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만 하고 일어난다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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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만 하고 일어난다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24)
  • 뉴스앤잡
  • 승인 2023.10.2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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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저는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즐겁게 노시다 가세요.”

대기업 유통회사에 다니는 강 상무가 한창 흥이 오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쩐지. 또 9시가 됐구만!”

누군가가 타박하듯 말했다.

“그러게요. 신데렐라도 아니고 꼭 9시만 되면 저러신다니까.”

다른 누군가의 볼멘 소리에 순간 사람들의 웃음이 터졌다.

“네 죄송합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강 상무가 인사를 하고 옷을 챙겼다. 그 김에 게스트로 회식에 동참했던 나 역시 집이 멀어서 먼저 가보겠다는 핑계를 대고 강 상무를 따라 나섰다.

“상무님은 왜 매번 9시면 자리를 뜨시는 건가요?”

음식점 밖에서 강 상무에게 물었다.

“9시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술자리가 시작되니까요. 그래서 그 전에 나오는 거예요.”

강 상무가 빙긋 웃으며 답했다.

“그러니까 왜요? 상무님은 술 좋아하시고 잘 하시잖아요?”

“바로 그것 때문이에요. 저는 술도 좋아하고 잘 마시기도 하니까, 계속 남아있으면 분명 잔뜩 마시게 되잖아요. 그러면 저의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도 비추게 되고, 상대의 보고 싶지 않은 모습도 보게 되고, 여러모로 불편한 일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그렇게 취하고 흐트러진 모습으로 집에 들어가는 것도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한 일인 것 같아서, 가급적 안 그러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싶어서, 9시가 되면 늘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담담히 설명하는 강 상무의 눈빛이 빛나 보였다.

“도중에 간다고 서운해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죠?”

“뭐 서운해 하는 분들도 간혹 계셨지만, 늘 그러니까 이제 다들 이해하시죠. 지금이 80년대도 아니고, 회식자리에 끝까지 남아 다 토할 때까지 버티고 있어야 인정받는 건 아니잖아요? 즐겁게 식사하고 일찍 들어가서 가족들과 또 시간을 보내야죠. 저는 늘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제가 주관하는 회식에서는 더욱 철저히 그렇게 시킵니다. 제 후배들부터는 더 좋은 회식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싶어서요.”

자신감 있게 자신의 주관을 설명하는 강 상무를 보며, 왜 그가 큰 기업에서 최연소 상무에 올랐는지 이해가 되었다.

남자가 술을 마시는 이유는 여자가 쇼핑을 해야 하는 이유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래서 보통 일주일에 사나흘 정도는 술을 마시는 남자가 많다고 한다. 물론 술은 도피하고 싶은 현실과 직면한 문제들, 자신에 대한 불만족스러운 감정에서 잠시나마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서 꽤 유용하기도 하다. 하지만 술이 넘치면 실수하게 되고, 이는 자칫하다 치명적인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술김에 저지른 실수로 큰 낭패를 본 사람들, 셀 수 없이 많지 않은가? 그리고 술을 많이 마실수록 가정에 소홀해지게 되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술은 최대한 절제하는 게 좋다.

성공하는 남자는 도중에 일어설 줄 안다.

절제와 자기관리를 통해 불필요한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절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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