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군이 강소기업으로 간 까닭은?
[창간기획특집]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② 강소기업을 두드려라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고, 청년들은 현실과의 지리한 싸움을 하고 있다. 이력서를 100군데 넣었는데 전화가 한 통 왔다, 300군데 넣고 두 곳에서 면접을 봤다는 등 자신들의 눈물겨운 취업기를 쏟아내는 청년들. <뉴스앤잡>은 창간을 맞아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년들이 어떻게 하면 취업이라는 높은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봤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이다. 창간기획특집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그 두 번째 편은 ’강소기업을 두드려라‘이다.
K군은 공시생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다니던 K군은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한 뒤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한 집 건너 한 명이 공시생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언제 시험에 붙어 공무원이 될지 기약이 없다. 슬슬 집에 눈치가 보이기 시작하고 주머니 사정은 어려워지고, 사귀는 여자 친구와 싸움도 잦아졌다. 월급날에 한 턱 쏘겠다고 나오라는 직장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기 시작했다. 나도 어디 취직을 해볼까? 대기업은 힘들고, 그렇다고 중소기업은 열악한 곳이 많고 고민하던 K군은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2019년 강소기업 리스트를 봤다. 강소기업은 무엇이 다를까? 믿을만할까? 공시생 K군의 고민이 시작됐다.
강소기업이란?
K군은 강소기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강소기업이란 일반기업 중 고용유지율과 신용평가 등급이 높고 사망사고만인율(노동자 1만 명 당 산재로 인한 사고사망자)이 낮은 기업 등을 기준으로 선정된 우수한 중소기업을 말한다. 고용노동부에서 선정한 2019년 강소기업은 14,127 곳이다.
그렇다면 강소기업은 어떻게 선정할까. 평가회사 기반으로 130만 개의 기업정보를 분석하여 그 중에 요건에 맞는 기업을 선정한다. 구체적인 요건은 ▲2년 이내 임금체불이 없는 기업 ▲2년 연속 동종 업종, 규모별 평균 대비 고용유지율이 높은 기업 ▲2년 이내 산재사망사고 발생이 없는 기업 ▲신용평가등급이 B-이상인 기업 ▲상호출자제한기업 집단 및 공기업이 아닌 기업 ▲10인 이상 기업(건설업은 30인 이상) ▲기타 서비스업이 아닌 기업 등이다.
강소기업 유형은 ▲일자리 친화 기업 ▲글로벌 시장 선도 ▲기술력 우수 ▲ 지역경제 선도 ▲재무구조 건전성 ▲사회적 가치를 가졌는지 여부로 나뉜다.
각 정부 부처별로 강소기업으로 인증된 곳은 다음과 같다.
K군, 강소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내다!
강소기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K군은 마침내 몇 년간의 공시생 생활을 청산하고 강소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냈다. 지원한 곳은 서울에 위치한 S기업!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강소기업 중에 하나로 선정된 곳이다. 환경 경영 전문기업인 S기업은 전 직원이 정규직이다. 육아휴직 사용 100%,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100%, 출산휴가 복귀율 100%를 자랑한다. 시차 출퇴근제와 재택근무, 재량근무제 등 유연근무제를 통해 일생활 균형 문화가 일상화되어 있다. S기업에 이력서를 낸 뒤 얼마 후 K군은 서류 심사와 면접에 합격을 했고 드디어 입사를 하게 됐다.
왜 강소기업인가?
K군은 강소기업인 S기업에 입사 한 뒤 얼마 후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은 주52시간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숨통이 조금 트이지만 오히려 야근 수당 없이 일해야 될 경우도 많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K군에게 강소기업의 좋은 점이 뭐냐고 물었다. K군은 강소기업을 갖출 건 다 갖춘 작지만 알찬 기업으로 표현했다.
흔히들 중소기업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실현되기 어렵다고 하지만 강소기업에서는 워라밸이 가능하다. 재택근무, 유연근무가 되는 곳도 있고 출산 휴가도 100% 사용가능한 회사가 많다. 또한 우수 직원은 해외연수 혜택을 주는 곳도 있다. 무엇보다 K군이 꼽은 강소기업의 큰 장점은 회사의 성장에 내가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과 청년구직자간의 미스매칭의 해법
S기업의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K군은 요새 S기업에 대한 홍보물을 제작하고 있다. S기업을 포함한 강소기업이 분명 좋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구직자들이 찾지 않는 것은 홍보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K군은 S기업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릴 예정이다.
K군은 우리나라에도 독일의 강소기업들처럼 100년간 이어지는 기업이 많아지길 바란다. 오너 일가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3~4대가 같이 일하는 기업, 멋지지 아니한가! K군은 강소기업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줄 때 우리나라의 경제도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날이 곧 오길 진심으로 바라며 K군은 오늘 근무를 마친다.
※ K군이 알려주는 강소기업 입사전략
강소기업은 이직률이 높아 수시채용과 개별채용이 많다.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기업을 정하고 인재풀에 등록 해놓거나 수시로 들어가 보는 것이 좋다.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의 주된 산업분야와 ‘주거래 기업’을 파악해 놓으면 이 회사의 앞으로의 전망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또한 강소기업은 ‘인성’을 중시한다. 작은 회사이니만큼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일할 수 있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직원들과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직무 역량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여부다. 자신이 입사하려는 회사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다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 밖에 외국어 실력과 전문지식은 옵션!
그리고 중요한 것은 면접 볼 때의 자세이다. 강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1대1 면접을 많이 보기 때문에 자칫 면접을 보다가 긴장을 늦춰 약점을 과하게 드러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을 얘기하라’는 질문을 할 때 성의껏 답하는 것이 좋다. 입사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어필하는 것이 좋다. 궁금한 점이 없다고 답하는 것은 ‘우리 회사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