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제창 서일대 총장, 세상을 보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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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제창 서일대 총장, 세상을 보는 지혜
  • 서설화 기자
  • 승인 2019.10.24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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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가 가치있는 세상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우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누구인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런 본질적인 의문을 던지며 진로고민을 하는 순간이 있다.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대학교 취업 전, 직장생활 3년 이내, 40세 전후, 60세 전후! 진로정체성의 혼돈을 겪게 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불안, 좌절감, 자책감, 무기력, 우울증 등이 나타난다고 한다.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 작은 바람에도 갈대처럼 휘청거리며 중심을 잃어버리곤 한다. 지금 이 순간, 이들을 위해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멘토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 우제창 서일대학교 총장, 그를 멘토로 삼아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며 삶의 지혜를 배워보고자 한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성장을 꿈꾸는 그대에게!

“초등학교 4학년에서 5학년 되는 사이에 도서관이 생겼는데 책이 500여 권 있었어요. 제가 도서위원을 자원해서 500여 권을 그때 다 읽었어요. 만화책, 소설책, 동화책 등 가리지 않고 읽었죠. 저를 끌고 가는 힘은 책이 아닌가 싶어요.”

우제창 총장은 맨 위에 누나가 있고, 다섯 명의 형들이 있는 칠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국문학, 역사학, 법학, 교육학 등을 누나와 형들이 전공하여 전공 서적들이 집안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었다. 굳이 책을 사지 않아도 손에 책이 그냥 잡히는 상황이었다. 역사책은 한자로 되어있었는데, 그는 옥편을 찾아가면서 책을 읽었다. 어린 시절의 독서가 그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책에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 책을 통해 수많은 위인의 삶을 만날 수도 있고,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도 있다. 삶 속에서 맞이하는 고난의 순간, 책을 펼쳐보는 것은 절망의 굴레에서 빠져나오는 지름길이 된다.

 

서로를 향한 작은 관심

“형들이 다섯 명이니 한번 잘못하면 대가가 만만치 않아요. 눈치도 빨라야 하고 말도 행동도 함부로 하지 않아야 했어요. ‘이럴 때는 이런 표현을 하니 칭찬받는구나.’라는 것을 알고 칭찬받도록 말과 행동을 했죠. 그런 환경에서 성장한 것이 축복이죠. 이런 걸 빨리 알아차렸으니 제가 안녕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됐어요. 저보다 앞서간 형제들이 똑똑해서 얻어들었거나 주워 담은 과실에 영양분이 많은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 형제들이 많아서 가정은 이미 작은 사회나 다름없었다. 가정 안에서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하니 어떻게 처신하는지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학창시절 교우관계도 원만하여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는 방법은 상대방에 대한 작은 관심과 배려에서 출발한다. 대인관계에서 어떻게 하면 칭찬을 받는지, 어떻게 하면 불협화음을 일으키는지,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지 등을 기억해 두고 활용해야 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항상 고전 속에서 삶의 원리가 있어요. 저도 가끔은 연설을 하면서 고전 속의 원리를 인용해요. 너무 눈앞에 있는 가치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추록자 불견산(追鹿者 不見山), 확금자 불견인(攫金者 不見人)’은 ‘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하고, 돈을 쫓는 자는 사람을 보지 못 한다’라는 의미예요. 너무 눈앞에 있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먼 데까지 가야 할 로드맵을 봐야죠. 미래를 위해서 산과 사람을 보는 것을 교육해야 합니다. 너무 가까운 것을 쫓으면 인생을 슬기롭게 살지 못하죠.”

그는 눈앞에 있는 것에 연연하여 소탐대실하기보다는 전체를 보려고 노력하며 사람을 가장 중시하는 편이다. 사람보다 돈에 가치를 두면, 어리석은 처신이었음을 깨닫고 뒤늦게 후회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슴보다 산을, 돈보다 사람을 보는 가치관을 뿌리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선택의 순간, 산과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지라도, 사슴과 돈을 선택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좋은 관계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우리 직원들은 저를 어려워하지 않아요. 직원들과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고 해요. 격의 없이 지내는 걸 좋아해요. 구성원과도 격의 없이 지내려고 애를 써요. 안 그러면 총장한테 오지 않거든요. 나만 외롭고 심심하죠.”

서일대 호천관의 엘리베이터 앞, 우제창 총장에게 명함을 건네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뉴스앤잡’이라는 신생 신문사에 대해서 ‘무슨 신문인지 언제 만들었는지’ 묻거나 따지지도 않았다. “아 그래요. 그럼 해야죠.”라는 우제창 총장의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총장’이라고 하면 권위적인 모습을 상상했는데, 특유의 관대함과 친화력으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기 위해서 관대함이 필요하다.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상대방을 최대한 도와주려고 노력해보자. 주변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는 계기가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

 

진정한 리더는 비전을 제시한다!

“총장은 대학의 중요한 결정을 하는 위치예요. 재직하는 동안 서일대학교가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변화의 속도나 폭에 따라서 개선, 개혁, 혁명 등의 용어를 달리 쓰죠. 개선의 속도가 길어지다 보면 언젠가 개혁이 되어있겠죠. 학교의 모든 걸 갑자기 바꾼다면 구성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거예요. 제가 추구하는 바는 ‘가랑비에 옷이 젖듯’ 개선이 개혁으로 가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나중에 학교에 대한 평가가 좋아져 있으리라 믿어요. 구성원이 함께 노력하면 될 거예요.”

우제창 총장은 진리와 원칙을 고수하는 오랜 습관에서 믿음직스럽고 정도를 걷는 이미지가 형성된 듯하다. 서일대학교를 이끄는 리더로서 ‘내 사람으로 만드는 비법’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구성원들에게 어제 오늘 내일이 같은 비전을 제시한다면, 그것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되어야 내 사람이 된다고 전한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관성 있게 제시하고, 솔선수범하여 함께 추진해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가정, 그 화목함에 대하여!

“대학교 1학년 때 캠퍼스 커플로 아내를 만났어요. 대학 때는 집사람이 시험기간에 요약 정리한 걸 잠깐 얻어 보고 시험을 치르곤 했어요. 아내를 만난 지는 45년이 넘었고, 결혼한 지는 40년이 다 되어 가네요. 세계에서 유명한 폭포 3개를 보여주기로 약속했는데, 아직 빅토리아 폭포를 보지 못했어요. 언젠가 같이 보러 가야죠.”

우 총장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아내와 함께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든 사진을 올릴 정도로 친근하게 지내고 있다.

“아이들에게 학원이나 과외 시킨 적이 없어요. 대신 아이들 방은 최상으로 꾸며주었어요. 성적 떨어지면 오디오 사주고 책상 바꿔주고. 자기 방이 가장 편안한 방이 될 수 있도록 꾸며줬어요. 그랬더니 오히려 자기 방에서 공부하는 시간을 즐기게 됐어요. 자식들을 온실의 화초로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금수저 집안에 태어난 자식들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 총장은 자녀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여 주었다. 부모의 도움을 받거나 사교육의 힘을 빌리기보다는 혼자 힘으로 성장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부부는 서로 힘들 때 도와주는 존재이며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맞춰주면 좋다. 자녀에게는 부모의 간섭, 통제, 지시에 길들여지기보다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의 불씨를 남기는 일

“좋은 성적을 내는 학생이 두 부류가 있어요. 내가 얘기한 걸 그대로 달달달 외워서 쓰는 복사기 스타일, 아니면 강의주제를 공부하며 다른 책도 살펴보고 교수가 원하는 답을 쓰는 학생도 있죠. 지금도 만나고 있는 제자가 후자였고 눈에 띄는 학생이었어요. 성격이나 성적도 좋아서 이끌어줄 테니 대학원에 오라고 했죠. 그때 그 학생은 공부할 뜻이 없다고 해서 제가 배반을 당했죠. 지금은 교육 사업을 잘하고 있어요. 그 제자는 자기를 철저하게 믿어주고 높게 평가해주는 은인으로 저를 생각해요. 전 원래 그 제자가 좋았어요. 한 달에 두 번쯤 전화통화를 하고 내일 모레 소주 한잔하기로 했어요.”

우 총장은 제자들을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는 편이다. 제자들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곤 한다. 그는 로젠탈 효과를 일상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로젠탈 효과는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하여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을 질책하기 보다는 잘 하리라 믿어주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최상의 타협점을 찾는 방법

“서일대학교 홈페이지의 ‘총장에게 바란다’에는 학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견이 많이 올라와요. 행정과 학생들의 편의 사이에서 오는 갈등이죠. 학생들 의견을 많이 들어주면 직원이 힘들고, 행정 위주로 반듯하게 가면 학생들이 불편해요. 대표적으로 교양과목 수강을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고 해봐요. 과목마다 5명, 200명 등 인원이 다를 수 있어요. 학생들은 듣고 싶은 대로 선택하는 걸 원하지만, 행정에서 교양과목의 인원을 30명으로 정하고 미달되어 폐강한다면, 행정과 학생 사이의 충돌이 일어나는 거잖아요.”

우 총장은 이견이 있을 때 이상적인 타협점까지 끌고 가는 게 행정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행정을 하면서 각자의 의견만 밀어붙이기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학생들을 위한 주차장 마련, 에어컨 가동 등에 대한 의견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도록 하고, 이들의 입장을 듣고 타협 지점을 현명하게 찾아주고 조율하는 일을 그는 즐긴다.

서로간의 이견이 있을 때 현명한 중재자는 완벽한 만족이 없음을 이해하도록 한다. 한 걸음씩 양보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최상의 합의점을 이끌어낸다.

 

 

삶을 대하는 자세

 

자신만의 원칙을 찾고 지키세요!

“중고등학교 6년 동안 교칙을 위반한 건 고3때 하얀 양말 한번 신은 거밖에는 없어요. ‘공부해라’ 하면 공부하고. ‘자라’ 그러면 자고. ‘군대 가라’ 하면 갔어요. 제 자신을 ‘암기식 교육을 받은 세대가 낳은 이상한 물건,’ 이렇게 표현해 봐요. 제가 볼 때는 모험이 무서워서 제일 잘 할 수 있는 길로만 간 게 아닌가 싶어요.”

우제창 총장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교수가 되고자 하는 길을 차근차근 걸어갔다.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고 목표가 정해져 있으니 한눈을 팔지 않고, 묵묵하게 정진하여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었다.

“세상이 복잡할수록 원리는 간단해요. 복잡한 세상에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것보다 간단한 원리가 세상을 살게 하거든요. 그게 원칙이에요. 원칙이 흔들리는 삶은 인생을 실패하게 하거든요. 자기 원칙을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합니다. 그 원칙을 위해서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어요. 우리 학생들은 무슨 짓을 해도 좋으니 자기의 원칙을 세우고 지켰으면 해요. 비보이가 되어도 좋고 크리에이터가 되어도 좋아요. 인생 로드맵이 있는 삶을 만들었으면 해요. 그런 삶을 말만 하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옮기도록 교육에서 뒷받침해 주어야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묻고 있다면, 자신만의 원칙이 있는지 자문해보자.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원칙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삶을 살면 된다.

 

잃었다면 얻은 것도 있다!

“좋은 생물과 교수는 못됐죠. 좋은 논문을 쓰지 못했고 좋은 연구를 하지 못했어요. 실은 작은 꿈이 있었어요. 제 전공이 유전학인데 보통 유전학 교재는 1000쪽쯤 돼요. 그 중 자신 있는 부분은 1쪽 정도인데 그 부분에 제 논문이 1편이라도 인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유전자만 만지는 나노 단위의 실험을 했어요. 돈도 인력도 만만치 않아서, 어느 순간 실험실을 포기하고 연구행정으로 돌아섰어요. 연구를 못 하니 행정으로 빠져나와서 살아남았다고 해야 할까요.”

우제창 총장은 연구를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행정적인 역량을 인정받아 총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니, 행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성공한 셈이다. 삶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항상 양면성이 존재한다.

잃은 것이 있다면 반드시 얻은 것도 존재한다. 따라서 잃은 것보다 얻은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인생을 길게 바라보고 지금 잃었다고 해서 침체되기 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며 얻은 것을 찾아보자.

 

단순하게 살아라!

“삶 자체가 전부 작은 행복이에요. 지금 염색하지 않은 머리예요. ‘세상을 워낙 생각 없이 살아서 머리가 희어질 틈이 없다’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해요. 고민될 게 뭐가 있어요. 내가 고민해서 풀어질 일이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면 고민을 안 해요. 하여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면 최선을 다하면 되고, 못 하는 일은 못 하면 되고. 그걸 가지고 속 끓일 필요는 없잖아요.”

그는 서일대 총장이 되고 난 이후에는, 고민거리가 생겨서 흰머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중이란다. 재학생 6000여 명과 교직원들을 위한 큰 살림을 꾸리다 보면, 고심해야 할 일이 많으리란 예상이 든다.

‘걱정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은 일, 30%는 이미 일어난 일, 22%는 사소한 고민, 4%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 4%는 바꿔 놓을 수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라는 어니젤린스키의 명언이다. 96%는 쓸데없는 걱정에 불과하며, 4%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서 우리는 걱정을 줄여야 한다.

 

삶은 고난? 인생은 축복!

“칠남매의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게 축복이죠. 여태까지 모든 게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대화중에 ‘축복’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다. 칠남매의 가정에서 태어난 것도 축복, 아내를 만난 것도 축복, 큰 위기 없이 순탄하게 지낸 것도 축복이란다. 일상에서 누군가에게 축복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예배 시간에 '축복의 통로가 돼라'는 설교말씀을 들었을 뿐이다. 많은 이들이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인생을 고난으로 만드는 것도 축복으로 만드는 것도 결국 자기 자신이다. 그처럼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고 주어진 일에 매진하며 다른 사람을 돕는 삶을 산다면, 인생이 축복으로 전해질 것이다.

고난을 축복으로 바꾸는 방법은 어떤 상황에서든 감사의 의미를 찾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과 화합한다면 인생을 축복으로 만들 수 있다.

 

 

내 일의 가치

 

끝없는 방황과 이별하는 방법!

“총장에 오른 사람이 공짜로 그 자리에 있는 건 아니에요. 도착할 때까지 미리 준비해서 나중에 쉽게 갔거나, 조금씩 천천히 갔거나, 갑자기 노력해서 갔거나, 뒤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갔거나... 가는 길이 달라도 노력의 총량은 비슷할 거예요.”

우제창 총장은 신입생들에게 현재의 지점에서 목표 지점까지 도달하는 길에 대해서 강연하곤 한다. 금수저로 태어났다면, 출발점에서 목표 지점까지 직선으로 가장 빠르고 쉽게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직선으로 가지 못한다고 포기하면 실패자다. 곡선으로 가든 원형을 그리며 가든 천천히 꾸준히 가면 언젠가 목표지점에 도달한다고 강조한다.

재미를 추구하거나 쉬운 길이 무엇인지 기웃거리며 방황하면, 목표 지점과 점점 멀어진다. 이럴 때 방향성을 바로 세우고, 다시 목표를 향해 발길을 옮겨야 한다.

 

성공의 비결

“정말 일을 많이 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처럼 침잠하거나 그럴 여유가 솔직히 없었어요. 휴가나 방학도 제대로 즐긴 적 없었어요. 그 자리에 그 일을 꾸준히 했죠. 생물학과 교수 시절엔 실험실 뺏기면 끝이니깐 실험실이 있을 때까지는 거기에서 살았죠. 지금은 행정을 하니까 ’어떻게 하면 서일대가 좋아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많은 이들이 그 자리에서 그 일을 몰입하기보다는 쉽고 빠른 길을 찾아 헤매다 보니 무기력함이나 우울함 등이 찾아오는 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작심삼일 후에 지쳐서 한눈을 팔며 딴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우 총장은 그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느라 무기력할 틈이 없었다.

성공한 인물들은 한결같이 “하루하루 열심히 연습하다 보니 지금 이 자리에 왔어요.” 라는 말을 하곤 했다. 성공의 비결은 꾸준히 지치지 않고 몰입하다보면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우치게 된다.

 

사람들을 머물게 하라!

“취임사에서 학생이 제일 좋은 서비스를 받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약속을 했어요. 학생들이 마음 편안하게 생활하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자금이 되는 대로 확충하고 싶어요. 지금 새로 짓는 건물도 '학생들을 위해 어떻게 쓸까' 고민하고 있어요. 우중충한 건물에 들어가고 싶지 않으니 건물을 고치는 것도 중요해요. 타 대학 캠퍼스를 벤치마킹하면서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복합문화공간을 설립하고 싶어요.”

우제창 총장은 두 딸에게 머물고 싶은 방을 주었더니 스스로 공부한 것처럼, 서일대 학생들에게도 학교를 학습만 하는 공간이 아닌 그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으로 만들어서 학생들이 오래 머물 수 있길 바란다.

오고 싶은 곳이나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벤치마킹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한국학술진흥재단(한국연구재단의 전신)의 정책기획실장으로 연구행정을 시작했어요. 교육부 모든 사업의 평가기준을 만들어 평가하는 일을 했어요. 과연 100점 안에 어떤 항목을 어떤 비중으로 담아줄 것인지 고심했어요. 기준을 만드는 것은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만들어야 해요.”

2015년 서일대학교는 재정지원제학대학이 되면서 3년 동안 국가 지원금이 줄고 입학정원 10% 감원이 되어 약 120억원 정도의 재정 감소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평가전문가로 활약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제창 총장은 구성원들과 힘과 지혜를 모았으며, 평가에 대비한 조언이나 예상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해서 2018년 8월에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최우수 등급인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었다. 서울 소재 9개교 가운데 서일대 포함 5개교만이 영예를 안아 연간 40억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었다.

평가를 받는 상황이라면 무엇보다도 평가항목에 대해서 이해하고 그 기준에 맞춰서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삶의 지혜를 배우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답을 찾았다. 매 순간 원칙에 충실하고 정도를 걸으며 사는 것이다.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서 머릿속의 계산기를 하염없이 두드리는 것은 인생을 고난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눈앞에 있는 사슴을 보기 보다는 산을 바라보는 눈, 사람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가는 사람은 우제창 총장처럼 위기를 헤쳐 나갈 지혜와 인생의 축복이라는 선물을 준다.

우제창(禹濟昌). ‘임금이 백성을 거느리는 데 창성하게 된다’는 의미의 이름이다. 서일대학교가 우제창 총장의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사람 냄새가 나는 대학, 학생이 머물고 싶어 하는 대학이 되리라 믿는다. ‘VISION2025+중장기발전계획’을 중심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서일대학교의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우제창 총장에 대하여

1954년생으로 서울대 생물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생물교육학 석사와 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목포대 생명과학과 교수로 부임해 2017년 2월까지 기획연구처장, 교무처장 겸 교육혁신센터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1990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교수로 약 2년 동안 유학을 다녀왔으며, 2006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표창을 받았다.

대외활동으로 한국연구재단 정책기획실장,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전국대학연구처장협의회장, 한국학술진흥재단 사무총장, 이사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했다. 학문적으로 한국유전학회장, 한국생물과학협회장으로 학술발전을 이끌었다.

2017년 3월 서일대 제18대 총장으로 취임하여 올해 임기 3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 = 김유진 기자, 방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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