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미래형 리더의 조건 [정경호의 셀프리더십](31)

2025-01-02     뉴스앤잡

미국의 로키산맥 해발 3000m 높이에는 수목 한계선이 있다. 이 지대의 나무들은 외관상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곧게 자라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한 채 서 있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가장 공명이 잘 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을 꿇은 나무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아름다운 영혼을 갖고 인생의 절묘한 선율을 내었던 위대한 사람들은 아무런 고난 없이 좋은 조건에서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온갖 역경을 통해 거듭난 사람들이다.

최고의 리더가 되기 위한 덕목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철학, 비전, 지혜, 덕성, 창의성, 용기, 의리, 친화력, 소통, 투지, 배려, 솔선수범, 술수 등등. 어떤 점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리더의 모습이 달라지기도 하고, 시대와 조건에 따라 성공하는 리더에게 요구되는 덕목도 달라진다.

지금 이 시대 각 분야의 리더들이 생각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자유와 책임의 주체로 받드는 인식이다. 여기서 이른바 갑을의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개인을 자기 창조적인 삶의 주체로 인정하고 수평적인 협력을 통해 문제를 풀어간다는 인식이 먼저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날 특별히 강조되어야 하는 리더십의 덕목은 바로 소통과 공감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서는 비전도 공유하기 힘들고, 위기도 헤쳐나갈 수 없다. 리더가 자신이 한 번 결정했다 해서 밀어붙이고, 다른 사람의 다른 목소리를 잘 경청하지도 않고, 새벽부터 밤까지 휴일도 없이 일하는 일벌레의 자화상을 직원들에게 닮도록 강제하고 있다면 그 리더는 이미 낡은 리더임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는 셈이다.

행복한 리더가 행복한 일터를 만들 수 있다. 행복한 리더가 되려면 잘난 사람이기 이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사람이어야 한다. 세상은 날로 복잡해지고 있다. 모든 중요한 일들이 폭넓은 합의와 집단 지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리더는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생각, 다른 전략, 다른 정책들을 조율하는 사람이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결론을 모아내는 데 통찰력을 발휘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이런 리더들이 각 분야에서 넘쳐날 때, 갈등은 줄어들고 협력은 확대되며, 리더와 팔로어간의 관계도 긴밀해진다.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공감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이다.

일본 재계에 있어 경영의 3대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회사의 신입사원 채용에 있어 최종 면접장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운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은가 아니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여기까지 온 것 같은가?’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후보자가 운으로 왔다고 대답하면 이는 감사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기에 무조건 합격을 시켰고 노력으로 왔다고 하면 이는 자신의 힘만 믿고 주변의 감사가 없기에 무조건 탈락을 시켰다고 한다.

그는 모든 조건과 상황에 자신을 낮추고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가진 이라면 반드시 회사에 큰 보탬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느 나이 많은 성자(聖者)가 길을 가다가 두 사람과 동행을 하게 되었다.

헤어지게 되었을 때 성자가 동행한 두 사람에게 말했다.

'덕분에 외롭지 않게 잘 왔소. 보답으로 두 분의 소원을 들어드리리다. 다만 먼저 말하는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되 다음 사람에게는 그 두 배로 소원을 들어드리겠소.'

그러자 두 사람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먼저 말하면 저 친구가 두 배나 되는 소원을 이루겠지. 그러니 절대 먼저 말할 수 없어.' 서로 상대가 먼저 말하기를 기다리며 눈치만 보다가 시간이 꽤 흘렀다. 그 중에 욕심이 더 많은 친구가 '야, 어서 말해! 먼저 말하지 않으면 죽여 버릴 거야.'라며 윽박질렀다. 분위기는 금세 험악해졌고, 그러다 힘에 부쳐 상대에게 얻어맞은 사람이 입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나의 한 쪽 눈을 뽑아주세요.' 결국 그 사람은 한 쪽 눈을, 다른 사람은 두 눈을 다 뽑히고 말았다. 만일 두 친구가 서로 배려하고 협력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소원을 이루는 데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욕심이 두 사람을 다 망쳐버렸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곧 나를 위하는 길인 것이다.

(1) 21세기는 모두가 리더인 세상이다.

리더는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다. 돈이나 비범한 재능은 더 이상 현대사회가 원하는 리더십의 구성요소가 아니다. 21세기는 모두가 리더가 되고 모두가 팔로어가 되는 시대이며 리더가 온전히 모든 것을 주도하는 시대는 끝났다.

과거와 같은 신분제 사회에서는 리더에게 모든 것이 집중되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시대가 아니다. 수평적이고 민주적 리더십으로 모두와 소통하되 팔로어들도 책임과 권한을 나눠야한다. 리더 역시 여러 가지 역할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진정한 리더십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성공적 리더에게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고 한다.

첫째 밝은 미소와 타인을 배려하는 친절

둘째 긍정적으로 늘 감사의 말을 하며

셋째 성실한 태도와 겸손한 자세다.

성경에는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겨라’라는 말씀으로 사람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고 있다. 공자는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말라’고 하였고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시인이자 작가였던 메난드로스는 ‘마음을 자극하는 유일한 사랑의 영약은 진심에서 나오는 배려이며 남자는 언제나 그것에 굴복한다.’고 하였다. 배려는 남에 대해 진심으로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애쓰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나아닌 누군가에 대한 섬김인 것이다. 누군가를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들 때 진짜 배려가 시작되는 것이다. 세상의 이치는 마치 시험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 언제나 출제자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려고 하면 풀리지 않는 일이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방과 같은 마음에서 시작하고 보려고 하는 것이 진짜 배려고 그러한 배려가 결국 쌓이고 쌓이다 보면 신뢰라는 큰 인정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는 것이 배려는 아니다. 때로는 단호하게 거절할 줄도 알아야 그게 진짜 배려다. 또한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친 배려는 오히려 사람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언제나 중용과 적절함으로로 실행해야 하는 것이 배려인 것이다.

(2) 지식창조화 사회에서의 리더십

어느 날 필라델피아에 있는 작은 한 호텔에 도시 행사로 호텔마다 만원이라 묵을 곳이 없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노부부가 들어섰다. 이 호텔의 야간종업원은 객실이 없지만 조금 불편하더라도 자기방을 쓰라며 성심성의껏 응대했다. 이 종업원의 친절을 눈여겨본 노부부는 다음날 아침 자신을 소개했는데 그가 바로 1976년에 1천 9백 개의 객실을 갖춘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의 경영인, 존 제이콥 아스터였다. 그는 작은 친절을 베푼 이 야간종업원을, 전격적으로 아스토리아 호텔의 총지배인으로 삼았다.

사람들은 리더의 행동을 보고 따른다. 부하들은 지도자의 말이나 명령보다 행동을 보고 따른다. 윗사람이 솔선수범할 때 부하들은 강한 동기를 느끼며 리더를 믿는다. 솔선수범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리더십을 잃게 되는 것이다. 솔선수범은 앞장을 선다는 말이며, 앞장을 선다는 것은 희생을 의미한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나아가 남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자기가 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솔선수범이다. 얼마나 괴롭고, 얼마나 큰 희생이 뒤따르겠는가? 그래서 리더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며, 또 아무나 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20세기와 21세기의 리더십은 완전히 다르다. 지난 세기는 변화가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력이 있어 관리를 잘하면 되었지만 급변화하는 21세기는 불확실성에 직면하여 신속한 반응과 해결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하는지, 목적지는 어딘지, 누군가는 알아야 한다. 그가 바로 리더이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멀리, 더 넓게 보는 능력을 요구한다.

경제학자인 로렌Wm 서머스는 2001년 10월 하버드 대학총장 취임연설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새로운 세기에는 미래의 리더를 교육하고 새로운 사상을 개발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리더는 과연 태어나는 것인가, 아니면 상황이나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것인가? 명쾌한 정답은 없다. 그러나 누구든지 리더가 되기를 열망할 수 있으며, 리더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21세기의 비즈니스 세계는 창조를 위한 상상력의 차이가 승패를 가를 것이다. 리더는 창조적인 상상력을 발휘하여 확실한 비전을 만들고 이를 전 직원과 공유함으로써 힘을 집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