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될 것인가! 짐(load)이 될 것인가! [천기덕의 천기누설](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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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될 것인가! 짐(load)이 될 것인가! [천기덕의 천기누설](41)
  • 뉴스앤잡
  • 승인 2023.06.1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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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과 힘은 자음 하나 차이다. 집과 빚은 자음을 맞바꾸기 관계다. 집이냐 빚이냐 말도 많았던 그 소동의 결론은 모두에게 짐(load)이 되어 과도한 세금과 허무만 남은 꼴이 되었다. 남는 것이 업적이다. 힘(Energy)이 되는 효익을 거두지 못하면 위선적 미사여구도 궁색한 변명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평가는 남들이 해 주는 개관사정이다. ‘현재 가치(NPV)’ 할인 대신 현가 할증의 ’미래가치‘극대화에 정성을 쏟자. 근거없는 자랑과 관성적 사고는 수명이 짧다.

 

3년, 30년, 300년 뒤의 나, 우리, 우리나라를 바꾸려면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까. 거꾸로 30년 전 1993년 6월 7일 이건희 회장은 프랑크푸르트에서 필사즉생 절치부심(切齒腐心)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라는 신경영 선언을 되새김 해보자. 그것은 벽을 허물고 탈규제 탈 국지성을 뛰어넘는 파부침주(破釜沈舟) 세계화의 생존전략이었다. 타성을 깨는 일로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 앉힌다」는 생사결단의 결의였다.

 

환골탈태를 하지 않으면 영원히 기어 다니는 종신 운명이 된다는 것을 간파한 선각자였던 것 같다. IBM도 그해 3월에 New IBM을 기치로 내건 일대 대변신을 시작하였으니 필연이었나 보다.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발을 내디딜 때도 그 출발은 IBM이었다. 또 전사적 대 변신의 시작도 같은 시기였고 루 거스너와 이건희 회장은 1942년생 귀재들이니 묘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 그 기업가적 DNA도 사표로 삼고 있는 것 같다.

더군다나 사업의 골격인 전사적 SCM(공급망 관리)은 내가 뉴욕 본사 일을 맡게 되었을 때 대변혁의 하나로 전설적 전략을 삼성이 벤치마킹하였고 동양에선 유일한 5위권까지 부상하였다. 변화의 원천은 호기심이다. 조그만 검은 물체 저것이 사업이 될까? 몇 번 상을 받는 것을 거절하다가 뉴욕에서 처음 목격하게 된 반도체가 눈에 띄자 이병철 회장에게 스친 생각이다. 시계를 300년 전으로 더 돌려 1776년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을 보자.

 

1759년 <도덕 감정론>이 17년 먼저 나왔다. '공감(共感)'의 원리(the theory of Sympathy)가 자유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국가의 부가 극대화된다는 것이 요지다. 국부론은 산업혁명을 촉발하였고 대량생산은 질의 개념을 태동시켰다. 그 진면목의 질 경영이 1993년 3월 IBM, 6월 삼성에서 시작한 것이다. 상상력이 풍미하던 18세기, <순진함의 전조>에 나오는 그대로다.

 

‘손바닥에서 무한함을 쥐고‘, 이것이 실현된 것이 2007년 ’i-폰‘이다.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데 20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상상력, 공감력, 창의력은 연결의 힘으로 기적을 낳아 인류의 삶의 터전이 논밭, 공장, 책상, 무릎, 손바닥으로 이동하였다. 도덕 감정론에서 국부론으로 소학에서 대학으로 이어진 것은 그 맥이 같다. 먼저 인격도야로 된 사람을 바탕으로 학문과 인간관계, 경세제민으로 발전한 점이다.

 

대학 8조목 뒷단의 3가지 (제가 치국 평천하)가 치인 과정인 것은 그 맥을 같이한다. 治(치)는 살리고 보호한다는 것이 어원이다. 잠깐 들리는 인생 후손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우리의 정성과 노력을 쏟아 그들에게 힘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시대의 물줄기를 바꿀 때 ’what if’의 시나리오를 수없이 거쳐 ‘why not’을 통하여 실행된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JAL항공사, 거대 공룡 IBM, 애플도 2년 반 만에 재건하여 살아났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기적이다.

 

왜 초우량 기업이 도산 직전까지 갈까. 공통점은 ‘무사안일’의 안주하여 변하지 않으려는 관성과 타성 때문이다. 30년 뼈를 깍는 삼성의 바뀐 점을 살펴보면 자명하다. ①시총은 200배로 성장하였다. 단순 계산으로 30년간 매년 평균 7배의 성장을 이루었다. 대통령 임기 5년을 대입하면 35배 성장할 수 있다. ②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의 아이콘으로 등극하는 저력을 보였다. ③질 위주의 완전 변신으로 체질을 강화하였다.

 

의식의 변화와 가차 없는 실행으로 반드시 그 표본을 능가하는 기염을 토하여 ④청출어람을 이루었다. 학문과 기업의 성장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다. 나아가거나 퇴보한다. 모험이 유일한 시금석이 될 때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나는 어느날 독서 토론회에서 ‘장미가 하는 말, 나 가시밭에서의 즐기는 삶을 산다우’라고 했더니 모두들 빵 터졌다. 어렵고 힘들고 어두운 곳에서 웃으면 더욱 밝게 드러난다.

 

⑤겨자씨 마음자본 mindset의 내재화 문화다. 작은 씨앗이 발아하면 무서운 힘을 낸다. 씨가 싹을 틔우면 자기 질량의 20만 배의 힘을 발휘한다니 일취월장의 결과는 상상을 초월해 헤아리기가 어렵다. ⑥바꿔야 할 대상은 ‘나’부터다. 불확실성이 넘치는 가운데 ’나 자신‘이 가장 신뢰성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공감을 얻고 대의가 확보되면 협업과 민첩한 행동이 가능하다.

 

⑦왜 변화해야 하는가. 당위성은 세상의 변화 때문이다. 변화를 수용하는 것을 넘어 예측, 대비, 즐기고 리드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겠다. 지난 시간의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지 않았다면 국민소득 3만 불도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유(思惟)의 틀을 깨는 태도 (attitude)와 의식을 완전히 쇄신할 시점이다.

 

그것은 각자의 훈육(discipline)에서 출발한다. 태도도 훈육도 100점 짜리 단어이다. 나와 대한민국, 그 후손을 위해 바람직한 공동체 관계구축은...

一日學 一日進 (배워서 나아가고)

一日變 一日新 (변하고 새로워져)

一日新 一日長 (새로움으로 자라나고)

一日練 一日熟 (훈련하여 익어 간다)

 

힘이 될 것인가 짐(load)이 될 것인가. 나 자신의 짐 (load)을 충실히 감당하여 우리 모두 Lord(경 卿, 귀한 귀인)가 되어야 하겠다. 지금 여기서 힘이 되는 모든 방법을 궁리하고 더 가치를 발하도록 미래 이력서(10년 30년 300년...)를 써보면서 정성을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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