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따고도 10명 중 3명은 '백수'

작년 청년 박사는 절반 무직

2025-03-04     서설화 기자

지난해 박사 학위를 받은 10명 가운데 3명이 무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30세 미만 청년 박사 가운데 절반 가까운 인원이 직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직자 중에는 인문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전공자들의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보건복지, 교육, 경영 분야 박사는 상대적으로 취업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규 박사 학위 취득자 중 현재 재직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된 비율은 70.4%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무직자의 비율은 29.6%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구직 중인 실업자는 26.6%,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3.0%였다.

무직자 비율은 2014년 24.5%에서 2019년 29.3%로 껑충 뛰어올랐고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30세 미만 청년층 신규 박사 중 무직자도 47.7%에 달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중 구직 활동을 했지만 취업하지 못한 실업자가 45.1%,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가 2.6%였다.

이러한 현상은 고학력자를 위한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학계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빠른 발전이 고소득·고학력자의 일자리를 더욱 많이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성별로는 여성 박사가 남성 박사보다 취업에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무직자의 비율은 남성 박사(6288명) 중 27.4%, 여성 박사(4154명) 중 33.1%였다.

전공별 무직자 비율을 살펴보면 예술 및 인문학 전공자가 40.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연과학·수학 및 통계학(37.7%), 사회과학·언론 및 정보학(33.1%) 전공자의 무직자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무직자 비율이 낮은 분야는 보건 및 복지(20.9%), 교육(21.7%), 경영·행정 및 법(23.9%)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신규 박사 중 그나마 일자리를 구한 취업자의 절반 가까이는 연봉이 2000만~6000만원에 그쳤다.

취업한 응답자 7346명 중 27.6%가 2000만~4000만원 미만을 받는다고 했으며, 19.8%는 4000만~6000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1억원 이상 고액연봉을 받는 박사는 14.4%에 그쳤다. 여성 박사의 임금은 남성 박사보다 전반적으로 낮았다. 1억원 이상 연봉자의 비중은 남성에서 18.7%였지만, 여성은 절반 수준인 7.2%에 그쳤다. 반대로 2000만원 미만 연봉자의 비중은 남성이 6.6%, 여성은 17.3%로 여성이 2배 이상 많았다.

전공 기준으로 보면 1억원 이상 연봉자 비중은 경영·행정 및 법(23.5%)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연봉 2000만원 미만을 받는다고 응답한 박사는 예술 및 인문학(25.5%) 전공자에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박사과정 학비 총지출은 2000만원 미만이 전체의 51.3%였다. 이어 2000만~3000만원 미만 25.5%, 3000만~4000만원 미만 11.8%, 5000만원 이상 6.2%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