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면접관 – 세계 동향 [윤영돈의 채용트렌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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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면접관 – 세계 동향 [윤영돈의 채용트렌드](3)
  • 뉴스앤잡
  • 승인 2024.0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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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면접관’은 사라지고 ‘MZ세대’ 면접관이 온다

코로나19로 일의 방식이 바뀌었다. 가트너는 2023년 말까지 전 세계 지식 근로자의 39%가 하이브리드 형태로 근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022년의 37%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하이브리드 워크(Hybrid work)’란 원격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혼합한 방식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근무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해 탄력적으로 일하는 것을 말한다.


재택근무, 자율 출퇴근제, 비대면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젊은 인구가 줄어들고 평생직장이 무너지고 이직이 보편화되고 있다. 직장을 여러 번 옮기는 ‘잡호핑족(族)’을 쉽게 볼 수 있다. ‘잡호핑(Job-hopping)’이란 직업을 의미하는 ‘잡(Job)’과 뛰는 모습을 표현한 ‘호핑(hopping)’이 결합된 단어로, 경력을 쌓아 여러 번 이직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잡호핑족의 등장과 함께 채용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연봉이 높고 적음뿐만 아니라 업무 환경에 따라 선호가 달라지고 ‘환승이직’이 늘어나고 있다. ‘환승이직’은 직장을 그만두지 않은 채 구직 활동을 하고 새 직장이 정해지면 바 
로 이직하는 세태를 묘사한 신조어다. 또한 직장인 커뮤니티를 통해 MZ세대의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팀장 이상 면접관’에서 ‘MZ세대 면접관’으로 바뀐다


최근 채용 문화가 달라지면서 젊은 세대 면접관이 등장하고 있다. 옛날에는 나이 지긋한 중년 면접관들이 앉아 있던 면접장에 요즘은 새파랗게 젊은 면접관들이 앉아 같은 세대에게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젊은 직장인들이 소위 ‘MZ세대 면접관’으로 실무 면접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팀장, 부장 이상이 아니라 실무자인 20~30대 직원이 직접 면접관으로 참여해 지원자와 대화를 나누고 함께 일할 구성원을 뽑는다. 간부급이 면접하면 세대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지원자에 대해 잘못 판단하는 오류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이다.
기업들이 20~30대 면접관을 투입하는 이유는 기존 잣대로는 더 이상 인재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고, 함께 일할 실무자가 나이 차이가 적은 후배를 뽑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원자들의 감성과 취향을 잘 알고 있는 MZ세대 면접관은 세대차이가 나는 간부급 면접관에 비해 지원자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실제로 입사한 뒤 이들과 가장 많이 소통하고 함께 일해야 하는 것은 이들 MZ세대 실무진인 만큼 업무 연결성 면에서도 이들을 면접관으로 활용하는 것은 꽤 의미 있어 보인다. 이밖에도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이들을 조직 문화에 적극 참여시키기 위한 방법들이 널리 확산될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피어 인터뷰’가 보편화되어 있다


구글, 아마존, IBM 등 세계 최대 기업에서는 ‘피어 인터뷰’가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구글은 ‘우수한 인재를 놓치는 것’보다 ‘뽑아서 후회할 사람을 잘못 뽑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구글은 5~6회에 걸쳐 진행할 만큼 인터뷰 과정이 매우 철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다른 기업들처럼 임원이나 팀장급이 면접관으로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한 직무의 팀원들이 직접 면접관으로 들어오는 이른바 피어 인터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피어 인터뷰(Peer Interview)란 채용 과정에 동료가 함께 일하고 싶은 지원자의 면접을 보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 일하는 것을 중시하는 구글은 이 같은 인터뷰 방식을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서 보통 직급이 높은 면접관이 인터뷰하는 것이 익숙하지만 외국에서는 동료 면접관이 인터뷰를 하는 게 흔한 모습이다. 오히려 동료로서 던지는 질문이 더 날카로울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실무 면접이 끝나고 인성 면접을 하는데 외국에서는 교차기능팀 인터뷰를 한다. ‘교차기능팀 인터뷰(Cross Functional Team Interview)’는 서로 다른 기술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협업했는지 질문하는 면접을 말한다. 예를 들면 기획, 디자인, 마케팅, 영업, 회계 등 다른 사람과 협력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이전 업무 경험에서 어떻게 협력 문화를 조성했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같은 직무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직무에서 일하는 사람이 함께 일할 때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인가 검증한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인터뷰다. 교차기능팀 인터뷰는 효과적인 의사소통, 적응성과 유연성, 다양한 관점과 전문 지식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MZ세대 면접관이 MZ세대에게 되묻는다


MZ세대 면접관 제도는 MZ세대 동료가 면접 과정에 직접 참여해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를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뽑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로를 알 수 있는 시간을 미리 갖는 것이다. MZ세대는 입사 후 1~2년 내 이직률이 가장 높다. 회사로선 좋은 직원을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하는 것도 그 이상 중요하다. 본인의 가치를 높은 연봉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도 MZ세대의 특징이다. 이들은 또한 소득원을 다양화해 여러 가지 일을 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기업에서 잇달아 피어 인터뷰를 추가하는 것은 지원자에게 훨씬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피어 인터뷰는 신입 사원의 컬처핏이 중요한 소규모 팀 기반의 조직에서 인기가 있다. 이는 또한 회사의 평판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채용 및 선발 과정에 많은 가치를 더해 기업이 지원자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을 얻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을 채용하라


“잘못된 사람을 뽑을 바엔 차라리 50명을 인터뷰하고도 아무도 뽑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기업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의 말이다. 전통적인 채용 방식에서 자신이 채용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모르는 면접관은 여러 가지 오류에 빠질 소지가 다분하다. 유능한 면접관조차 목적 없는 질문을 던져 지원자의 미래 성과를 전혀 파악할 수 없는 답변을 얻는 경우가 허다하다. 명확하지 않고 의도치 않은 편향에 사로잡힌 면접관의 피드백은 여러 팀원에게 전달되며 조직에 더욱 큰 악영향을 미친다. 지원자의 자질 중 성과 창출 가능성을 확실하게 알려주지 못하는 자질에 집중하면, 면접관은 왜곡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 
다. 비구조화된 채용 결정 회의는 ‘집단사고(Group-think)’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등 당시에는 옳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잘못된 결정을 하게 되는 여러 가지 ‘인지적 함정(Cognitive Trap)’에 빠지게 한다. 잘못된 채용 결정에는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다. 새로 뽑은 사람이 ‘적합한 자’가 아닐 때 최상의 결과는 그가 바로 그만두는 것이다. 아마존은 어떻게 채용을 하고 있을까?


1. 존경할 만한 사람인가?
베이조스가 손꼽은 첫 번째 채용 철학은, 채용 여부를 고려하는 직원이 존경할 만한 사람인가 살피는 것이다. 직원 수가 많지 않았던 사업 초기에는 베이조스가 직접 채용 과정에 참여했다. 그는 자신이 존경할 수 있는 인물만 채용했다. 특히 진실성과 리더십을 중요시한 베이조스는 이를 파악하기 위해 면접에서 어려운 상황에 대 
처하는 방식을 질문했다.


2. 조직의 평균 효율성을 높여줄 사람인가?
베이조스는 조직 성과와 이어지는 특별한 채용 철학을 갖고 있다. 아마존의 두 번째 채용 철학은 채용 기준을 계속해서 높인다는 것이다. 기존 직원들이 새로 들어오는 신입 사원들을 보며, ‘기준이 너무 높아졌어. 일찍 입사한 게 다행이야’라고 생각할 만큼,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줄 만한 사람을 채용해야 조직의 평균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3. 회사에서 슈퍼스타가 될 자질을 가진 사람인가?
베이조스는 신입 사원들이 회사를 재밌고 흥미로운 일터로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이런 이유로 직무와 관련 없더라도 독특한 경력이나 취미를 가진 지원자에게 관심을 보였다. 역동적이고 혁신적으로 분위기를 살리는 사람일수록 채용 확률은 높아졌다.
세계적인 기업의 조직 문화를 살펴보면 나이 서열에 따른 하향전달식 소통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MZ세대는 수직적 문화를 싫어하고 수평적 문화를 선호한다. 중년 면접관은 일방적이고 강압적으로 나이나 서열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원자들과 같은 세대인 MZ세대 면접관은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배려해주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매일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사람의 눈으로 지원자를 본다. 이는 채용 과정에서 매우 귀중한 관점이다. 피어 인터뷰는 앞으로도 면접 현장에서 많이 쓰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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