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을 맞이하며... [허재완의 시선](19)

2025-06-30     뉴스앤잡

종강수업 후 캠퍼스를 지나가면서 잠시 아름다운 교정에 멈춰서 본다. 1980년대 대학가요제에 출전했던 그룹 샤프의 "연극이 끝난 후"의 가사처럼 좀 허탈하면서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든다. 가르침을 주는 교수에게 시험 기간은 일종의 휴식같은 꿀과 같기에, 공부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학생들의 얼굴을 보며 상대적인 여유로움을 가지게 된다. 
시험과 취업 그리고 대학원 진학 등 미래를 위해 하루 일정을 바쁘게 보내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먼저 그 길을 지나온 선배 입장에서 경험자의 여유로움과 더불어 안쓰러운 마음이 공존하는 것은 사실이다. 

​냉전시대가 다시 떠오르는 대외적 정치상황, 급격히 변화하는 경제지표 그리고 내수경기의 위축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주위 기성세대들을 통해 어두운 뉴스를 들을 때마다 역설적으로 학교 안에 있다는 것이 흡사 ‘온실 속의 화초’처럼 외부와 단절된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는 포근한(?) 느낌이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조만간 온실을 떠나야 하는 학생들에게 현재 온실 밖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5대 수출품목 중에서 절반 이상이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 이를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보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2차산업 비중이 높은 우라나라의 특성상 제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데, 2011년 30%에 달하던 제조업 비중은 2021년에는 26.2%, 2023년에는 25.6%로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수산업 그리고 반도체와 같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업의 경우에는 생산원가가 다소 높아도 핵심 역량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흔히 내수용 제품을 생산하는 대부분 제조 기업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중국에 비해 경쟁열위에 놓인 상태가 된지 오래 전이다. 

중국의 대단위 생산 규모와 기술추격을 통해 현재 석유화학 및 제철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뉴스를 통해서 쉽게 볼 수 있으며, 기업들의 M&A와 같은 합종연횡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저시급제를 비롯한 노랑봉투법, 주4.5일제 그리고 중대재해 처벌법 등 앞으로 노사관계의 충돌적인 이슈와 갈등 요소가 증폭되는 상황에서 온실 속을 떠나는 학생들을 위해서 경영 여건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