 대기업이고 직접적인 업무지시는 받질 않지만 수시로 ‘갑’과 마주친다. 남들이 보기에는 대기업으로 출퇴근하는데 정작 명함은 중소기업의 명함을 가지고 다닌다.

교육 담당자가 부탁을 한다. 중도 퇴직자가 많으니 그런 경향을 좀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게 해 달라고 한다. 짐작이 되었다.

돼지도 개도 아닌 ‘잡종’의 탄생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 40년전 직업관과 코로나19사태로 선호도가 더 커지는 공무원, 대기업 관점에서 탈피하자.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 보는 일은 70세, 80세까지 평생 생애설계(LIFELONG TIME) 차원에서 하는 것이다. 60세 정년이후, 혹은 그 이전이라도 내 길을 가야만 한다. 지금만이 아닌 10년 후, 20년 후를 본다면 대기업, 중소기업을 봐야한다. 결론은 모두 장단점 양면성이 있다. 배울 것이 있고 피할 것도 있다는 뜻이다. 그 양면성을 모두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대기업에서 15년, 중소기업에서 5년동안 직장생활과 개인사업, 공익사업으로 다양한 직업으로 살아본 경험으로 말하는 것이다.

대기업은 시스템, 체계적 경영, 사물을 보는 시각 등을 키우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주어진 직무 중심으로 제한된 지시나 규정으로만 일할 가능성이 높다. 직급이 올라가며 동료들간 치열한 경쟁관계로 조기에 혹은 정년으로 회사를 떠나면 다음 삶을 꾸리는 데 애로를 겪을 가능성이다.

중소기업은 규모는 적지만 다양한 직무를 넘나들며 폭넓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중도퇴사를 하든 정년퇴직을 하든 이후의 삶에 생존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당장은 같은 공간에서 급여나 후생, 교육기회 등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꿈은 무슨 꿈일까? 답은 ‘대박 꿈’이다. 새로운 잡종의 탄생이다. 미래 인생에 대한 관점을 동시에 가지게 된다. 조직과 현실에 긍정적인 관점의 직장생활을 하라는 단순 메시지가 아닌 미래를 그리는 큰 시야로 볼 것을 권유하는 것이다.

더 생각할 건, 내가 돼지꿈으로 생각하면 돼지꿈이고, 개꿈으로 생각하면 개꿈일 것이다.

인디언 체로키 부족의 우화

마지막으로, 하버드 의대 임상심리학자 크리스토퍼 거머 박사의 책인 <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에 소개된 ‘인디언 우화’로 글을 마친다. 어느 날 저녁, 체로키 인디언 할아버지가 사람들 내면에서 벌어지는 다툼에 관해 손자에게 말했다.

“얘야, 다툼은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있는 두 마리 ‘늑대’ 사이에서 벌어진단다.

한 마리는 악한 늑대지. 악한 늑대는 분노, 시기. 질투, 슬픔, 유감, 탐욕, 오만, 죄의식, 열등감, 거짓, 거만함, 우월감, 그릇된 자존심이란다.

나머지 한 마리는 착한 늑대야. 착한 늑대는 환희, 평화, 사랑, 희망, 평온, 겸손, 친절, 자비심, 공감, 관대함, 진실, 연민, 믿음이란다.”

할아버지의 말씀을 들은 손자가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어느 늑대가 이기나요?”
체로키 인디언 할아버지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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