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팀의 힘’ [유경철의 인재경영](121)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팀의 힘’
[Case Study]
핵심 인력이었던 이 선임은 최근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렸다. 업무가 점점 늘어가면서 덩달아 책임감도 커졌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입사할 당시만 해도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빠르게 업무에 적응했지만, 지금은 30여 명의 팀원 중 하나일 뿐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이 선임은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라는 의구심을 품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다른 팀의 전 책임은 출근하는 것이 즐겁다. 늘어가는 업무에 책임감도 늘었지만 일할 때는 누구보다 활력이 넘친다. 리더와의 면담에서 그는 “팀원들이 힘을 모아 최선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신입 때는 비교적 평범했던 팀원이었지만, 지금은 업무에 완전히 몰입하고 있다.
[HBR 리더십 솔루션]
심리적 안정감이 있으면 업무 몰입도가 올라간다
‘직장 사춘기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커져 업무에 불만을 가지는 현상을 말한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커질 때 나타나며, 아침에 회사 가기가 싫어지고 노력에 비해 돌아오는 보상이 작다고 느낀다. 이러한 현상이 심해지면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에 빠진다. 이는 정신분석학자 허버트 프로이덴버거(Herbert Freudenberger)가 만든 용어로, 극도의 정신적 피로로 인해 자신을 부정하는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그래서 회사에 다니고는 있지만, 조직에는 속해 있지 않다는 감정이 든다.
미국에서 조직문화와 리더십을 연구하는 마커스 버킹엄(Marcus Buckingham)과 시스코 수석 부사장 애슐리 구달(Ashley Goodall)은 “구성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팀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팀 단위로 업무를 수행하고 동료들과 매일 대화를 나누며 서로 지지해 주면 업무 몰입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2019년 갤럽과 ADP연구소에서 19개국, 1만 9,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업무 몰입도 연구에 따르면 84%의 구성원들은 기계적으로 출퇴근한다고 대답했고, 업무에 완전히 몰입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구성원의 대다수가 직장 사춘기 증후군이나 번아웃 증후근에 빠질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또한 팀에 소속된 구성원(팀 단위 업무를 수행하며 팀 안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경우)과 그렇지 않은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는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그만큼 팀의 힘이 업무 몰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이다.
구성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정감 속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단독 업무보다 팀 단위 업무를 수행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팀의 힘이 높아진다.
[리더십 인사이트]
팀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리더와 팀 구성원이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다. 그래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리더십 베스트셀러 작가 존 맥스웰(John C. Maxwell)의 《팀워크를 혁신하는 17가지 불변의 법칙》에 따르면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팀을 만든 리더들도 성공을 재현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그만큼 팀의 힘을 높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ADP연구소의 조사 결과,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힘’이다. 팀은 개인과 조직의 니즈를 함께 충족할 수 있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그렇기에 리더는 팀 구성원을 제대로 이해하고 서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것이 조직의 업무 몰입도와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ADP연구소는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다음 4가지 인사이트를 제안한다.
1) 구성원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높은 성과를 내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는 리더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이다. 팀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팀이 개인에게 기대하는 것과 개인이 팀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평범한 팀원이었던 전 책임이 높은 업무 몰입도를 보이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도 팀에 대한 신뢰가 높았기 때문이다.
2) 가벼운 관심이 팀의 힘을 높인다
팀의 힘을 높이기 위해서는 리더가 구성원들의 강점은 무엇인지, 최근의 감정 상태는 어떤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이처럼 리더의 작은 관심이 구성원들의 창의성, 회복탄력성, 업무에 대한 의지와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3) 팀이 속한 물리적 환경보다 팀 경험이 더 중요하다
성과를 내는 팀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서로 좋은 관계를 맺고 팀으로 성공한 경험이 필요하다.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보리스 그로이스버그(Boris Groysberg)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최고의 성과를 내던 팀원 한 명이 부서를 옮긴 경우에는 좋은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지만, 팀이 함께 부서를 이동한 경우에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인 사례가 아니지만 한 회사 내에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필요한 경우 팀 단위 또는 그룹 단위의 부서 이동이 개인별 이동보다 성과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물리적 환경 요인보다 팀 경험이 업무 몰입도와 성과를 내는 데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4) 서로의 강점을 배우고 적용하면 업무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팀의 역할과 개인의 강점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를 위해 서로의 강점을 배우고 실무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성원 개개인은 다른 동료의 강점에 초점을 맞춰 팀의 역량을 능동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서로의 강점을 알면 개인과 팀의 약점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팀이 일하는 방식에서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고, 이를 해결하여 구성원들의 동기를 부여하면서 업무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