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일한다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64)

2025-07-08     뉴스앤잡

증권사 인사팀에서 근무하던 오 대리는 비밀이 있다. 그는 새벽 4시에 출근한다. 그리고 그 날의모든 업무를 오전 중에 다 처리한다. 오후에는 여유롭게 내일의 업무를 정리하며 보내고 퇴근후엔 자기계발을 위해 영어학원과 피트니스센터에 들른다. 가끔은 동료들과 식사를 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일찍 들어와 잠을 청한다. 그리고 또 다음 날 새벽 4시에 출근한다. 이유가 뭘까?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열심히 하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악물고 하는 모습을 남들에게 들키지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일찍 나와서 몰래 일하고 6시에 정확히 퇴근했습니다. 그랬더니 윗분들이 ‘저 친구는 별로 열심히 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도, 일을 참 잘해, 신통해..’ 이러시더군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오 대리는 새벽 4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14시간씩 회사에 머무르는 엄청난 노력파였지만, 자신의 노력을 티 내지 않았다. 덕분에 회사에서 머리 좋고 업무처리가 깔끔하다고 소문이 나서 남들보다 빠른 승진을 거듭했고, 지금은 부장이 되었다.   

 

매일 야근하고 주말근무도 밥 먹듯 하는 직원이 성과를 못내면 주변에서 뭐라고 할까? “ 저 사람정말 성실하니까 분명 언젠가는 능력발휘를 할 꺼야.” 이럴까? 혹시 앞에서는 그럴지 몰라도 뒤에선 분명히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쯧쯧, 사람이 스마트하질 못하고 좀 미련하구만”이라며 평가절하할 것이다. 노력은 엄청난 재능이지만 사람들은 그 재능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력 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을 비웃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은 그만큼 노력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성공하는 남자는 자신의 노력을 철저히 숨긴다. 학창시절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시험 전날 밤새 드라마를 봤느니, 만화책을 읽었느니 하면서 공부를 안 한 듯 엄살을 떠는 것처럼 말이다. 

 

당신의 노력을 티 내지 마라. 결코 남들이 당신을 워커홀릭으로 보게 하지 마라. 남보다 더 열심히 해야 살아남지만, 그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그것보다는 남들만큼만 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훨씬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것이 더 유리하다. 

당신이 성과를 냈을 때 “저 친구는 워낙 열심히 하니까 저 정도는 해야지”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얻는 것과, “저 친구 정말 대단해. 언제 저런 것까지 준비했대?”라고 놀라움을 자아내는 것,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나은지는 너무도 자명하지 않은가?

 

노력을 숨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