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3D기반 교육 플랫폼... 가상 교육공간의 허와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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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3D기반 교육 플랫폼... 가상 교육공간의 허와 실은?
  • 김현택 기자
  • 승인 2021.12.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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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 현장에서 현실세계를 가상의 온라인 공간에 그대로 옮겨놓을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목포대학교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합숙하며 진행되었던 '4차산업혁명 아이디어캠프'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통해 지난 11월에 개최했다. 아이디어캠프를 통해 참여 학생들은 커스터마이징된 가상공간 안에서 팀을 이뤄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 상황에서도 서로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나눌 수 있었다.

지난 11월 목포대학교는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통해 4차산업혁명 아이디어캠프를 진행했다.
지난 11월, 목포대학교는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통해 4차산업혁명 아이디어캠프를 진행했다.

이번 아이디어 캠프를 진행한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게임 등에 익숙한 20대 대학생들의 호응이 무척 높았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한 캐릭터를 생성하여 직접 움직이고 소통하는 경험이 색다르게 다가간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목포대학교의 케이스처럼 비대면 상황에서 참가인원이 서로 긴밀히 소통, 교감해야 하는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한 '레디 플레이어 원'은 메타버스 기술이 적용된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 출처 : 워너 브라더스 픽처스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한 '레디 플레이어 원'은 메타버스 기술이 적용된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 출처 : 워너 브라더스 픽처스

메타버스 활용 사례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메타버스의 정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신조어다. 1992년 SF 장르에서 저명한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의 공상과학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처음 등장했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사회적·경제적 요소를 포괄하여 가상의 공간에 구현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메타버스 세계 안에서는 현실와 유사한 수준의 소통이 가능하며, 더 나아가서 재화의 창출과 거래가 가능한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주요 형태는?

스마트폰과 PC의 그래픽 성능 향상과 5G·기가인터넷 등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은 혼합현실(Mixed Reality, MR/XR)로 나아가고 있다. 혼합현실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3차원적인 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에 있는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의 메타버스 행사 동향을 확인해 보면 목포대학교의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2D 기반의 플랫폼인 '게더타운'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더타운은 기본적으로 위에서 아래를 조망하는 탑뷰(Top-View) 방식의 2D 세계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탑뷰 방식으로 리메이크 된 스마트폰 게임 '바람의나라:연' / 넥슨
탑뷰(Top-View) 방식 그대로 리메이크 된 스마트폰 게임 '바람의나라:연' / 출처 : 넥슨 공식 홈페이지
아직까지 인기가 계속되고 있는 포켓몬스터도 과거 탑뷰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 출처 : 유튜브 'Pokemon UK'
아직까지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게임 시리즈 '포켓몬스터'도 과거 탑뷰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 출처 : 유튜브 'Nintendo UK'

탑뷰 방식은 지금도 스마트폰 게임으로 리메이크된 '바람의 나라'나 과거 닌텐도사의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로 즐겼던 '포켓몬스터'가 차용한 시스템이다. 이러한 방식은 전자기기의 성능이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절제된 아트 디자인(Pixel Art)과 직관적인 조작감으로 과거 게임 산업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게더타운은 이러한 탑뷰 방식의 2D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으로 3D 플랫폼이 익숙하지 않은 기성세대와 '뉴트로'를 선호하는 MZ세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다른 XR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과 비교한다면 쉬운 조작, 웹 브라우저 기반의 간편한 접근성, 웹캠 기반으로 화상대화(웨비나) 가능, 외부(웹)서비스를 이용한 높은 확장성 등이 게더타운의 강점이다. 2D의 특성상 서버의 부하가 크지 않아 통신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500명 이상의 대규모 행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교육 현장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포인트다.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는 아기자기한 2D 세상을 구현할 수 있다. / 출처 : 게더타운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은 과거 8비트, 16비트 게임기 세상 속에 들어간 것처럼 아기자기한 2D 그래픽을 적용했다. / 출처 : 게더타운

게더타운 외에는 어떤 메타버스 플랫폼이 있나?

탑뷰 방식의 2D 세계관과 웹캠 기반 시스템을 통해 뉴트로 감성과 웨비나적 요소를 강조한 게더타운은 현재 교육현장 및 박람회, 대규모 행사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우위를 가져가고자 하는 유력한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현실 세계의 완벽한 구현'을 위해 3D 세계관을 적용하고 있다.

'로블록스' 안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 자체생산
'로블록스' 안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 출처 : 로블록스 화면 캡쳐

글로벌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여준 플랫폼은 미국의 '로블록스'다. 올해 3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로블록스는 시가총액 40조가 넘는 평가를 받으며 미래 가치를 인정받았다. 누구나 쉽게 3D 맵을 설계할 수 있으며, PC와 게임 콘솔·스마트폰 등 다양한 IT 플랫폼에서 접근 가능하다는 점, 각 맵이 개별 게임처럼 작동한다는 것이 로블록스 생태계의 장점이다. 특히, 로블록스는 자체적인 온라인 재화 '로벅스'를 활용하여 경제활동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의 정의에 가장 부합한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 도로교통공단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강원 원주시의 본부 사옥을 구현하여 대외 홍보를 진행했다. / 출처 : 도로교통공단

한국에서는 네이버의 자회사 SNOW가 만든 '제페토'와 SK텔레콤이 올해 7월에 선보인 '이프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소셜 기능을 강조한 두 플랫폼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으며, 자신과 닮은 3D 아바타를 생성하여 옷·장신구 등으로 캐릭터를 다채롭게 꾸밀 수 있다. 특히, 제페토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2억 명의 유저층을 확보했으며, '제페토 스튜디오' 기능을 통해 창작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판매할 수 있다.

제페토와 이프랜드를 활용한 행사도 눈에 띈다. 아바타를 통해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으로 3D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는 특징을 이용하여, 대학이나 관공서 등에서 체험공간을 제작하여 기관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지난 10월, 도로교통공단은 제페토에 본부 사옥을 구현하여 각종 체험행사와 홍보부스를 한 달 간 운영했다.

이러한 3D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은 실제 공간을 그대로 가상세계에 옮겨놓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생생한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3D 플랫폼으로 장기간의 교육이나 웨비나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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