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채용 – 세계 동향[윤영돈의 2025채용트렌드](17)
데이터에서 혁신은 시작한다
세계적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 채용’으로 인재를 고른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조직에서는 ‘HR Analytics’팀에서 ‘People Analytics’팀으로 바뀌고 있다. 팀 이름의 변화는 단지 사람을 휴먼 리소스(Human Resoure)로 보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한 번 쓰고 버리는 리소스’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보자는 의견이다. 구글의 성장동력은 사실 채용 데이터에서 시작했다. 예를 들어, 구글 뉴스, 지메일, 애드센스 등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들을 탄생시킨 200% 타임, 공짜음식과 다양한 놀이 공간 및 활동 제공 등 파격적인 인사 정책들은 모두 데이터에 근거해 도출, 운영되고 있다. 구글에서 먼저 시작한 ‘피플 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는 말 그대로 ‘인재분석 기술’을 뜻하며, 고객, 이해관계자, 직원 등을 모두 포괄하는 큰 범주를 말한다. 한마디로 조직원과 성과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주는 ‘데이터 기반 경영’ 도구를 말한다.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직원들의 방대한 행동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직감’에 의존했던 조직원들의 성향과 성과를 시각화, 정량화해 준다. 특히 채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발도구나 프로세스의 효용성을 검증할 수 있어서 단시간에 채용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구글의 파이랩(PiLab, People & Innovation Lab)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채용 속도’와 ‘면접인원’이 고용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기존 6개월 이상 소요되던 채용 프로세스를 47일로 단축시키고 15명 이상 참여하던 면접관 수도 4명으로 과감히 축소해 고용의 질을 높일 수 있었다. ‘데이터 기반 채용’은 가장 효율적으로 인재를 관리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파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직원들이 가장 만족하는 동기 부여 방식을 파악하고 건강 증진을 위한 과학적인 실험들도 포함된다. 이제 ‘데이터 기반 채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링크드인의 「2020년 채용현황 보고서」에서 채용전략에 데이터와 분석 기능을 사용하는 조직은 양질의 채용을 할 가능성이 1.9배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데이터 기반 채용’으로 채용기간은 28% 단축될 수 있고, 인재 유지 기간은 17%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SHRM(인적자원관리협회)’의 2021년 조사에서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는 조직의 80%가 직원의 질을 높이는 데 효과를 봤고, 75%는 채용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통계 자료가 존재한다. 이러한 통계는 ‘데이터 기반 채용’이 앞으로 더욱 활성될 전망을 시사한다. 기업은 지표를 통해 과거 채용 데이터를 분석 함으로써 성공적인 직원의 특성을 파악하고 새로운 배치에서 우선순위를 정함으로써 후보자의 직무 적합성을 높이고 이직률을 줄일 수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 기술 회사다
전 세계적으로 3만 개의 매장이 있는 스타벅스는 ‘커피 회사’가 아니라 ‘식품 분야 데이터 기술 회사’라고 불린다. 하워드 슐츠가 ‘데이터 퍼스트’를 외치기 전에도 스타벅스는 데이터를 많이 활용해 왔다. 회사는 고객으로부터 직접 통찰력을 수집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바일 앱과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빅데이터를 사용한다. 고객 경험을 창출하고 더 나은 마케팅 캠페인, 향상된 서비스, 충성도 높은 고객 및 인기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을 점점 더 개인화하고 있다. 데이터는 어떤 제품을 제공할 지, 어떤 방식으로 제품을 맞춤화할지, 할인과 신규 고객 타깃팅을 진행하는 방법에 대한 스타벅스의 결정을 알려준다. 스타벅스는 2017년부터 디지털 플라이 휠(Digital Flywheel)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고객들이 주문한 것들에 근거해 좋아할 만한 신제품을 제 안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스타벅스는 개인화된 프로모션을 넘어 다양한 제품 개발에도 데이터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대규모 고객들의 구매 습관 관련 데이터는 기존 제품을 발전시키고, 변화를 주도록 제안한다. 스타벅스가 가정용 커피 시장에 진출하기로 한 결정도 데이터가 큰 힘이 됐다. 라흐먼은 “집에서 커피나 음료를 마시는 홈 드링커들을 위해 어떤 제품을 타게팅할지 결정하는 데 있어 매장 내 데이터가 강력한 기반이 됐다.”라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매장 내 소비 데이터의 제안을 기반으로 가정용 무설탕 음료를 추가했고, 우유가 들어가거나 들어 가지 않은 버전들도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최근 별도로 운영되는 스타벅스코리아는 바리스타 채용에 소요되는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확 줄인 빠른 채용을 했다. 해당 채용전형은 지원서 접수부터 채용까지 약 50일 소요되는 기존의 공개채용과 달리 입사 지원 가능 매장을 사전에 공개하고 지원자가 희망 매장을 선택하면 서류전형부터 입사까지 모든 전형을 공개채용보다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는 새로운 채용제도이다. 스타벅스는 그간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하길 희망하는 지원자가 꾸준히 있어 왔고, 지원자가 직접 근무할 매장을 선택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음을 반영해 이번 신규채용 프로세스를 고안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온보딩 프로그램 효과
MS는 사내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온보딩(Onboarding) 프로그램의 효과를 공유했다. 해외 기업의 경우 대규모 공채가 있지 않고, 각각 입사한 후 필요시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 그런데 일이 바쁘면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이나 교육을 미루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이 때문에 초기 온보딩의 중요성을 검증하기 위해 온보딩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분석 어젠다로 삼았다. MS는 입사 후 첫 1년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했다. 구성원들의 이메일, 일정을 분석 범위에 포함하고 별도의 설문을 시행했다. 분석 결과 회사 에서 제공하는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우 내부에서 형성한 네트워크의 규모가 33% 더 컸으며, 몰입도는 9% 정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몰입도가 높은 구성원들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더 많이 참여했다. 신규 입사자와 상사의 상호작용과 몰입도, 소속감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입사 첫 주 상사와 1:1 미팅을 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몰입도가 8% 높았다. 소속감과 본인이 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믿는 정도도 높아졌고, 팀과 협업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3배 이상 줄었다. MS는 이를 통해 초기 온보딩 프로그램 참여와 상사의 1:1 케어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이를 장려했다. MS는 채용 데이터를 수집하고 세분화하는 것의 가치를 강조하며, 이를 통해 이직률을 절반 이상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데이터 기반 채용’은 디지털상에 많은 데이터를 보유할수록 비용은 절감되고 직종에 맞지 않는 사람을 채용해서 발생하는 마찰이 줄어들 수 있다. 이제 기업들은 자신들이 잘하는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데이터와 기술을 사용해 실험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