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윤리의 역사, 실명제를 통해 직업의식을 드러내다 [신의수의 진로이음](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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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윤리의 역사, 실명제를 통해 직업의식을 드러내다 [신의수의 진로이음](11)
  • 뉴스앤잡
  • 승인 2022.04.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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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직업상담협회 김병숙 이사장은 <삼국사기>, <고려사>, <연려실기술> 등에 나타난 선조들의 직업윤리를 분석한 <한국직업발달사>에서 “선조들은 직무 충실에 바탕을 둔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직업관이 투철한 직업인“이라고 한다.

“삼국시대부터 제작자나 시행자 등의 이름을 명시하였는데 이는 그 직무에서 책임지고 일하며 높은 기술을 가진 집단을 가려내기 위한 풍토가 일찍이 발달되었음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고구려 때 35년 간 대역사로 이루어진 장안성 공사의 책임자 명단이 명문으로 남아 있고 광개토대왕비와 더불어 고대 일본과 한반도의 관계를 알려주는 가장 오랜 문자 사료인 백제의 칠지도에도 제작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안타깝게도 오랜 세월에 이름을 판별 할 수는 없다.

신라의 다리에도 제작자 이름이 새겨 있고 고려시대 청동대화로의 제작자가 대광임이 밝혀졌다. 조선시대는 도자기 밑바닥에 장인 이름을 새기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정조대왕은 <원행을묘정리의궤>를 편찬하였는데, 간행하면서 행사를 주관한 정리소와 의궤를 편찬한 의궤청의 6,000명에 달하는 직원명단, 배종자명단을 기록하였다.

1801년에 발간된 <화성성역의궤>에는 동원된 인력의 인적사항이 기록되어 있고 화성 성문에는 공사 책임자 명단이 음각되어 있다.

‘화성성역의궤에 나타난 조선후기 건설·건축 직종 분석’이라는 논문에서 윤종군 박사는 “성역과정에서 공정성, 절약성, 예측성 등의 직업윤리가 강조되었고 국가차원의 대규모 토목공사로 진행되어 고위관리직에게는 청렴성, 절약성, 소명의식, 전문성 등이 강조되었으며 전통건축에 종사한 장인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사회적 대우에도 불구하고 높은 소명의식과 자부심을 보였다”고 하였다.

제품 생산자를 실명화 하는 것은 제품의 질을 높이고 생산자가 최선을 다하여 제품을 만들었음을 증명한다. 직업발달사적 관점에서 실명은 직업윤리를 지키고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에도 다양한 형태로 실명제가 시행된다. 금융실명제는 무기명이나 가명에 의한 금융거래의 폐단을 제도적으로 막는 정책으로 도입되었다. 쓰레기실명제는 소각용 쓰레기를 버릴 때 일반 주택은 ‘주소’를, 아파트는 아파트 이름과 ‘동, 호수’를 봉투에 기재해달라는 내용으로 2016년 수원시 영통구와 강원도 평창을 시작으로 서울시, 제주도 서귀포시, 부산시 등이 시행하고 있으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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