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야에 미치는 사람이 되세요!" 국내 1호 오지 레이서, 유지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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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 미치는 사람이 되세요!" 국내 1호 오지 레이서, 유지성 대표
  • 홍예원 기자
  • 승인 2020.10.23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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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대자연의 신비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다!
행복,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개척해 나가는 것!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스스로를 믿어라."

주말 아침, 지하철을 타면 등산복과 등산 장비를 챙겨 등산을 가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답답함을 느낀 젊은 층 사이에서는 러닝이 유행처럼 번지며 인기 여가활동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렇게 국민 취미 활동으로 손꼽히는 등산과 러닝의 중간 지점에 있는 스포츠가 바로 트레일 러닝이다.

유지성 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 대표는 대한민국 1호 오지 레이서로 트레일 러닝계의 선두주자다. 세계 4대 사막 레이스(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 그랜드 슬램을 두 차례 달성하고, 현재는 국내에서 트레일 러닝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대회 주최와 용품 제조 및 유통에 주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등산과 러닝에 몰두하고 있을 때 사막 레이스에 도전하며 트레일 러닝이라는 새로운 스포츠의 선구자가 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트레일 러닝(trail running)은 시골길과 산길을 뜻하는 트레일(trail)과 달린다(running)의 뜻이 합쳐진 합성어로, 포장된 아스팔트나 트랙이 아닌 산이나 초원, 숲길 등 주로 자연 속을 달리는 운동경기를 말한다. 트레일 러닝은 자연과 교감하면서 달릴 수 있어, 도심을 달리면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막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미국회사의 필리핀 지사에서 건축사로 근무하는 동안 경쟁에서 한계를 느꼈어요. 그 경쟁 사이에서 내가 다른 사람들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막을 통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죠. 이후 스스로 경쟁력이 있다는 확신이 들어 트레일 러닝을 통해 인생을 바꾸게 됐어요."

사막 마라톤의 매력은 무엇인가?

"대자연과의 만남 그리고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도시에서 살다 보니 자연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냈어요. 그러다 동경하던 사막에서 대자연의 신비를 직접 몸으로 체험한 후, 스스로에 대한 시각이 변해가는 걸 느꼈죠."

사막에서 수많은 외국인 레이서들을 만났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는가?

"트레일 러닝 업계에 입문하게 해 준 레이싱 더 플래닛 대표 메리가담스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트레일 러닝 분야의 상업적 영역까지 새로운 세상을 알게 해준 분이죠."

외국인 레이서들과의 소통을 위해 따로 영어 공부를 했는가?

"외국계 건설회사와 대우건설에서 근무할 당시, 필리핀과 리비아에서 3년간 머무른 적이 있어요. 당시 영어를 조금 배웠지만, 본격적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었죠. 지금은 영어와 일본어를 하는데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해외업무를 큰 무리 없이 하고 있어요. 전문적인 업무는 통역을 사용하면 돼요. 이론 공부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영어를 사용해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달리는 동안에는 주로 무슨 생각을 하는가?

"무엇을 먹을까, 어떤 맥주를 마실까, 끝나면 무엇을 할까 등 일상의 잡다한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에요. 사실, 달리는 것은 생각을 버리는 과정이에요. 자연에서 달리다 보면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유를 느낄 때가 많아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는가?

"사실 오지를 달릴 때보다 현실을 살아갈 때가 더 힘들어요. 새로운 직업을 만들고, 시장을 만드는 일에 20년을 바쳐왔는데 그 기간 동안 가까이 있던 사람들의 반복되는 변화가 가장 힘들었어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 또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는가?

"힘든 순간이든, 행복한 순간이든 제 인생의 모든 순간에는 사람이 있었어요. 사람 때문에 힘이 들기도 했고, 새로운 사람들로부터 힘을 얻기도 했죠. 그렇게 나 혼자가 아닌,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2년간의 시간이 가장 힘들면서도 행복했어요. 점차 제가 원하고 꿈꿔온 트레일 러닝 세상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죠."

가치관이 무엇인가?

‘끝까지 버티자, 버티는 자가 이긴다.’
"모든 역사는 승리하고 살아남은 자들의 기록이에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이 살아남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 후에 하나하나 새롭게 정리해 나가면 돼요. 저는 기성세대와 싸우는 사람이지만 급진적인 개혁을 원하는 것은 아니에요.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랄 뿐이죠."

만약 20대로 돌아간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세계 일주를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30개국 이상을 가봤지만, 20대 때 200개 이상의 나라를 가보고 싶어요"

20대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스스로를 믿어라."

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가?

"트레일 러닝 대회 및 행사 개최, 용품 수입 및 제조, 유통을 하고 있어요. 현재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홍콩 등으로부터 용품 수입과 수출을 하고 총 5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생각하고, 지나간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길 바라요.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앞날에 대해서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유유자적 흘러가다 보면 어느 순간 눈이 트이고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해요. 단,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생각, 질문은 끊임없이 던져야 해요. 경험은 그 어떤 이론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분야에 미치는 사람이 되세요. 미래는 덕후들의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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