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서 안전한 곳이 한국인가? 동남아인가?” [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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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서 안전한 곳이 한국인가? 동남아인가?” [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21)
  • 뉴스앤잡
  • 승인 2020.06.0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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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을 주도하는 연수팀의 성장통

지난 2월말, 보름 일정으로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3개국에 출장을 다녀왔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맹위를 떨치기 시작할 무렵이라 동남아도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떠났다. 그곳에서 일을 보는 중, 오히려 한국에서 난리가 났다. 출장 마지막 날에는 당국에서 현지 사무실에 한국인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러 오기도 했다. 이제는 동남아 뿐 아니라 일본, 중동, 러시아, 유럽, 미국을 지나 중남미까지 난리가 났다. 대한민국 청년의 미래를 위한 해외취업연수 업무를 10여 년 간 하고 있어 그런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연 어디가 안전한가?” 국가별 코로나19 대처 방식은 선진국, 후진국이라는 패러다임에도 큰 혼란을 가져왔다. 선진국이라는 이름으로 전문가들의 말을 무시하고 그냥 내지르는 유럽과 미국이 과연 선진국인가? 애어른을 막론하고 최고의 전문이자 공공기관인 질병관리본부 당국자의 말을 새겨듣지 않고 무시하는 일들이 난무하는 우리 사회의 ‘어른’은 과연 누구인가?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3개국에서 있었던 1년간의 연수가 무사히 끝났다. 각 국가별로 20명에서 100명의 규모로 운영이 되니 현지 당국자의 지침에 한 치의 오차 없이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다만, 현지어 공부가 목적이었는데 정작 필요한 현지어 강사들과의 대면(FACE TO FACE)수업이 줄어든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제 이 듣도 보도 못한 세상에서 새로운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연수생들의 성장통이 아닌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연수팀’들의 성장통(成長痛)이다. 1년 내내 노심초사하고 함께 숙식하며 최고의 인재로 길러내고자 했던 과정의 마지막 관문에서 한명 한명이 눈에 아른거린다. 작년 8월, 현지에서 연수를 받던 연수생들의 취업에 관한 문제와 지금 선발하고 있는 인원들의 연수 일정, 그리고 내년 일이지만 취업에 관한 것이다.

먼저, 지난 1년 동안 ‘글로벌청년사업가(GYBM)양성과정’ 현지 연수를 통해 영어와 현지어, 직무교육 그리고 공동체 정신으로 무장한 연수생들이 최근 일주일사이에 연수를 끝마쳤다. 지난 8년간 총 1,000여명을 양성했으며, 이 시점엔 연수생 전원이 현지에 있는 한국 기업에 100% 취업성공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6-70%의 인원이 취업하고 일부 인원만이 남았다. 현지 연수 기간을 연장하며 취업에 박차를 가하기도 하고, 비자정책상 무조건 한국으로 복귀한 연수생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일부 연수생의 표정을 보면 안타까움 그 이상이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는다. 3개 국가에 기반을 둔 한국 기업은 모두 중간관리자(Manager)역할을 하는 한국청년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당장의 상황에서 업종이나 제품의 종류에 따라 일감이 요동을 치고 있다. 코로나가 더 맹위를 떨치든,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돼 진정이 되던, 빠른 시일 내에 정리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의식주 산업은 인간에게 너무나 필수적인 산업이다. 그중에서도 경공업 및 섬유, 가전제품은 노동집약산업의 대표격이다. 자동화나 스마트 팩토리보다 저렴한 인건비와 낮은 공장운영비로 운영된다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지금까지 의식주 산업의 세계적 공장 역할을 해 온 중국이 원가경쟁력차원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고(국민소득의 상승) 미국과의 전방위적 대결구도로 인해 수많은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공장을 찾아 동남아 국가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공간의 공장라인이 필요하고, 이런 점에서 동남아의 매력은 점점 커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우리 연수생은 지난 1년간 최고의 인재로 훈련됐다. 그래서 되뇌어본다. “우리 연수생만한 사람 있으면 어디 내놓아보라고…”

두 번째 문제는 순조롭게 선발 중인 170명의 새로운 연수생들이다. 다수가 모여서 진행되는 교육과정인 만큼 특단의 발상으로 대비할 것이다. 교육훈련연수 경험과 IT기술, 강력한 위기감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길러내는 이 인재들이 없으면,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청년인재 파이프라인이 무너진다는 위기감으로 풀어갈 것이다.

대학교 강단에서 강의할 때 쓰는 비유가 있다.

“치열한 경쟁을 치르는 두 회사가 있다고 치자. 100개 판매물량을 A사가 40개, B사가 60개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세계적 사건으로 인해 소비가 70개로 줄어든다면 어느 회사가 살아남겠는가?”

답은 버티는 회사다. 버티는 힘을 만드는 수많은 경영요소는 회사마다 다를 것이다. 그 회사가 40개를 가진 회사든 60개를 가진 회사든 70개 전체를 가져가는 것이니 위기가 기회로 바뀐 것이다.

국내든 해외든 취업준비생은 어떨까? 제대로 준비가 됐다면 두 회사 중 어디를 가도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생긴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발 내딛기를 겁내는 사람이 많다. 도전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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