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 빠지기 쉬운 네 가지 오류 [정경호의 설득면접](6)
상태바
면접관이 빠지기 쉬운 네 가지 오류 [정경호의 설득면접](6)
  • 뉴스앤잡
  • 승인 2021.04.0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면접관도 사람이다. 그래서 오류에 빠지기 쉽다. 취업정보업체의 통계조사를 통해 밝혀진 면접관이 빠지기 쉬운 네 가지 오류를 정리해보았다.

첫째, 시각적 오류다.

면접관은 보통 3분 안에 인식되는 첫인상으로 지원자를 평가한다고 한다. 허용된 면접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지원자 한 명당 5~10분 정도밖에 할애할 수 없는 현재의 면접 환경에서 면접관들은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모 기업에서는 A라는 지원자의 훤칠한 외모와 말솜씨를 높이 평가해 합격 후 홍보부에 배치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무 역량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고, 결국 A는 한직으로 좌천되었다. 이에 A는 강성하기로 유명한 해당 기업의 노조 대변인으로 변신했다. 이후 A가 사사건건 회사와 갈등을 일으키자, 결국 그를 홍보무로 발령했던 채용담당 부장이 책임지고 물러났다고 한다.

둘째, 정보 습득 순서에 따른 판단 오류다.

면접관이 면접자의 정보를 긍정적인 것부터 먼저 받아들이면 지원자를 후하게 평가하는 반면, 부정적인 것부터 먼저 접하게 되면 박한 평가를 내린다는 것이다.

대기업 B사 면접에서 떨어진 J. 이 사람은 한눈에 봐도 학점과 영어성적이 좋지 않았다. 면접관이 B에게 질문했다.

“영어 성적이 별로군요. 학교 성정은 또 왜 이렇게 나쁜가요?”

J는 대답했다.

“시험공부보다는 실험 실습과 프로젝트 경험에 치중했기 때문에 성적이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 영어 역시 지금은 잘하는 편이 아닙니다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곧 실력이 나아질 겁니다.”

하지만 그는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경쟁사인 C사에서는 합격을 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C사의 면접관은 이렇게 질문했다.

“학과 성적과 영어 점수가 좋은 편은 아니군요. 그러면 실무 능력에 자신 있단 뜻인데, 그래서 우리 회사에 지원한 건가요?”

J의 대답은 B사 때와 별다를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C사의 면접관은 그 대답에 만족했고, J는 C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입사 후 J는 핵심 기술 개발의 주역이 되어 회사의 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데 기여했다.

B사의 면접관은 낮은 학과 성적과 영어 점수 등 부정적 요소에만 신경 쓴 나머지 직무와 직결되는 역량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덕분에 잠재 역량이 탁월한 S급 인재를 경쟁사에 보내는 치명적 실수를 했다.

셋째, 면접 질문 방식에 의한 오류다.

면접관이 “우리 회사는 휴일 근무가 많아서 주말에도 현장에서 근무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래도 입사할 의향이 있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대다수 지원자가 “별 문제 없습니다. 뽑아만 주신다면 휴일에도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이에 많은 면접관이 “휴일 근무도 마다하지 않다니 이 사람은 일할 자세가 됐군” 하면서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누가 “저는 휴일에는 절대 일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하겠는가. 노회한 경력자라면 그럴듯하게 에둘러대겠지만, 이제 겨우 첫 직장에 도전하는 지원자가 그럴 수는 없다.

이럴 때에는 질문 방식을 바꿔야 한다.

“우리 회사는 업무 강도가 높습니다. 그만큼 ○○○ 씨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높고요. 입사 후 휴일도 없이 실무 능력을 키워야 한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답해주시겠습니까?”

같은 맥락에서 여성 지원자에게도 “남자 사원처럼 지방 근무, 현장 근무, 순환 근무를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지 말고, “우리 회사는 남녀 구분 없이 지방 근무, 현장 근무, 순환 근무를 해야 합니다. 그 점을 잘 알고 있을 텐데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습니까?”

넷째, 면접관의 기대 특성 추론에 의한 오류다.

면접관은 지원자가 면접관 자신이 선호하는 장점이나 특성을 한 가지 가졌을 때, 그 지원자의 모든 조건이나 답변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오류를 저지를 때가 있다. 해외 영업 분야에 지원한 사람이 토익 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해외 영업에 적합한 사람일 거라고 기대하는 게 대표적 예다. 해외 영업에 적합한 사람은 토익 성적이 우수한 사람이 아니라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고, 그걸 말로나 글로나 잘 풀어내는 비즈니스 기술이 있어야 하는 사람이다.

정리하자면, 면접관도 반드시 완벽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상황이 되었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매력적인 첫인상을 주도록 노력하고, 부정적인 질문이 와도 긍정적인 정보와 말투로 분위기를 유도하며, 어떠한 질문 방식과 유형에도 유연하게 대처하여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예비 직장인의 상을 보여야 한다.

그래서 면접에도 운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운칠기삼이라고 중요한 또 하나는 기세다. 내가 면접관을 인터뷰한다는 자세로 면접장에 들어서자. 비전을 이루기 위한 파트너를 선택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자. 그래야 강하고 담대하게 면접에 임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