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불복?’ 여친 선택의 기로에서 [박창욱의 텐.퍼.취.미](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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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불복?’ 여친 선택의 기로에서 [박창욱의 텐.퍼.취.미](20)
  • 뉴스앤잡
  • 승인 2020.04.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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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선택의 연속-

복불복(福不福),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말이다. 이런 방식의 생활태도가 대학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듯하다. 인터넷으로 하는 사이버강의를 매 학기에 500여명을 대상으로 하며 입사지원서 작성 리포트과제를 내면 절반 정도가 적당하게 해서 제출한다. 그러고는 좋은 학점을 바란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복불복이라며 한 때 ‘1박2일’이라고 하는 TV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리에 진행이 되는 것을 보았다. 당시 대학생들의 의식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는 데 60%정도가 복불복, 즉 운(運)에 맡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지러운 세상, 눈뜨고 코베이는 세상에 적당히 하고 될대로 되라는 방식이 학창시절에몸에 배면 평생 낭패를 당한다.

복불복? - 여자 친구 선택의 기로

서울역 근처에서 살고 있는 어느 대학생이 최근에 여자를 2명을 만나고 있는 데 둘 다 마음에 쏙 든다.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데 너무 어렵다. 본인이 따지는 조건 모두가 비슷비슷하며 각각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었다.

고민을 하던 중에 좋은 생각이 떠 올랐다. 마침, 한 명은 대학로 근처(혜화역)에 집이 있고, 한 명은 사당역 근처에 집이 있다. 둘 다 지하철 4호선상인 것이다. 양쪽 방향 지하철이 모두 10분간격으로 운행이 된다고 한다.

[서울 지리를 모르는 분들은 아래 그림을 보고 이해바란다.]

그래서, “지하철 4호선 서울역 플랫폼에 들어가서 먼저 오는 방향으로 타고가자. 2달 동안 많이 가게 되는 쪽을 최종 여친으로 결정하자. 인생 뭐 별거 있어 어차피 복불복이고 똑같이 10분 간격이니 확률이 같지 않은가?”

2달 후에 정리를 해 보니 80:20의 확률로 혜화역 쪽을 자주 갔다. 그렇게 선택을 했다고 한다. 과연 잘 한 결정일까? 적어도 방법 측면에서…

복불복이 아닌 수학이자 과학

결론적으로 이 결정은 복불복사항이 아니다. 10분 동안에 지나가는 지하철을 맞을 확률은 기다리는 동안의 서울역 도달 열차시간 간격이 중요해진다.

예를 들면, 사당역->서울역->혜화역 열차는 매시간 14분, 24분, 34분에 도착한다고 하자. 10분간격이다. 혜화역->서울역->사당역 열차는 매시간 12분, 22분, 32분에 도착한다고 하자. 10분간격이다

오후 1시12분부터 1시32분까지 임의의 시간동안 1시12분에 사당행 열차, 1시14분에 혜화행 열차, 1시22분에 사당행 열차, 1시 24분에 혜화행 열차를 교대로 만나게 된다. 이 학생이 서울역 플랫폼에 도착한 임의의 시간동안 2분, 8분, 2분, 8분의 열차대기시간에 열차를 교대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사당행:혜화행을 만나게 될 확률은 20:80이 된다.

다르게 표현하면 같은 시각에 서울역에 도착하면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선택을 해야 하고, 매시간 5분(혜화행), 10분(사당행), 15분(혜화행)식으로 각각 10분의 배차간격이 되어 있지 않다면 어느 한 쪽에 쏠림이 생긴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별게 아닌 것같이 보이며 복불복이라는 탈을 쓰고 있어 보이지만 조금만더 생각하면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문제이다.

강의장에서 이 상황을 설명하면 상당수의 학생들이 난해하게 생각한다.

의사결정과 나의 미래

인생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하루에도 수 없는 의사결정을 한다. 그 결정이 모이고 쌓여서 ‘성공’이라는 단어를 말할 수 있다. 나이가 들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관련된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선택은 엄중하다. 잘못된 결정 하나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경우를 많이 본다.

좋은 판단, 선택을 위해 학교가서 공부하고 좋은 책도 읽는 것이 아닌가? 좋은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도 최종적으로는 좋은 판단과 결정을 위한 것이다. 물론 그 사람을 선택하는 것도 또다른 의사결정이지만…

실제 취업면접에서 이루어지는 질문도 즉석에서 내리는 의사결정을 보는 것이다.

학창시절의 의사결정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 강의시간, 동아리활동, 학과활동, 교외활동, 종교활동, 방학, 여행 등에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복불복이라며 포기하지 말아라. 엄밀하게 말하면 세상에 복불복은 없다. 모든 일은 이유가 있고 근거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두 남녀는 그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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