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퇴사’시대가 온다 [윤영돈의 2025채용트렌드](8)

2025-02-03     뉴스앤잡

세계적으로 MZ세대가 회사를 떠나고 있다. 직장인이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 현상, 받은 임금만큼 일하고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겠다는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가 유행했다. 최근에는 ‘시끄러운 퇴사(Loud Quitting)’ 시대가 올 전망이다. ‘시끄러운 퇴사’는 소셜미디어 틱톡 등에 ‘#layoff’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의 퇴사 사실을 널리 알리는 현상을 뜻한다. 이들은 자신이 겪었던 직장 내 부조리, 급여, 처우 등에 대한 불만을 적극 공개하며 퇴사 과정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직했다가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기업 페이첵스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퇴사한 8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이직을 후회한다고 답했다. 특히 Z세대의 경우 후회하는 비율이 89%로 높았다. 새 직장을 찾는 데 7개월 이상 걸린 경우가 39%에 달했고, 새 일터의 연봉에 만족하는 경우는 11%에 그쳤다.
직장인들은 이직과 퇴사를 결정할 때 회사의 복지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업무와 직장에 대한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채용에서 회사도 컬처핏을 중요하게 보지만, 이제는 점차 모티베이션핏도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 직무역량도 갖고 있고 조직문화에 잘 맞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 있지 않으면 함께 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실제 재택근무를 하면서 대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직원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동기부여가 중요한 시기가 되고 있다.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능력과 동기부여 수준에 따라 유연하게 자율성을 제공하고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며 잡 크래프팅 등으로 일의 의미를 명확히 인식시켜 직원들의 동기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기존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하기 쉽지 않다. 그럴 경우 채용을 통한 신규직원의 유입으로 업무 몰입도와 조직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조직에 기여하는 ‘모티베이션핏’시대가 온다
퇴사를 막기 위해서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채용에서 온보딩이 잘되는 인재를 뽑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컬처핏’이 간단하게 지원자가 조직문화에 잘 맞는지 ‘궁합을 맞춰 보는’ 단계라면, ‘모티베이션핏’은 지원자의 개인적인 동기부여 요소가 특정 직무나 조직문화와 적합한지 살펴보는 단계이다.
엄밀히 말하면, 개인-동기부여 적합성을 의미하고 특정 직무와 조직문화의 적합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결국 직무 적합성(40%)과 문화 적합성(50%)을 확인한 후, 동기부여 적합성(10%)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 비록 동기부여 적합성의 비중이 낮더라도 중요도는 더 높다고 봐야 한다.
최고경영자가 한 사람 한 사람 직접 면접해서 채용한다
“사기꾼들은 넘치고 진짜 물건은 많지 않아요. 대개 15분 정도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고 며칠 같이 일해 보면 확실히 알게 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스페이스X 초창기에 직원 3,000명을 한 사람, 한 사람 직접 면접해서 채용했다. 회사가 커진 후에도 엔지니어의 면접은 꼭 참여했다. 그러느라 늦은 밤과 주말까지 회사에 남아 있기 일쑤였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명문 대학에서 최고 성적을 낸 학생을 집중적으로 채용한다. 캘리포니아의 스탠퍼드대,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 서던캘리포니아대(USC) 학생이 주된 타깃이다.
테슬라의 사명(社命)은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전 세계적 전환을 가속합니다(Accelerating the World’s Transition to Sustainable Eenergy)’이다. 이것은 CEO인 머스크가 일생을 걸고 추구하는 미션이다. 돈보다 사명을 쫓는다. 기후 변화로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그 리스크를 줄이도록 노력을 다한다. 머스크는 돈을 많이 벌기보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이상주의자다. 자신의 꿈이 실현되는 걸 보고 말겠다는 집요함을 갖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은 철저히 명문대생 위주로 알음알음 구직 제의를 한다. 실제로 초창기 머스크가 일일이 전화를 해서 면접을 잡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지원자는 500줄 이상의 코드 작성 시험과 혹독한 질문 세례를 받고 난 뒤 머스크의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면접 시간은 30초~15분까지 천차만별이다. 일론 머스크가 면접자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제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했느냐?”
머스크는 “해결 과정에서 성과가 있었는지, 지원자가 정말로 그 문제를 책임진 사람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실제 어려움을 겪은 사람은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 아주 작은 세부사항까지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당신이 깃발과 나침반을 가지고 지구상 어딘가에 있다고 칩시다. 깃발을 땅에 꽂고 나침반을 보니 남쪽을 가리키고 있어요. 당신은 남쪽으로 1.6km 걸어갑니다. 방향을 꺾어서 동쪽으로 1.km 걷고 다시 북쪽으로 1.6km를 걸어갑니다. 그랬더니 깃발이 있던 자리에 돌아와 있습니다. 이곳은 어디입니까?”
머스크가 면접에서 던진 질문의 답은 2개다. 한 곳은 북극, 다른 한 곳은 남극의 북쪽(지구 원주가 1.6km인 지점에서 북쪽으로 1.6km 떨어진 곳)이다.
스페이스X에서 채용담당자로 5년간 일한 돌리 싱은 면접자에게 이렇게 경고한다.

“면접 초반에 머스크가 업무를 보면서 당신을 무시해도 당황하지 마세요. 적당한 때가 되면 여러분에게 말을 걸 겁니다.”
면접이 시작되면 머스크는 강렬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본다. 그는 상대의 지식이 아니라 사고 능력을 시험하고 싶어 했다.
머스크는 신뢰 같은 덕목을 따지지 않고 학력이나 능력 위주로만 직원을 채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실책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한다. 머스크는 심지어 로켓에 대해 잘 몰라도 된다고 했다. 업무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술은 배우면 되는 것이지만 믿음은 가르쳐서 갖출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 애플(Apple)은 기술 역량은 물론 문화 적합성 및 동기부여 적합성에 중점을 두며 종종 인터뷰 중 공동 프로젝트와 역할수행을 포함한다. 스티브 잡스는 채용의 질을 높였다.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라는 개념은 특히 기업 성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 DRI는 특정 업무나 프로젝트에 대해 최종결정을 한다는 것은 독단적인 판단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정보와 의견을 경청해서 결정한다는 것으로 직접적인 책임을 지는 개인을 의미한다.
DRI는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논의하는 회의 안건에 명시되고, 이해관계자들도 DRI의 책임은 상당하다. DRI는 오너십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 똑똑함과 전문성이 있으면서도 경청하는 사람은 애플에 채용되었고 DRI가 될 수 있었다. DRI가 실패하면 회사에 극심한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하게 채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떤 사람에게 그 일을 왜 하는지 물으면 그 일을 하게 된 동기를 알 수 있다.
아무리 직무역량이 뛰어나도 모티베이션이 안 맞으면 채용을 보류한다. 세계적인 기업은 다양한 이유로 ‘모티베이션핏 인터뷰’로 진행하고 있다. 동기부여 평가는 지원자의 동기와 경력 포부를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당신이 일을 잘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무엇입니까?”와 같은 질문이다. 또는 “향후 5년 동안 귀하의 경력이 어느 정도 발전할 것으로 보십니까?” 지원자의 포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여 그것이 역할의 성장 기회 및 회사의 잠재적 경력 경로와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어려운 상황이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과업을 완수할 수 있는 소질이 있는지와 더불어 지원자의 문제해결력과 비판적인 사고력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사실 문제해결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어떤 회사는 신중하고 계획을 세워 처리하는 성향을 지닌 사람을 선호하는 한편, 어떤 회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뛰어들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적극 동원하는 스타일을 더 선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