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면접을 위한 스트레칭 [정경호의 설득면접](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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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면접을 위한 스트레칭 [정경호의 설득면접](14)
  • 뉴스앤잡
  • 승인 2021.11.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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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 강연을 하다 보면 대단한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한번은 특별히 선발된 최고의 세일즈맨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특강을 하게 됐다. 대략 50명 정도 됐는데, 여성이 3분의 2 이상이었다. 연령대도 40~50대 중장년층이 많았다.

진행하다 보니 성공을 거두고 인정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하나는 적극적인 청취와 폭넓은 의견 수용을 한다는 점이었고, 또 하나는 모두 환한 미소를 짓는다는 것이었다. 적극적으로 강사의 말을 듣고, 반응하고, 또 웃어주고 하니 강연하는 사람으로서 어찌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순한 평가와 즉흥적 호응을 떠나서 내가 정말 그 사람들한테 인정받는 소중한 사람이구나 싶어서 뿌듯했다. 이런 경험은 흔히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생각해보자.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데 시종일관 밝은 미소로 계속해서 내 말에 귀 기울여주고 있는 사람이 그 앞에 있다면 어찌 신나지 않겠는가.

일본의 ‘보험의 신’이라고 불리는 하라 잇페이. 그는 지연, 학연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직업으로 영업직을 선택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만만하지 않았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있는데 실적은 신통치 않아 늘 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듣는 날이 늘어났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깊은 한숨을 내쉬며 힘없이 귀가했다. 그런 남편을 맞이하던 부인이 남편을 보며 말했다.

“수고했어요. 오늘도 일이 별로 잘 안 된 모양이네요. 그런데 지금 당신의 얼굴을 보면 누구라도 다 도망가겠는데요.”

이 말에 하라 잇페이는 단숨에 방으로 들어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마치 죽은 사람처럼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얼굴을 가진 사람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날 밤부터 하라 잇페이는 얼굴 표정을 바꿔보기로 결심했다. 예전처럼 웃는 얼굴을 되찾기로 한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들여다보며 웃는 연습을 한 끝에, 하라 잇페이는 드디어 생기 넘치는 얼굴 표정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 생기가 넘치는 얼굴이 하라 잇페이를 일본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만들었다.

“프로는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고객 앞에서 미소를 잃지 않는다.”

하라 잇페이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만의 확실한 성공 공식을 표현한 말이다.

면접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면접은 ‘나라는 인재를 세일즈 하는 과정’이다. 그렇게 따지면 면접관은 내 고객이 되는 셈이다. 고객은 생기 있고 밝은 세일즈맨을 원한다. 면접관 역시 생기 있고 밝은 지원자를 원한다. 비공식적인 이야기지만, 면접관들은 지원자들이 면접장으로 입실할 때 거의 반 이상 마음속으로 결정한다고 한다. 그만큼 인상은 중요하다.

2008년 리쿠르팅 업체인 J사가 인사담당자 268명을 대상으로 ‘첫인상이 면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5.5퍼센트가 ‘면접 시 첫인상을 채용 기준의 하나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또한 지원자의 첫인상에서 호감도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로 응답자의 36.6퍼센트가 ‘이목구비와 얼굴 표정’을 꼽았고, 다음으로 말하는 내용이 31.3퍼센트, 머리 및 복장이 25.7퍼센트, 목소리가 4.5퍼센트, 손짓 발짓과 같은 제스처가 1.9퍼센트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면접관들은 면접 시작 3분 안에 인식되는 첫인상으로 지원자를 평가한다. 그 첫인상으로 그 다음에 일어나는 일까지 결정하려는 ‘자기 확신 심리’도 강하다. 이른바 ‘첫인상 불변의 법칙’이 나타나는 사례가 많은 것이다.

면접관이 첫인상에 빠지는 주된 원인은 면접 시간이 지나치게 짧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면접을 보면, 5명 이내의 면접관이 5명 이내의 지원자를 30분 이내에 평가해야 한다. 5분 남짓한 시간으로는 단 한 명의 지원자도 제대로 판단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이니 면접관들도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정한 복장은 물론이거니와 자신 있고 생기 있어 보이는 얼굴 표정이 중요한 것이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시선의 초점을 분산시키거나 답변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여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흔들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어색한 표정으로 억지로 웃으라는 말이 아니다. 앞사람과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하고 조금 여유롭게 면접에 임하라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지원 회사 혹은 지원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자리니 공통의 관심사로 대화하는 상황은 맞는 거 아닌가?

내가 기업체 및 대학에서 강연을 할 때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재미와 감동, 밝은 미소는 필수다. 보다 정교하고 세밀한 소통의 방법이 있다고 해도 그 첫 번째는 미소다.

축구를 하든 농구를 하든 야구를 하든,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아무리 급해도 반드시 해야 한다. 바로 스트레칭. 아무 준비 없이, 즉 충분한 스트레칭 없이 운동을 시작하면 가볍게는 근육이 뭉치는 현상이 오고 심하게는 중상을 당할 수 있다.

나는 미소가 면접을 위한 스트레칭이라고 생각한다. 미소를 자주 짓다 보면 여유가 생기고 긴 호흡이 생긴다. 무엇보다 돈이 들지도 않고, 집에서 거울을 보며 얼마든지 연습할 수 있지 않은가.

거울 속의 미소 짓는 내 모습을 들여다보라. 즐거워지지 않는가. 누군가의 즐거운 모습을 보면 덩달아 즐거워지는 경험,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청객의 웃음소리나 탄성을 삽입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 감정이 전이되기 때문이다. 거울 속의 나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라고 했다. 그 행복이 자신에게 더 큰 자신감을 가져다준다.

오모이 토루의 『35세까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책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 우리 회사에는 웃음 거울(smile mirror)이라는 것이 있다. 각자가 자신의 이름을 붙인 거울을 전화기 옆에 놓고 통화할 때는 그 거울을 보고 미소 짓도록 했다. 이 웃음거울 덕분에 우리 회사 사원들은 외부인에게 매우 좋은 인상을 준다. 웃는 얼굴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웃음 거울. 참 좋은 아이디어다. 면접과 좋은 이미지를 고민하는 우리에게도 적은 투자로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마법의 아이템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입매를 살짝 올려보라. 굳이 거울을 보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웃는 모습을 상상하며 미소를 지어보자.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그 상태에서 누군가와 열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나는 당당하고 자신감 있고 막힘이 없다. 앞에 앉은 상대가 내게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는 게 보이는가?

면접 당일 날 아침 준비를 마치고 거울을 한번 보고 씩 웃고 집을 나서자. 면접 장소에 도착해서 화장실에 들려 옷매무새를 다듬고 다시 한 번 거울을 보고 씩 웃고 나오자. 여성 지원자라면 가방에 늘 거울을 가지고 다니니 대기실에서 잠깐 화장의 흐트러짐이 없는지 확인하는 척하면서 또 한 번 씩 웃어보자. 면접장의 문을 여는 당신의 표정에 생기가 넘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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