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문’, 소설 ‘직지’ 그리고 영화 ‘왕의 남자’[박창욱의 텐.퍼.취.미](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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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문’, 소설 ‘직지’ 그리고 영화 ‘왕의 남자’[박창욱의 텐.퍼.취.미](57)
  • 뉴스앤잡
  • 승인 2021.10.0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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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IT개발 인력 기근과 ‘빅 블러’ 시대를 보며

지난 9월 17일 어느 일간지에 게재된 2개의 기사가 2개가 유난히 눈에 띄이며 다른 기억과 오버랩되어 지나갔다.

# 1 ‘ 다시 불붙은 개발자 확보전(戰)’이라는 제목 아래, 배민(배달의 민족), “입사하면 바로 2주 휴가” 그리고, 카카오엔터, “근무시간대 자율”이라는 기사다. 코로나19이후에 특히 눈에 많이 띄는 IT개발업체들의 인재 확보전쟁을 다웠다. 연봉 인상에 복지 혜택, 입사전 휴가, 재택근무용 가구 제공까지 끝모를 전쟁으로 소개되었다.

#2 ‘산업간 벽이 무너졌다, 누가 적이 될지 모른다’라는 제목 기사에 “산업융합 ‘빅블러 시대’… 이젠 모든 기업이 서로 경쟁자”라고 시작하고 있다. 빅 블러 (Big Blur)’, 발전한 기술을 매개로, 이종(異種)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며 융합하는 현상이다. 미래학자 스탠 데이비스가 1999년 “ICT(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아래 모든 산업은 소프트웨어 산업이 되고, 여러 산업이 한데 섞일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처음 썼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넷플릭스의 게임 산업 진출을 들고 있다. 아래 로고가 영화에 게임 이미지를 결합한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어디서 서로 부딪칠지 모르는 끝모를 전쟁 상황이다. 과연 한국의 IT기술은 어떻게 진화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구인난과 나의 발전은 별개인가?

3년전에 판교의 어느 인터넷 게임 개발 업체에 특강을 간 적이 있다. 누구나 알만한 업계 최고의 회사다. 2시간 특강에 40여명이 수강생이 앉아 있었다. 이솝우화, 장자의 우화 등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데 눈에 들어온 직원들의 표정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 반응도 없고 동기부여도 안되고 있었다. 일정 시간 강의 수강을 해야 진급도 되는 제도가 있어 그 일환으로 진행하는 특강이었다. 게임이라는 것이 말 그대로 이야기, 즉 스토리에 경쟁이나 전쟁 상황을 넣어서 승부를 가르는 것을 디지털로 풀어나가는 것이라 그 분야의 모티브를 주고 싶었다.

그러자면 개발자들의 개발 능력은 독서와 여행, 상상력의 결합 역량이 궁극적인 경쟁력이 될 것이다.

빅 블러 시대의 나의 경쟁력

최근 출판사업을 하시는 분들의 말을 들으면 한국인들의 독서량이나 독서 경향이 얕아져 바닥 수준이라고 한다. 그 분야 종사자의 지금 몸값, 처우는 좋겠지만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들면서 살아남고 발전할 사람은 누구일까? 독서, 상상력, 스토리, 본인의 경험 등에 집중하고 공부하고 준비하는 사람일 것이다. 최근의 ‘미나리’라는 영화는 최근 100여년간 처절하고 비참했던 삶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로 성장한 우리의 이야기가 영화의 소재가 되어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 끝에 2019년에 개봉된 ‘천문’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세종대왕(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역사이다. 많은 상상이 녹아들어 있었고 국가지도자의 리더십, 장인의 길 등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실제 역사에 장영실의 죽음에 관한 기록이 없다는 것도 새삼스러웠다. 그를 아꼈던 세종께서 빼돌렸을 것이라는 상상이 될 것이다. 2년 전에 읽은 김진명의 장편소설 ‘직지'가 연결되었다. 장영실을 빼돌린 것에서 출발하여 독일로, 이태리로 이어지는 글로벌 차원의 소설로 재미있게 보았다. 탄탄한 스토리에 새로운 관점을 더했다. ‘한글’을 글자로 보는 관점을 넘어 ‘정보 소통의 도구’로 풀어가며 청주라는 도시의 반도체 산업으로 연결시키는 상상은 정말 기가 막히는 것이었다.

차제에 영화 ‘왕의 남자’ 기억도 소환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왕실기록에 쓰일 리가 없는 한 글자 ‘이(爾)’, ‘너’라는 의미의 인칭 대명사에서 출발했다. 그 글자를 보고 추적해 들어가니 연산군 시대에 궁에 광대가 들어왔었다는 기록을 찾아 연결시킨 것이다. ‘이’라는 이름의 연극이 전개되고 그것을 영화로 만들며 ‘왕의 남자’로 작명한 것이다. 2005년 개봉 영화로 공정의 히트를 쳤으며 이 모두가 상상력의 힘이다.

우리나라 게임 개발자, IT 프로그램 개발자의 경쟁력은 무엇으로 키워야할까?

이어지는 연휴동안 책이나 영화를 줄치차게 소환했다. 오징어게임이라는 어릴 때 놀이가 소재가 되어 9시간 분량의 드라마가 나오고 나를 정주행하게 해주었다. 글로벌 1위 드라마로 자리를 잡았다고 하니 더 신나는 일이다. 게임 개발자가 아니면 어떠랴? 나의 여유와 상상력을 위한 것이다.

*칼럼명[텐.퍼.취.미]는 '10%에 들도록 취업 이후의 미래에도 경쟁력을 키우자'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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