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사! 대학의 ‘고객’은 누구인가? [박창욱의 텐.퍼.취.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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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사! 대학의 ‘고객’은 누구인가? [박창욱의 텐.퍼.취.미](3)
  • 뉴스앤잡
  • 승인 2019.08.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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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신입사원 1년은 ‘돈내고’ 다녀야

“교수님! 이번 학기도 폐강입니다.”

재작년 9월 2학기 강의를 시작한 지 2주일만에 받은 폐강 통보를 받았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서 ‘취업교과목 겸임교수’직을 맡아 3년되는 때의 일이다. 매주 월요일 1교시인 아침 9시 강좌를 고집하는 바람에 15명이하로 내려간 것이 화근이었다. 학교에서는 화,수,목 정도의 오후 강좌 개설을 권유했지만 거부했다. 학생들이 8학기 중 1번 정도는 월요일 오전 1교시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적당한 긴장감의 대학생활, 직장생활의 훈련, 기업의 면접이 주로 평일 오전 이른 시간 시행 등이 명분이었다. 그러고는 참패(?)를 당했다. 1년 졸업생이 4천명이나 되는 학교에서 15명을 못 채워… 2번이나 그런 일이 있고는 겸임교수 해촉이 되었다.

그때 문득 드는 의문이 있었다. ‘대학교와 교수, 교직원들의 고객은 누구인가?’ 학생인가? 기업인가(사회인가)? 학교관계자에게 물어보면 백이면 백이 ‘학생’이라고 한다. ‘아뿔사’ 대한민국 대학교 교육의 왜곡과 취업난의 일단이 이래서 생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뿔사, 대학의 고객은 학생?

경영의 GURU(구루) ‘피터 드러커’는 위대한 질문 5가지 중 2번째를 ‘고객의 정의’로 들고 있다. 고객을 기반으로 경영의 방향성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이 고객이니 학생의 평가로 대학이 운영된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체제가 되었다. 고객인 학생들에게 맞춰 두는 사례는 지방소재의 대학교에 가면 더 심해지며 실색할 일이 많다. 월요일 오전 강의와 금요일 오후 강의가 대폭 줄어든다. 학생들이 싫다고 강의가 없단다. 마침 교직원들의 서울 본가 방문 왕복이 좋아지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지방대 취업율이 떨어진다고 볼멘 소리하는 데 이런 사실을 알면 생각이 달라진다.

대학은 그래도 일정 수준 취업율이 나온다는 것으로 착각하면 안된다. 기업인사담당자들의 신입사원 만족도가 20% 수준이다. 더 이상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뽑는 경우도 많다. 신입사원 1년은 봉급을 줄게 아니라 학비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인사담당도 있다. 다시 가르쳐야 되는 기간이라는 것이다.

 

대학의 고객은 기업!

고객에 대한 정의가 내려지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다. 특히 한국경제의 해외의존성과 기업들의 글로벌경쟁도 감안해야 한다. 몇가지 아이디어를 주섬주섬 나열해 본다.

첫째,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

글로벌시민의식을 기반으로 한 광범위한 인문사회지식을 토대로 전공 혹은 진로계획에 맞는 과목을 가르쳐야 한다. 거기에 미래사회의 발전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교양과목에 세계지리, 세계역사(글로벌진출), 물리, 수학(4차산업혁명), 세계시민과 윤리(IT, BT, NT 등의 신기술개발과 상용화), 산업,직업의 다양성과 특징(글로벌 시장, 국가의 다양성과 진출 필요) 등이 개설되어야 한다.


둘째,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

시장이 세분화되고 경쟁환경에서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협상, 융합, 통합,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등이 갈수록 중요해 진다. 학교 강의 교수법이나 평가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 강의는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간의 토론, 발표로 진행되어야 한다. 평가도 범위내 주제의 책을 읽고 오픈북(OPEN BOOK) 방식으로 치르며 특정 문제를 책을 찾아가며 상호 토론하고, 문제풀이를 발표하게 하는 것이다. 팀 활동을 근거로 동료상호평가도 도입하는 것이다.

 

셋째, 어떤 사람을 지향해야 하는가?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차별화를 추구하며 근성을 기르고,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서며, 좋은 인간관계로 매력적인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재학중 3회이상 오전 0교시 혹은 1교시 강의수강, 팀단위 경쟁 스포츠활동(축구, 농구 등 단체활동), 확보된 데이터의 취업희망기업 제공 등이다. 시간약속, 봉사활동, 지정도서 독서 및 제출 등도 수치화하는 것이다.

너무 복잡하고 이상적인가? 지금 제안한 내용들 중에 1/2만이라도 실행하는 학교가 있다면 그 학교 출신이라는 것 만으로도 대환영을 하겠다. 이런 방식으로 대학에서 교육받고 나오면 취업은 자동이다. 물론 상위 10%의 인재로 성장할 것이다.

 

* 칼럼명[텐.퍼.취.미]는 취업 이후의 미래에서도 10%에 들도록 경쟁력을 키우자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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