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의 역설 : 기회비용과 매몰비용 [최준형의 장병 자기계발 완벽 가이드](12)
최준형 전역닷컴 대표는 대한민국 육군 장교로 복무하며, 육군훈련소, 전방과 UAE 평화지원단에서 활동하였다. 파병 복귀 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전역하였고, '장병들의 전역 후 삶 지원'이라는 사명을 갖고 군과 장병들의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대군인지원국 자문위원으로 일했으며, 언론지에 다수의 칼럼을 연재하고 강연하고 있다.
군에서 많은 자격증을 취득한 장병이 기사화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한 장병은 20개의 자격증을 취득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의 노력은 대단하고 군에서 자기계발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말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렇게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앞의 글에서는 자격증을 따라고 하더니 무슨 말이냐 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 장병은 무슨 의도로 그 많은 자격증을 취득했을까? 아마도 ‘여러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나의 방향성을 찾아보자’와 ‘전역 후가 걱정되니 지금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물론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나의 재능과 전문성을 깨닫고 진로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의도이고 방법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매 몰비용과 기회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여러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나의 방향성을 찾아보자’에서는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서 기회비용은 ‘하나의 선택을 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다른 선택의 가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군 복무 중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면, 그 시간에 할 수 있었던 다른 활동들을 포기해야 한다. 전문 분야의 심화 학습, 체력 단련, 인간관계 형성 등 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전역 후가 걱정되니 지금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매몰비용과 연결된다. 매몰비용은 ‘이미 지출되어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한다. 군 복무 중 특정 자격증 취득을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매몰비용이다. 한 장병이 6개월 동안 특정 자격증 공부에 매진하여 취득했지만, 나중에 보니 내 커리어에 쓸모가 없는 자격인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자. 이 때 투자한 6개월의 시간과 노력은 돌이킬 수 없는 매몰비용이 된다.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을 피하기 위해서는 진로를 먼저 설정하는 것이 좋다. 내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어느 정도 그려놓고 그에 맞는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 가는 것이 좋다. 그러면 정확한 방향성을 갖고 자기계발을 이어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