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공감 능력이 없다고? 상사가 공감 능력을 키우는 방법 [유경철의 자기경영](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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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감 능력이 없다고? 상사가 공감 능력을 키우는 방법 [유경철의 자기경영](13)
  • 뉴스앤잡
  • 승인 2021.02.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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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대화>

부장 : “프로젝트가 잘 끝나서 무척 기쁩니다. 여러분의 노고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녁 식사 맛있게 하시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자유롭게 이야기해 보세요.”

직원 : “부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희 같은 주니어들에게도 신경을 써주셔서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부장님이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하시니, 하고 싶었던 말을 해도 될까요?”

부장 : “아, 오 사원. 편하게 말해 봐요. 이번에 함께 야근도 많이 했죠. 정말 고생 많았어요.”

직원 : “부장님, 조직에서 성과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제가 일때문에 힘들다고 여러 번 말씀을 드렸는데도 부장님은 신입이라 그렇다, 조금만 참으면 괜찮을 거라는 말씀만 하셨습니다. 사실 저는 퇴사하고 싶을 정도로 많이 힘들었거든요. 이런 일이 반복되니 ‘부장님은 내 기분에 공감을 못 해주시는구나’ 싶어 그 후로는 더 이상그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가 잘 끝났으니 다행이긴 한데, 그때는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부장 : “그랬었군요.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Q. 저는 입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해서 살아 온 사람입니다. 집과 사무실이 제 삶의 전부였고, 지금도 조직을 사랑하는 마음이 큽니다. 어느 날 회식 자리에서 젊은 직원에게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제가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웃는 자리에서 말한 것이라 그냥 넘어갔는데, 그날 밤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성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꼰대 상사라고 평가받으니 ‘감성적이던 나는 어디로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이라도 공 감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문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A. 리더가 된다는 것은 곧 조직 내 영향력이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지시해야 할 일이 많아지니 직원들의 말을 듣기보다는 해야 할 말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기가 쉽지 않아집니다. 선천적으로 공감 능력이 좋은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인식하고 공감 능력이 낮은 것 같다면 노력을 통해 끌어올려야 합니다. 공감의 사전적인 의미는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여기는 느낌’입니다. 심리학의 동기 강화 상담에서는 공감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의 세계를 지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사 소통 상태. 그러나 내가 실제로 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닌 상태’라고 정의합니다. 즉,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소통의 한 방식이지만 상대방의 생각에 언제나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 박사는 공감을 “네가 옳다는 믿음,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너를 지지한다는 마음”이라고 지침했습니다. 이처럼 공감은 상대방의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지지해주고 싶은 마음이기도 합니다. 그 에너지가 상대방에게 닿을 때, 진정한 공감이 시작됩니다.

어느 날, 친한 친구와 전화를 했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 때문에 야근이 잦은 탓에 친구에게 위로와 공감을 받고 싶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도 야근해서 힘들어 죽겠다. 정말 미치겠어…….” 그때 친구가 이렇게 대답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너 또 야근하냐? 네 능력이 부족해서 그러는 거 아냐?” “너희 회사는 왜 그 모양이냐? 워라밸도 몰라! 아이고, 퇴사해, 퇴사!” 이 사례에서 친구는 공감 섞인 대화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이 왜 전화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감정과 본심까지 파악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가 힘들고 피곤해 위로나 공감을 받고 싶어 보인다면 “오늘도 일이 많은가 보네. 힘들어서 어떡하냐. 급한 일 끝나면 어서 들어가서 쉬어. 일도 중요하지만 네 건강이 걱정돼”라고 말하는 것이 공감하는 대화입니다. 이처럼 상대의 힘든 상황을 내가 알고 있고, 그를 지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면 됩니다.

힘들거나 어려운 상황을 들었을 때 어쩌면 해결 방법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해주는 것이므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그냥 잘 듣기만 해도 상대는 충분히 공감받고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공감을 할 때는 6가지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합니다.

첫 번째 현재에 있는 것입니다. 공감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 관심의 초점을 상대방이 하는 말 속에 숨어 있는 욕구와 느낌에 맞추는 것입니다. 속마음을 파악해야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상대방이 공감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상사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대부분 짧은 시간 안에 대화를 끝내려고 합니다. 충분한 대화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니 잘 될 리가 없습니다. 제대로 공감하고 싶다면 온전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야 합니다.

또 대화할 때 공감이 정말 어렵다면 나 자신에게 공감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신체적으로 힘들거나 피곤하면 타인의 생각에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자신이 힘든 상태라면 대화를 중단하고, 컨디션과 에너지를 끌어올려 충분히 상대방에게 공감할 수 있을 때 다시 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대화를 할 때 상대방에게 반드시 피드백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동원해 조언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들어만 주어도 됩니다. 그래야 내가 공감하고 있음을 상대방이 느낄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공감은 상대방의 말, 행동, 생각에 무조건적으로 동조하거나 수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과 나의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를 인정하면서 상대방의 생각 자체를 지지해주는 마음을 갖는 것이 공감입니다.

사례에서 부장은 6가지 공감의 전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김 사원에게 자신이 어떤 감정을 갖고 이야기를 들어줬는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뭔가 해줄 수 없다면 그냥 묵묵히 들어주어야 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부장처럼 되지 않도록 공감 대화를 위한 4단계 프로세스로 공감 대화 잘하는 법을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감 대화란 다른 사람의 상황에 온전히 빠져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자 상대방의 현재 감정을 느껴 보는 일입니다. 공감대화를 위한 4단계 프로세스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마음 깊이 공감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1단계, 나를 버리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봅니다. ‘지금 내가 그 사람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 사람은 그 상황에서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등의 생각을 통해 상대방의 생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2단계, 상대방의 감정을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대화를 하는데 상대방이 슬퍼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감정을 나에게도 그대로 적용해 보는 겁니다. 단순히 슬픈 마음을 위로하는 자세가 아닌, 내가 그 감정의 정점에 서있는 듯 상대와 감정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물론 상대가 슬퍼하는 이유에 동의하지 않을지라도 지지한다는 마음의 에너지를 보내주어야 합니다.

3단계,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 말해봅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한 번 더 공감을 표합니다. 상대의 감정이 격해져 있을 때는 구구절절 말하기보다는 상대가 하는 말을 듣고 있는 편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단계, 표현은 1인칭으로 하되 의문문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내 생각을 강조하기 위해 1인칭으로 질문하고, 철저하게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나의 감정을 다음과 같이 의문문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네 이야기를 들어 보니 내 생각에는 네가 여자친구와 헤어진 일을 후회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맞니?” “임 사원님 말을 들어 보니 팀장님이 임 사원님이 노력한 건 봐주지 않고 결과만 보고 질책해서 서운해하는 것 같은데, 맞나요?” 위의 사원과 부장의 대화를 공감 대화로 바꿔 봅시다.

<직장인 공감대화>

사원 : “부장님, 조직에서 성과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제가 일 때문에 힘들다고 여러 번 말씀을 드렸는데도 부장님은 신입이라 그렇다, 조금만 참으면 괜찮을 거라는 말씀만 하셨습니다. 사실 저는 퇴사하고 싶을 정도로 많이 힘들었거든요. 이런 일이 반복되니 ‘부장님은 내 기분에 공감을 못 해주시는구나’ 싶어 그 후로는 더 이상 그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가 잘 끝났으니 다행이긴 한데, 그때는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부장 : “오 사원이 나에게 여러 번 고충을 말했는데 너무 바빠서 제대로 들어주지도 못했네요. 많이 힘들었죠?”

사원 : “저는 조직 경험이 처음인데 그저 ‘지금은 열심히 할 때다’라고만 하셔서 정말 상처 많이 받았습니다…….”

부장 : “그때는 프로젝트가 정말 숨 가쁘게 돌아가서 그것에만 집중하고 있었거든요. 리더로서 오 사원의 상황과 마음을 잘 챙겨줬어야 했는데, 미안해요. 앞으로는 팀원들의 마음을 더 깊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공감 대화를 잘하는 것은 개인의 신념, 성격기질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시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지만, 이는 자신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공감 대화는 상대방과 더 가까워지고 좋은 결과가 나도록 하며 마음을 전하는 효과적인 대화법이기 때문에, 공감 대화를 잘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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