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가는 몸비용과 맘비용에 맞는 직업인가? 라는 질문 [박창욱의 텐.퍼.취.미](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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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가는 몸비용과 맘비용에 맞는 직업인가? 라는 질문 [박창욱의 텐.퍼.취.미](24)
  • 뉴스앤잡
  • 승인 2020.06.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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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 부가가치의 확장성에 가지는 의문 -

매일 운동 겸 산책을 새벽 1시에 1시간 정도 20년째 하고 있다. 그 시간대에 총알배송 배달차를 부쩍 자주 만난다. 그리고 일하는 청년들도 마주친다. 무척이나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두 가지 측면에 측은한 마음이 든다. 주야를 바꾼 직업이라는 측면과 미래 부가가치확대 한계의 측면이다. 직업선택은 시간이 지나며 성장하는 데 들어가는 몸 비용, 보고 듣는 것이 많아져 커지는 욕망 충족의 맘 비용을 커버해야 하는 것이 필수다.

운송배달업의 특성은 시간이나 속도가 핵심역량이다. 그러자면 야간이라는 시간대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것이고, 그 싸움터를 피할 수가 없는 숙명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 필자는 군대에서 1년여를 주야간을 달리하는 해안초소 소대장을 한 적이 있다. 낮엔 자고 밤에는 순찰을 도는 근무였다. 몸의 균형이 깨지고 몽롱해 지며 뭘 하는지 모르는 날들이 지나갔다. 그 때 각오한 것이 있다면 ‘절대 주야가 바뀌는 직업에는 안 간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 생각에 지금 배달 다니는 청년이 측은하였다. 배달업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 직업의 미래 측면에서 말하는 것이다.

차량을 운전해 지정된 장소에 갖다 두는 일의 숙련도는 한계가 있다. 단순 반복적인 일이니 단가의 싸움인 일이고, 지금 단가보다 더 받을 수 있는 돈이 한계가 있다. 지금의 박스 하나당 3천~5천원하던 가격은 20년전과 비슷하다. 더 비싸진다면 자동화나 무인화를 가속화시켜 결국 직업 자체의 소멸로 연결될 일이다. 큰 문제는 지금 저 일로 돈을 버는 생산성, 즉 ‘시간당 얼마’라는 삶이 10년, 20년 지속이 된다면? 새벽에 만나는 청년에게는 일시적인 직업이기를  바란다.
아침에 듣는 음악 라디오에서 아나운서가 중년 청취자의 글을 소개한다. “친구와  둘이 앉아 아침에 쇼핑백 만드는 일로 하루를 즐긴다. 하나에 50원, 70원짜리이지만 마음은 행복하다” 동시에,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영화 속 장면이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피자박스 접는 가족 알바장면이다. 한 개당 주는 비용이 얼마던가? 가격은 그렇다 치고, 어린 직원에게 검수 받으며 지적 당하는 장면은 또 어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몸과 맘이 원하는 것과는 갭(GAP)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직업에서 눈을 떼기 바란다. 그 가능성이 큰 루틴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반면에 노력에 비례하여 몸과 맘이 원하는 삶을 위한 부가가치의 확장성이 무한한 해외로 눈을 돌려 보기를 바란다.
필자는 해외취업을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줄 가능성을 쥐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새벽녁에 차를 몰고 집집마다 배달을 다니는 그 청년들을 모두 데리고 해외로 나가고 싶다. 본인이 싫다면 방법이 없겠지만 그런 가능성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기에 정보를 주는 기회라도 만들어 주고 싶다.
지난 3일간 해외취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의 면접을 보았다. 정말 대견하고 한없는 칭찬을 해주고 싶다. 그런데, 한편에는 예년보다 부쩍 줄어들었다는 측면이다. 면접에 오겠다고 약속을 했는 데도 나타나지 않는 NO SHOW 인원이 예년의 두배이다.
꼭두새벽에 잠을 설치는 이런 생각은 부질없는 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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