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부서 간에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때 풀어나가는 방법 [유경철의 자기경영](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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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부서 간에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때 풀어나가는 방법 [유경철의 자기경영](75)
  • 뉴스앤잡
  • 승인 2023.08.0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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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 내에서도 때로는 부서 간 경쟁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 경쟁하는 부서 간에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팀의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전사적인 차원에서 볼 때 매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다른 부서가 우리 부서를 도와줄 수 있도록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실제 사례 연구>

P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팀원들은 아직 해외 사업 경험이 부족하고 외국어 능력 등 글로벌 역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CEO는 인사 담당 임원에게 글로벌 인재를 키우라고 지시합니다.

인사 임원은 사장의 지시를 받고 인사팀장과 교육팀장을 부릅니다. 두 팀이 협업해서 방안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두 팀장이 잘 협업해 줄 것을 믿지만 책임 여부를 명확하게 해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에 대한 주체를 교육팀장으로 정하게 됩니다.

업무 지시를 받은 교육팀장은 고민하게 됩니다. 과연 ‘글로벌 인재란 무엇인가? 글로벌 역량을 어떻게 키우지? 그동안에 해 온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많은데 또 무엇을 해야 하지?’ 이와 같이 다양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교육 담당자로서 20년 경험이 있지만 ‘좋은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믿음이 있는 팀장이라 인사팀장을 찾아가서 협의합니다.

 

“팀장님, 우리 회사에 글로벌 인재 명단이 있으세요?”

다짜고짜 ‘글로벌 인재 명단’이라는 표현을 들은 인사팀장은 살짝 당혹스러웠지만 차분하게 대답합니다.

“지난번에 교육팀에서 역량 기반 교육을 한다고 할 때 분석해 둔 자료가 있지 않으세요?”라고 오히려 교육팀장에게 반문합니다. 교육팀장은 사내에서 관리 중인 핵심 인재 풀(Pool)을 공유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인사팀장은 핵심 인재 명단은 비공개 자료라 절대 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해외사업을 하는 부서 전체 명단은 줄 테니 업무와 관련된 사람을 선별하여 교육을 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을 냅니다. 교육팀장은 당황스럽고 협조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조직 생활을 하면서 업무를 위해 협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요청하는 사람과 요청받는 사람은 처지가 다를 수 있겠지요. 따라서 이런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협업이 어려운 이유, 즉 장벽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대응해야 합니다.

협업에서는 ‘자신이 다른 부서를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부서가 도와줄 수 있도록 끌어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조직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고유 업무가 있기에 시간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여유롭지 않습니다. 누구나 시간적인 여유는 없이 바쁘고 피곤한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부서가 함께 하는 일이나 다른 부서가 요청하는 일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협업 장벽 (그레이 존, Gray Zone 업무 분장이 애매한 중복 영역)과 업무 처리에 대한 태도’를 점검합니다.

여기서 교육팀장과 인사팀장에게 제안하고 싶은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교육팀장은 인사팀장이 비협조적인 이유를 찾아봅니다. 그런 다음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교육팀장은 먼저 인사팀장이 비협조적인 이유를 찾아봅니다. 혹시라도 그동안 자신이 인사팀에 대한 지원 업무를 소홀히 한 적은 없는지도 돌아봅니다. 또한, 인사팀장은 공통 업무에 대해 처리하는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협업을 어렵게 하는 장벽은 4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협업을 방해하는 장벽은 NIH(Not-Invented-Here) 장벽, 독점 장벽, 검색 장벽, 이전 장벽으로 분류됩니다.

NIH 장벽이란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려고 하지 않는 현상입니다. 즉, 폐쇄적이며 자기 부서나 자신에게만 의존하려는 경향입니다.

독점 장벽이란 승진, 인센티브 관점에서 상호 경쟁을 해서 정보를 독점하고 협업하고 싶어 하지 않는 현상입니다.

검색 장벽이란 정보의 비대칭성을 가져오게 됩니다. 즉, 물리적인 거리와 공간의 문제로 정보 자체를 얻기 어려워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전 장벽이란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수준이 되지 않아서 지식이나 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례에서 인사팀장은 독점 장벽에 빠져 있다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내용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물리적 거리가 멀어 비협조적인 것도 아니며, 폐쇄적이라고 보이지도 않습니다. 다만 승진 등 내부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해 협조를 해 주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상황을 조율해나가야 할까요? 먼저 협업 장벽을 허물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인사팀장은 개인적으로 승진이나 인정의 욕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사장님께서 관심이 있는 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데 교육팀장에게 기회를 준다고 느끼면 협업을 소극적으로 하게 됩니다. 기획 회의를 같이하고, 이후 상무님과 사장님 보고를 같이하는 형태로 제안합니다. 그런 다음 기여도에 따른 인정을 해야 합니다.

인사팀장은 고쳐야 할 태도가 많습니다. 특히 중복업무에 대해 더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또한, 인사 임원도 그레이 존의 업무에 대해 지시할 때 유의할 사항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업무에 대한 상위 리더의 태도가 협업에 매우 중요한 해결책입니다.

상위 리더는 명확한 업무 범위와 책임을 정해 주고 권한을 위임해야 합니다. 더불어 수시로 미팅을 통해 경과를 확인하고 협의 중인 사항을 확인하며 필요한 지원을 합니다.

앞서 살펴본 상황에서 인사 임원은 교육팀에 업무를 위임할 때 협조가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 확인하도록 지시하고, 협조가 필요한 사항은 직접 확인하며 필요한 부서의 협조를 구해 주는 등 교육팀장이 업무를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서별 고유 업무 내용에 대해서는 각 팀장이 권한을 갖고 수행하지만, 그레이존 업무를 처리할 때는 두 업무를 총괄하는 상위 리더가 챙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본 과제는 CEO의 관심 사항이라는 점에서 더욱 협조적인 일 처리가 필요하며, 두 팀장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결국 인사 임원을 포함한 3명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인사팀장이 상위 조직의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위 조직장의 관점에서 일해야 합니다. 즉, 인사팀 업무나 교육팀 업무는 인사 임원의 일이라는 생각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합니다. 오히려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교육팀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특히 두 사람은 ‘승진 라이벌’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인식할 정도로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먼저 도움을 주는 사람이 더 좋은 평판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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