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진출 기업 대표님과 공장장님께 [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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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진출 기업 대표님과 공장장님께 [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36)
  • 뉴스앤잡
  • 승인 2021.01.0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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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현장의 실상
GYBM 연수생 강약점과 도전

GYBM 출신 직원의 회사 기여와 발전을 기원하는 편지

법인대표님, 공장장님 안녕하십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긴 터널에서 현장을 지키며 애쓰시는 모습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김우중 회장의 마지막 사업이자 유업(遺業)인 글로벌청년사업가(GYBM)양성과정의 행정,교육,재정 등 실무를 총괄하는 박창욱 전무입니다 지난 10년간 청년 1,200여명을 양성해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취업함으로써 청년에게는 일자리를, 기업에게는 인재를 수혈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과는 많이 부족한 졸업생을 현장에서 채용해준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동남아과정에 지원하는 청년들이 갈수록 줄고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하여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년전부터 졸업생의 동기 부여를 목적으로 취업현장의 애환과 숨은 이야기를 찾아 이 『글로벌성장통』이라는 칼럼에 게재해 왔습니다.

한국 기업 현장의 실상

조금 시계를 돌려 15년여 전, 저는 대우를 떠나 중소기업으로 전직(轉職)하여 70여명의 직원을 데리고 전문경영인으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사직하는 직원 후임을 3개월여에 걸쳐 어렵게 뽑았는데, 입사 후 불과 2시간만에 행방이 묘연해지고 연락도 두절되었습니다. 1주일후에야 ‘엄마’를 통해 입사 포기로 처리한 황당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사무실은 서울 한복판이고 백화점 영업직이라 비교적 선호도가 높을 법한 상황에서도 말입니다. 현재의 한국 청년 모습은 더 심각해진 상황입니다. 작년 7월의 조사결과로는 대졸 신입사원의 1년내 퇴사율이 30%에 달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도 20%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제조분야에 근무할 사람을 구하기는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GYBM과정을 통하여 1년간 죽기살기로 가르치고 배웠던 청년이지만 정작 일을 시킬 때는 많이 부족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취업 이후 회사에서의 업무 성과나 업무를 대하는 태도 등을 직간접적으로 꾸준히 피드백 받으며 교육과정을 보완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말을 듣는 편입니다. 특히, 일부 졸업생들 중에는 뽑아주신 회사에 적응도 못하고 실력이 모자라 한두번의 질책에 주눅들고, 지켜보는 기간에도 참지 못하여 박차고 퇴사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GYBM 연수생을 직접 가르친 소감과 대학 강단에서 가르쳐본 경험,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제 딸들과의 대화, 그리고 대우 15년 인사업무 이후 한 섬유회사에서 전문경영인으로 5년여 근무한 경험, 일반 직장인 대상의 교육훈련 경험 등을 종합하여 동남아 사업 현장에 비추어 몇 가지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GYBM 연수생 강약점과 도전

우리 과정의 특징이라는 말로 궁색하게 양해를 부탁드리며 좋은 인재로 성장시키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연수생의 다양성』이 기업현장에서는 한계로 나타나는 부분입니다. 전체로는 200여명의 다양성이 존재하지만 채용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결국 1-2명이다보니 역량이 부족한 경우는 심각하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양성은 나이, 역량, 태도 측면입니다. 나이는 대학을 갓 졸업한 23살부터 34살 경력자까지 다양합니다. 선발 때와 1년간 교육훈련 때의 역량이 양극단으로 나타납니다.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역량도 양극단으로 다양합니다. 최근 지원 인원 감소추세와 연계되어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입니다. 약한 쪽으로 치우친 인원이 회사 경영진 중에 조금 혹독한 스타일의 리더십과 만나면 순식간에 포기를 결정하곤 하는 것 같습니다.

둘째 실질적인 교육이 될 수 있는 『현장실습 경험 제공의 한계』입니다. 학교교육이 기업 현장의 체험 기회는 차치하고, 현장의 모습을 상상하지도 못하는 점을 감안, 커리큘럼에 2개월의 현지기업 인턴근무를 시도해 본 적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부작용이 더 많아 취소하고 지금과 같은 책상머리만의 교육만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100% 현지화 연수로 적응력을 높이며 공장 현장 방문투어나 회사의 법인대표나 공장장의 초청 특강으로 보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를 통한 훈련(OJT ; On the Job Training)이며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하여 입사 후의 학습효과를 기대하며 부탁드립니다. 연수과정에 부족하다고 평가된 인원이 현장에서 최고의 인재로 자리잡는 경우를 허다하게 보았습니다. 취업준비생을 교육시킨 저희 회사나 직원을 성장시킨 회사에서 보람을 가지게 되리란 생각이 듭니다.

셋째 『피라미드형 조직』에 적응하고 압박감을 해소하는 역량이 미숙한 한계입니다. 한국이라면 직장생활이 힘들고 어려울 때 퇴근길에 동료나 선후배와 술 한잔 나누며 주고받는 푸념으로 씻어내고 잘 모르는 것은 바로 위 직급자로부터 배우는 것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상사(上司)와 맞닥뜨리는 조직구조가 힘겹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그런 부담감에 가끔 크게 야단맞든가 과격한 스타일의 말로 한 방 맞으면 그냥 무너진다고 합니다. 간혹 회사를 관두고 저희 사무국으로 찾아와 하는 하소연하는 경우가 이런 상황에서 포기한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우리 연수과정에서 1년내내 지내는 공동체 생활과 서너명이 합숙훈련으로 스트레스관리 훈련을 합니다. 현장에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보일 것입니다. 이 외에도 업무적인 점을 감안 회계업무, 컴퓨터 사무능력 등을 집중 보완하여 학습과 압박감관리 교육훈련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편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한 가지 긍정적인 측면을 감안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일과 직장생활의 방향성과 비전을 말해주고 설득의 노력을 더해 주셔서 납득이 되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청년들의 강점입니다. 지금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도 연령대별로 있는 4-5명의 직원들과 소통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제조현장의 상황은 녹록하지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해외취업에 도전한 용기의 가상함과 1년간의 교육훈련으로 공들인 노력에 취업현장에서의 배려가 더해져 좋은 인재로 성장해 나가면 채용하는 입장에서 천군만마(千軍萬馬)의 효과가 있으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글을 마감합니다. 직접 만나서 말씀드리고 지혜를 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그간의 면담과 관찰, 교육훈련의 미미한 경험만으로 말씀드린 소견이 부족하더라도 이해를 바랍니다.

부디 2021년 신축년에는 회사와 가정의 건강과 평안함, 그리고 만사형통함을 기원합니다.

2021년 1월 첫날

대우세계경영연구회 박창욱 전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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