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동지다. 핵인싸가 되는… 밥 시리즈 ④ [박창욱의 텐.퍼.취.미](45)
상태바
밥은 동지다. 핵인싸가 되는… 밥 시리즈 ④ [박창욱의 텐.퍼.취.미](45)
  • 뉴스앤잡
  • 승인 2021.04.02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간

동년배나 선후배를 만날 시간을 잡을 때 가장 먼저 챙겨보는 것이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이다. 같이 밥을 먹을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저녁시간이 어려우니 점심시간만 이용하니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특히, 비즈니스로 거래가 있는 분이거나 거래를 트는 단계의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같은판단을 하게 된다. 회사 직원들끼리 밥 먹을 경우도 사람을 가리게 된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의외로 까다로운 것이 현실이다. 

밥 먹는 시간의 의미
밥 먹는 시간은 가장 편안한 시간이길 바란다. 에너지를 보강하고 휴식 시간의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아주 가깝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으로만 선별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것이다. 식사시간에 비춰지는 모습은 물론이고 대화의 내용과 수준, 언급해도 될지 말지 가장 복잡 미묘한 시간이 된다. 
만일 평가를 두 단계로 나눈다면 밥을 먹는다는 것은 1차 합격, 다음에도 다시 밥을 먹을 기회가 생긴다면 2차까지 합격하여 동지(同志),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며, 생사고락(生死苦樂)을 같이 할 사람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같이 밥을 먹으며 소통하여 서로를 맞출 수 있는 능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자면 밥의 종류, 먹을 장소, 시간 배정, 같이 할 사람, 대화의 주제, 심지어는 나의 외모(복식, 화장, 악세서리 등)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런데, 많은 직장인들이 같이 밥 먹을 사람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 특히 신입사원일수록 어렵고 개성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리는 음식도 많고 시간 맞추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크게 보면 대학생 시절은 사회생활 적응을 위한 연습과 훈련장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 때와는 확연히 다르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대학교육의 존재 이유이다. 사람이 사람됨은 독립적인 경제능력을 가질 때 완성되고 시작이 된다. 그 독립성은 관계성과 맞물리며 형성이 되는 데 가장 좋은 도구가 밥 먹는 시간을 통해 많이 이루어진다. 

먹고 사는 문제의 출발점, 취업
기업에서 일할 때 직원을 채용하는 면접을 보고 나니 점심시간이 다 되어 10여명의 면접자들에게 밥을 사주고 보내기로 했다. 3명 정도의 합격자를 내심 결정해 둔 상태에서 밥을 먹는 데 한 명이 젓가락으로 김치의 배추를 세어가며 양념을 털어가며 먹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돌려보내자마자, 같이 면접보고 식사했던 임원 4명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대상자를 마음에서 지우자는 것이었다. 밥 먹으러 가기 전의 합격 판정을 불합격으로 바꾼 것이다. 작은 사건이지만 다른 사람, 거래처와의 관계 맺음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평생 바꾸기 힘들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저 모습으로 선배 직원들과 어울리기가 힘들 것이다. 거래처나 업무 관계 외부인을 만나는 식사시간에도 불쾌감만 줄 확률이 높을 것이다’는 생각이다.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에 숨은 포인트
마침 기독교의 고난주간이자 부활절이 바로 앞에 와 있다. 예수가 로마군인에게 잡혀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자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최후의 만찬이다. 식사, 밥을 같이 먹는 행위의 의미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동지들과 떡과 포도주를 나누며 ‘내 살과 피’라며 일체가 될 것을 강조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빈치는 그림으로 압축해 표현했다. 예수를 따르는 수제자 12명과 같이 한 마지막 시간을 그린 그림이다. 그 유명한 ‘최후의 만찬’ 그림이다. 그를 따르는 제자 12명과 같이 식탁에 앉아 예수를 향해 뭐라고 대화를 나누는 그림이다. 그 시대 최고의 귀한 물자인 ‘소금’을 예수를 팔아 넘긴 가롯 유다 앞에 두고 엎지러진 것으로 그려 두었다. 배반을 암시하고 있었다. 몇 일전에 어느 일간지에 유태인 연구 전문가인 홍익희 씨가 컬럼에서 언급한 것이다. 아래의 그림을 보자.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밥은 동지다. 정확하게 말하면 동지의식이다.
이왕 하는 직장생활, 취업은 ‘같은 뜻(동지;同志)’을 품고 성취를 꿈꾸자고 가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면 한 복판으로 들어가자. 인싸가 되자. 핵신싸. 그러자면 두루두루, 맛있게, 대화를 곁들이며, 맞장구치며 어울려야 한다. 동년배들과 잘 할 수 있는 것만으로 착각하면 안된다. 그건 누구나 다 잘 한다. 문제는 어른, 상사, 선배와의 어울림이다. 연습이 필요하다.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준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