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학파와 학현학파를 통해서 본 병립의 어려움 [허재완의 시선](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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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학파와 학현학파를 통해서 본 병립의 어려움 [허재완의 시선](7)
  • 뉴스앤잡
  • 승인 2023.10.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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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두 길이 있었지.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택했고, 그것이 모든걸 바꾸어 놓았네.’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이라는 로버트 프로스트(R. Frost)시의 한 구절인데, 인생은 어찌 보면 삶이라는 갈림길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선택의 연속이라고 느껴진다.

프로스트처럼 익숙하지 않고 낯선 길을 선택하는 것은 첫 눈을 밟는 뽀송함을 느낄 수 있는 묘한 쾌감과 동시에 낯선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다수의 사람들을 따라가는 것이 결코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음에도 우리는 이따금 익숙하고 편안한 선택을 강요하기도 하고 이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잠시 현실 세계로 눈을 돌려보도록 하자.

 

우리나라 경제 정책은 크게 서강학파와 학현학파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서강학파는 ‘선성장 후분배’을 주장하면서 1970년대에 수출주도형 성장모델의 이론적 기반을 완성해 한국의 고도성장을 기획했던 서강대학교 교수 출신 경제관료 집단을 지칭한다. 1997년 11월 발생한 IMF 외환위기 이후 소득 재분배와 균형적인 경제 발전을 강조해 온 故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의 경제학 이론을 따르는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들의 학파인 학현학파가 본격적으로 등장하였다.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서강학파와 학현학파는 우선순위와 프로세스에서 차이가 있을 뿐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고 본다. 이를 이분법으로 구분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이제부터 동양의 사유체계(思惟體系)를 설명할 때 쓰는 개념인 이분법적 사고 혹은 직선적 사고와 대립되는 개념인 근본이 원으로 돌아간다는 원환적 사고가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해 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없어지는 그 모든 것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더 거시적이며 남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통해 인본주의에 관심이 필요한 세상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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