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들의 지혜를 지렛대로 슬기로운 생활을! [천기덕의 천기누설](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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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들의 지혜를 지렛대로 슬기로운 생활을! [천기덕의 천기누설](43)
  • 뉴스앤잡
  • 승인 2023.07.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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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주도(用意周到)와 무사안일(無事安逸)의 선택지

성공이나 처세에 관한 경구(警句)는 참으로 많다. 그중에서도 성경과 서양의 소크라테스, 동양의 공자, 역사와 문학을 아우르는 사마천, 성리학자와 자수성가한 위인들이 단연 돋보인다.

용의주도(用意周到)함이란 어떤 일을 할 마음이 두루 미쳐 빈틈이 없음을 뜻한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어 늘 부족함이 없는지 되짚어 보는 마음을 견지하는 것이다. 챔피언이 항상 어떤 도전자든지 맞이할 자세를 지녀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정상에 오르면 비바람이 더 거세다. 그대로 무사안일한 해이에 빠지면 곧 추락하게 된다. 2가지의 함의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의 용의주도한 의지가 희석화되기 쉽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것은 이미 과거지사로 다루어야 할 과제가 더 새롭고 무거워지고 치열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세종대왕이 늘 강조한 「가전충효 세수인경」 (家傳忠孝 世守仁敬' “충효를 가문에 전하고, 어질고 공경하는 정신을 지키도록 하라.”)과 같은 것이다.

 

이 어필(御筆)은 마음의 준비가 철저하게 갖춰져 있지 않으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기 어려워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마음으로 상대방을 존중해 줄 때 자신도 존경받을 수 있다. 일종의 마음 품앗이에서 진솔한 교류가 이뤄지고 새로운 창의가 아니면 선택받기 어렵다. 나의 수양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마음 얻기‘, 공감을 얻는 일은 급변하는 환경으로 인해 점점 더 어려워졌다. 용의주도한 준비가 더욱 절박하게 요구되는 이유이다.

 

약관 22세에 왕좌에 올라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두루 구하며 경청하고 배우는 진솔한 경연(經筵)은 살아있는 학습의 장으로 지혜의 발상지였다. 겸손한 경청은 지혜를 모으는 사고의 융합과 탐험적 지식의 창출과 공감을 자아낸 으뜸 덕목으로 신의 한 수가 되었다. 20세에 쓴 율곡 선생의 자경문을 보면 운명개척자의 철저한 마음 자세와 용의주도한 의식 수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여덟 가지를 살펴보면 ①입지(立志, 성인이 되려는 마음가짐)

②과언(寡言, 마음이 안정된 사람은 말이 적다) ③정심(定心, 마음을 안정되게 가다듬는 것) ④근독(謹獨, 홀로 있을 때 언행과 몸가짐을 조심) ⑤독서(讀書) ⑥소제욕심(掃除慾心, 재물욕, 명예욕을 경계함) ⑦진성(盡誠, 정성껏 일함) ⑧정의지심(正義之心)이다. 철저한 자기 수양으로 준비된 사람이 되는 것이 최우선이다. 굳건한 마음가짐과 정성을 다하는 행동으로 올바른 일을 하려는 모범적 마음 자세가 선명하게 엿보인다.

시작이 반이란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목표의식을 가지고 시작하라 (Begin with the end in mind.)‘는 스티븐 코비의 생각도 준비의 결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올바른 일을 정하고 둘째 그 일을 본질에 따라 충실히 바르게 제대로 하는 것이다. 이것은 대학 3 강령 실천방안인 8 조목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①격물(格物,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여 궁극에 도달, 관련 지식을 명확히 관통) ②치지(致知, 다가가서 집중하여 실체를 규명하여 제대로 알도록 통달함)

③성의(誠意, 참된 것으로 생각대로 정성을 다함) ④정심(正心, 마음을 바르게 삶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음) ⑤수신(修身, 자기계발로 인격수양)인데 이것들은 모두 수기과정(修己過程)의 도덕적 실천방안을 정립한 것이다. 그다음 3가지 조목은 치인과정(治人過程, 사람을 다스리는 리더 과정)의 실천방안으로 정치사상(政治思想)이다. 그것은 ⑥제가(齊家, 집안경영) ⑦치국(治國, 국가경영을 활기차고 생명을 보호하고 살리는 일) ⑧평천하(平天下, 온 누리 경영)이다.

치(治)는 보호하고 살리는 것이 어원이니 헌법정신, 건국 정신인 홍익인간과 광명 개천의 재세이화(在世理化)와 궤를 같이한다. 네가 있는 세상을 이치에 맞게 깨우쳐 변화시키라는 사명이다. 작게는 이웃 사랑이요 크게는 인류 사랑이다. 도산 선생의 애기애타와 불가의 자리이타와 맥락을 같이한다. Steve Jobs가 세상을 떠나기 전 병상에서 당부한 말도 사랑이 들어 있다. 자신을 잘 대하고 타인을 소중히 여기라는 고백이자 부탁이었다.

 

자기 절제는 정의, 지혜와 함께 플라톤의 국가론의 기둥이며 나폴레옹 힐의 <성공의 법칙 (Think and Grow Rich)>에도 나온다. 소크라테스 공자, 성경에 절제와 겸손으로 용의주도함을 강조하고 있음은 보편적 중요성을 띠고 있다는 증표로 보인다. 세네카도 ’행운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일어나는 것‘이라고 갈파하였다. 4차 산업혁명으로 초 불확실성의 미래가 더욱 빨리 다가오는 현실은 용의주도한 준비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란 말은 그만큼 응변성을 갖출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시간 경과에 대한 변화의 기울기가 수직에 가까운 세상이다. 변화가 곳곳에서 번개의 속도로 일어나기 때문에 상황에 다른 대처, 시나리오 경영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가치를 발한다. 왜 그 옛날 현자, 성인들은 한결같이 용의 주도함, 겸허한 자기 절제를 강조했을까. 인간은 노력을 아끼는 게으른 관성, 타성(Inertia)에 빠지기 쉬우니 스스로 경계한 선견자의 현명한 안목이다.

 

타성은 나락을 유발하는 암(cancer)과 같은 존재이다. 오마하의 현인(Oracle of Omaha)이란 별칭을 가진 워런 버핏은 3가지 암적 존재 중 첫째로 ’거만 (Arrogance)’을 꼽았다. 역사적으로 기업, 가문, 국가의 흥망성쇠에서 ’무사안일 Complacency)‘이 나락의 공통점이다. 그렇게 반복되고 확연히 증명되었음에도 끊이지 않으니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이 참 어리석기도 하다. 그것은 욕심이 들어 있기 때문이고 물욕이든 권력욕이든 욕심은 복수를 수반한다.

 

’성찰하지 않는 삶은 가치가 없다‘는 ’테스형‘님의 일갈을 되새겨 보자. 인간이 늘 준비된 상태(Ready-set-go)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평범한 노력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 때 무사안일에 빠지면 그 결과는 뻔하다. 고난을 당연한 수련의 장으로 삼아 성장과 개선의 과정, 지금을 즐기자. 고난을 극복하면 역량이 배가되고 또 곧 지나간다. 용의주도한 준비의 장으로 삼느냐 무사안일의 해이에 안주할 것인가? 그것은 우리의 선택지다.

성현들의 지혜를 지렛대로 슬기로운 생활을 영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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