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요? 아니 그런 식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요?”
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넒은 인맥을 자랑하며 탄탄히 성장해가는 철강회사 김 팀장이 눈을 번쩍 뜨며 묻는다.
“정말이라니까! 내가 아주 황당해서 혼났다고. 나도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으니까.”
한창 이야기를 하던 조 상무의 목소리에 확 생기가 돈다.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그걸 그냥 놔두셨어요?”
김 팀장이 앞으로 몸을 당기며 다시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 우리 직원도 아닌데 함부로 뭐라 할 수 있나? 그냥 나중에 그 놈 상사 만나면 귀띔 정도 해줄까 생각하고 말았지.”
조 상무가 답했다.
“에이! 그런 놈은 그냥 그 자리에서 확 혼을 내줘야 하는데 말이죠. 아쉽네요.”
김 팀장이 과장된 액션까지 취해가며 말했다.
“됐어 됐어. 괜찮아 그런 놈 말고도 신경 쓸 일이 천지인데 뭘.”
손사래를 치는 조 상무의 얼굴이 밝다. 아마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반응도 재미있게 해주는 김 팀장 덕분에 대화가 즐거워서일 것이다.
“팀장님은 어떻게 그렇게 얘기를 잘 들어주세요?”
자리를 마치고 나서면서 김 팀장에게 물었다.
“저요? 에이 별말씀을요.”
김 팀장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김 팀장님과 이야기하면 다들 엄청 즐거워하시잖아요. 저 그런 경우 많이 봤는데.”
내가 다시 말했다.
“하핫, 그냥 뭐, 잘 들어드리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팀장님은 다른 분들이 하신 말씀 또 해도 똑같이 재미있게 들으시는 것 같아요. 지겨운 티도 안 내고.”
“아 네 그렇죠. 한창 신나서 얘기하시는데 ‘그거 지난 번에 다 들었습니다’ 이러면 얼마나 김 빠지겠어요. 그러니까 재미있게 듣는 거죠. 그리고 저는 기억력이 나빠서인지 자꾸 잊어서, 들은 얘기 또 들어도 똑같이 재미있습니다. 하하!”
김 팀장이 호탕하게 웃었다.
누구나 김 팀장을 좋아한다. 그는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꼭 말하는 사람과 눈을 맞추면서 집중하고 몰입한다. 그래서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굉장히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아무리 재미없다는 평가를 듣는 사람도 김 팀장 앞에만 가면 일등 이야기꾼이 된다. 김 팀장이 잘 들어주고 적절하게 재미있는 반응도 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두가 좋아하는 김 팀장, 그의 회사생활이 얼마나 성공적일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대화가 즐거운 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들 중 대부분은 말을 재미있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들어주고 반응을 잘해주는, 즉 리액션이 좋은 사람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이야깃거리가 떨어지면 재미가 없어진다. 그리고 아무리 재미있는 사람도 계속 이야기하면 슬슬 지겹고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리액션이 좋은 사람은 잘 들어주고, 어떤 이야기가 나와도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 그래서 리액션이 좋은 사람과의 대화가 더 즐거운 것이다. 남들에게 대화가 즐거운 사람으로 기억되려면 리액션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리액션이 좋다.
그는 자신과 나누는 모든 대화를 마법처럼 즐겁게 만든다.
잘 듣고 적극적으로 반응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