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 [신의수의 진로이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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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 [신의수의 진로이음](2)
  • 뉴스앤잡
  • 승인 2021.12.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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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는 목적은 사실 행복을 추구하기 위함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영어에서 행복의 본뜻은 "Good Fortune"이다. Happiness와 Happening의 어원인 'hap'은 '우연'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Happyiness라는 말에는 외부에서 찾아오는 '행운'과 비슷한 의미도 있다.

행복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일반적으로 배부르고 등 따시며 가족들과 오순도순 사는 것이라고 원초적 답변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버드대에서 '행복학'을 가르치는 탈 벤-샤하르 교수는 행복에 대해 "행복은 하나의 순간이 아니라 경험의 총계이다. 때때로 감정적 고통을 겪어도 전반적으로는 행복할 수 있다. 행복한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을 향유하고 삶을 유의미한 것으로 인식한다"며 "행복추구는 평생에 걸친 여정"이라고 한다. 행복은 생애 전체에 걸쳐 진행되고 완성되며 모두 도달하고 싶어 하는 목표점이다. 행복은 미래 지향적이다. 사람은 원하는 것을 얻을 떄보다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 때 행복감을 배로 느낀다고 한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남들보다 우월한 외모, 돈, 명예, 권력, 좋은 학력 등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하고, 행복은 아무 조건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은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으로 다섯 가지를 들었다. 첫째 먹고 입고 살기에 조금 부족한 재산, 둘째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외모, 셋째 자신이 생각하는 것의 절반 밖에 인정 받지 못하는 명예, 넷째 남과 겨루어 한사람에게는 이기고 두 사람에게는 질 정도의 체력, 다섯째 연설을 했을 때 듣는 사람의 절반 정도만 박수를 치는 말솜씨이다. 플라톤은 지극히 평범함을 행복의 조건으로 보았다.

서은국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저서 <행복의 기원>에서 "인생의 여러 조건들 이를테면 돈, 종교, 학력, 지능, 성별, 나이 등을 다 고려해도 행복의 개인차 중 약 10~15% 정도밖에 예측하지 못한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돈, 명예, 안정성, 사회적 지위 등 물질적 조건이 행복과 무관할 수는 없다. 밥 세끼 먹고, 아플 때 병원 가고, 밤에 자야할 곳에 대해 걱정해야 할 때 물질 조건의 영향력은 크다. 그렇지만 먹고 사는 생존 문제가 해결되는 순간 물질적 조건의 영향력은 축소되고 더 고차원적 선택 기준이 행복의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기 시작한다. 공부와 일은 인간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필요조건이자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 특유의 차별성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일을 즐겁게 하는 자는 세상이 천국이요, 일을 의무로 생각하는 자는 세상이 지옥"이라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처럼 자기 행복을 위해서라면 공부와 일을 즐겁게 해야 할 것이다.

공부건 일이건 즐겁고 행복하게 할 기준을 찾을 수 있을까? 진로선택에서 물질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가치로, 자신의 재능과 흥미, 적성, 가치관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면 행복에 한 걸음 가까워질 것이다. 김구 선생은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고 했다.

내가 하는 공부와 내 일에 끌리는가? 공부하는 순간, 일을 하는 찰나, 나는 행복한가? 내가 하는 공부는 선생님이나 부모에 의해 강요된 것은 아닌가? 내 일에 수동적으로 끌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출근하면서 퇴근을 생각하지는 않는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와 일을 피할 수 없다면 그것을 즐길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스스로 공부의 의미와 일의 의미를 세우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지금 당장 힘든 공부와 어려운 일이 가져올 밝은 미래를 생각하며 즐겁게 해낼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이다. 주도적 선택과 선택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은 진로를 즐거운 공부, 행복한 일을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만든다.

이런 의미에서 논어 옹야편에 나오는 구절은 진로 선택에 중요한 기준을 제공해주며 즐거운 공부와 행복한 일을 하려는 이들에게 큰 가르침이 된다.

"知之者는 不如好之者요, 好之者는 不如樂之者라"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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