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 부서 간에도 어느 정도 권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당한 상황을 모두 인정하고 늘 이에 굴복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시만 하는 사내 갑부서와 협업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효과적인 대응책을 살펴봅니다.

<실제 사례 연구>

각 기업은 사업장 내 안전 규칙을 강화하고 환경 이슈에 대한 대응으로 업무량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의 기업에서도 환경 안전팀에서 연구소 지원 부서에 강화된 환경 안전 관련 현황 파악과 대응 방안 마련을 요청합니다.

“김 프로님, 정부의 지침에 따라 강화된 환경 안전 관련 실태를 조사해야 합니다. 연구소가 보유한 설비 및 소재에 대한 안전성 진단을 사내 갑(甲) 부서에 원하는 것을 위한 실태 조사니까 기한 내에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김 프로는 지난번에 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건 지난번에 전수 조사를 해서 보고한 적이 있는데요.”

하지만 환경 안전팀 담당은 다른 내용이라고 말을 해서 담당이 보낸 이메일을 확인해 봅니다.

환경 안전 관련 실태 조사 보고서 작성을 위한 현황 파악입니다. 그동안 보고한 내용과 같은 내용입니다. 파워포인트로 정리해서 내부 관리를 잘하고 있는 내용인데 한글(HWP) 파일로 새로 작성해야합니다. 내용은 기존 자료를 참고하면 크게 문제 될 것 같지 않지만, 문서 작업을 하려니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연구소가 제출이 늦었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기한 내에 제출합니다. 밤을 새우며 작업을 한 것입니다. 다음 날 자료를 받아 본 환경 안전팀에서 다시 피드백이 왔습니다. 직접 수정해도 될 것 같은 사소한 지적이 몇 개 있었습니다. 화가 난 김 프로는 환경 안전팀 담당에게 전화를 걸어 한마디 합니다.

“그쪽 팀에서 그냥 몇 자 수정하면 될 것 같은데 다시 수정해 달라는 말인가요? 내용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요. 그럼 환경 안전팀은 무슨 일을 하나요?”

“우리 환경 안전팀도 얼마 전 팀원이 퇴사해서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환경 안전 업무를 피하는 거 아시잖아요. 책임만 많은 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리 쪽도 사람이 없어 힘들어 죽겠어요. 다시 작성해서 보내주세요.”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사내에서 이런 일은 종종 생기게 됩니다. 일 처리를 꼼꼼히 해서 피드백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사소한 수정은 직접 해도 무리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관련 법규에 따른

일이다. 정부의 지침이다. 감사에 걸린다. 사장님 지시다.’ 등 고압적인 자세로 요청하는 경우는 난감해집니다.

업무 요청을 하는 편에서 잘해야 일이 수월해지고 협업이 잘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업무를 요청할 때는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업무 요청은 직접 대화를 통해 설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메일이나 공문으로 요청을 하더라도 구두로 핵심 내용을 재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단한 통화 혹은 시간적인 여유가 되면 일 대 일 대면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메일을 보낼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 보세요. 업무 협조 요청을 할 때는 ‘○○님 특별 지시’ 등과 같이, 상사나 혹은 권력이 있는 누군가의 세력(勢力)을 빌어 위세를 부리는 듯한 표현은 삼가야 합니다.

다음으로 받아 보는 사람 즉, 업무요청을 받는 사람이 궁금할 부분을 생각해 보세요. 예상되는 질문이나 이슈에 대해 미리 준비한 다음 안내하기 바랍니다. 그런 다음 요청하는 결과물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해 주세요.

특히, 아웃풋 이미지(결과물)를 예시로 들면 좋습니다. 작업에 필요한 자료를 공유합니다. 기존 자료 등 참조할 자료, 또는 전문가 추천 등 작업에 도움이 될 정보를 최대한 제공합니다.

더불어 구체적인 업무의 범위 및 마감일을 공지합니다. 단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업무 담당으로부터 요청을 받고 작업할 시간이 없을 때는 상황을 공유합니다. 그런 다음 급한 업무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 후 구체적인 요청을 합니다. 즉, 업무를 요청하는 담당자가 요청 문서를 준비하고 내부 결재를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정작 중요한 작업자에게 시간을 확보해 주지 않는 것은 가장 좋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이 작업을 해야 한다면 문서 작성을 위한 가이드를 명확히 주세요. 양식을 활용해서 내용만 채우면 될 정도의 수준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양식을 전달한 경우에는 취합하는 부서가 다시 편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업무는 지시하는 쪽에서 명확하게 이해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협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협업을 요청하는 쪽에서 분명하게 해야 피드백의 수준도 만족할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타부서에 업무 협조 요청을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순서에 따라 진행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