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산성을 높일까? [천기덕의 천기누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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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산성을 높일까? [천기덕의 천기누설](3)
  • 뉴스앤잡
  • 승인 2020.03.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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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면 공교롭게도 변곡점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88올림픽이 끝나고 89년 통일 독일의 물꼬가 트였다. 이는 냉전을 종식하고 글로벌시대의 촉진제가 되었다. 한국은 소득 1만불 돌파로 더 자유로움을 찾게 되었다. 통상 소득 1만불~1만5천불을 넘어서면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높아진다. 질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1993년 3월 글로벌 기업의 대명사인 IBM에서 새로운 외부인사의 영입으로 획기적인 재구축이 시작되었다. 7월엔 삼성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있었다. 요즘 말로 하면 “Deep Change인 완전히 다 바꾸자”는 슬로건이다. 2000년이 도래하기 직전인 1999년 세간에 “바꿔”란 노래가 유행하였으니 큰 물결 5년간 지속된 셈이다. 빠꿀 대상은 무엇인가? IBM은 루 거스너 회장이 주창한 3가지다. 1)시장에서 승리 2) 실행 3)팀으로 일하기다. 삼성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전부 바꾸는 전면적 쇄신전략을 절박하게 실시하였다. 전자의 갱생과 삼성의 브랜드 5위는 이런 절박한 몰입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뉴 밀레니엄을 지나 2002년 전국민적 뜨거움을 토해냈고 한반도가 들썩였던 월드컵 4강을 이뤄냈다. 믿기 어려운 기적이 연달아 계속 되었다. ‘하나됨’, ‘신바람’, <흥>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당시 필자는 전화 회의를 할 때 아시아 태평양의 다른 나라 리더들에게 “짜자자작짝 대한민국” 박수를 치고 나서 시작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누구나 다 아는 대한민국 응원은 만국 공용어였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붉은 셔츠의 물결은 온 나라를 하나로 뭉치게 한 사물놀이 <몰입>이었다. 이것을 기획한 분이 박승주 전 여가부 차관이다. 한마디로 '뭉치면 산다'의 산 증인이며 실천가다.

2004년 우리나라는 주 5일제를 도입하였다. 늘 앞만 보고 달려온 세계 최장 노동 시간과 근면이 전대미문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80년대 태국으로 출장을 갔을때 한국인은 인기가 높았다. 이유는 부지런하고 똑똑하고 건강하다는 것이다. 안중근, 김구, 정주영 세분의 생활모토를 인정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어려운 일이 없다는 것이다(一勤天下無難事). 또 자주 자조 협동의 새마을 운동을 기치로 똘똘 뭉친 범국가적 근면운동은 대한민국의 DNA였다. <잘 살아보세>가 노래로 한반도에 배어있었다. 1961년 국민소득 87불 수준에서 2006년 2만불대로 약 230배의 거침없는 성장을 이루었다.  주 5일 근무도입 후 삶의 질을 추구하는 노력이 대두되었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로 인공지능, 로봇의 등장은 삶과 일을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이 소득 2만불을 넘어선지 딱 10년만의 일이다.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비용 효율성, 생산성을 함께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몸집이 큰 아이가 어른이 아니듯이 노동시간만 짧아진다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일할 기회가 없어지는 근본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래의 취지와는 정반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산업이나 지역에서 경쟁자가 나타나고 생존을 위한 차별화와 생산성이 더욱 요구된다. 생산성은 몰입이 관건으로 제대로된 치열함이 요구된다. 노동시간의 양보다 성과로 말하는 질이다.

2018년 최저임금과 주 52시간으로 일과 삶의 균형으로 급변하였다. 문제는 ⓐ괜찮은 일자리 ⓑ건강한 가족과 행복한 생활 추구 ⓒ자신을 위한 여유와 재충전의 저녁 시간이 있는 삶이다. 정책적 의도와 노력을 아끼려는 인간 기본의 욕구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하위 욕구가 채워지면 바로 상위욕구가 빠르고 강하게 생긴다.

MBN 발표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노동 생산성은 OECD 35개국 중 27위 라고 하다. 11위권(2006년)의 경제위치를 감안하면 너무 저조하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선두와 3배나 차이가 나고 평균의 70% 수준이다. 최근 급전직하 2% 초반, 심지어 1%대로 떨어질 성장률은 일자리 창출의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더구나 제조공장의 해외이전과 인공지능, 로봇의 빠른 일자리 대체 현실에선 더 심각한 문제다. 오죽하면 정부가 일자리 상황판을 청와대에 비치하고 직접 챙기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또 블룸버그 발표 국가별 혁신지수에서 한국의 생산성은 105개국 가운데 29위이다. 2018년 대비 1년 사이 11계단이나 하락하였다. OECD에서도 한국의 낮은 노동생산성을 지적하였다. 한국은 상위 50%국가의 딱 절반 수준이다. 밥을 반그릇만 먹어야 하는 생산성이다. IMF는 성장을 위한 기업들의 규제 부담을 줄여줘야 된다고 언급했다. 요약하면 경제규모는 세계 11위, 1인당 국민총소득은 세계 46위, 구매력 기준 순위는 세계 48위, 삶의 지수는 28위로 전년보다 점점 떨어지고 있다.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 BLI)는 조사대상 38개국 중 28위의 최하위권이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하는가? 몰입이다. 타워스 왓슨의 조사를 보면 "한국인들의 몰입도는 6%로 낮다. 직장인 중 매우 몰입하는 사람은 17%에 불과하다. 중국(53%)과 인도(48%)에 비해서 매우 낮다. 42%는 마지못해 일을 한다고 답했다. 중국은 12%, 인도는 16%에 불과했다.

타워스 왓슨 보고서는 낮은 몰입도의 원인을 리더십의 위기로 설명했다. 노동시간, 최저임금의 양적 문제보다 노동생산성, 비용효율성, 경쟁력 우위성이 더 중요하다. 몰입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조성하고, 각자 경쟁력과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열중하자. 그 이외의 것은 전부 시간과 비용의 낭비다. 에디슨 같은 몰입이 결국 생산성, 일과 삶의 질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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