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낼 상황에도 칭찬한다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49)

2024-11-26     뉴스앤잡

얼마 전 화장품 회사 CEO로 옮겨간 조 대표는 이직 때마다 함께 따르는 직원들이 있다. 그들은벌써 대표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 않고 함께 하고 있다. 

“이번에도 같이 이직하셨네요?” 필자가 물었다. 

“네. 저는 대표님이 어디를 가시든 앞으로도 함께 할 계획입니다. 제게는 영원한 스승이며 가장 

존경하는 상사이십니다.” 

직원들이 수줍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면서 예전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오래 전에 중요한 고객사를 상대로 하는 프레젠테이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실수로 발표 자료를 잃어버려서, 대표님이 자료 없이 기억에 의존해서 발표를 하셔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너무나 난처했죠. 굉장히 중요한 발표였기 때문에 정말 공들여 자료를 준비했거든요. 당연히 대표님도 화가 많이 났을 텐데, 발표 끝나고 제게 오시더니 어깨를 두드리면서 이러시는 거예요.

‘회진이는 앞으로 크게 될 거야. 자료가 없어진 걸 알고 나는 엄청 당황했는데, 이런 순간에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깜짝 놀랐어. 자료는 스스로 챙기지 못한 내 잘못이니까 전혀 걱정하지 마. 그리고, 내 머리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확인시켜줘서 고마워.’ 

그 이후로도 저희가 실수하거나 부족한 점을 보여도 매번 ‘괜찮아. 잘하고 있어. 걱정마. 나는 아직도 매일 실수투성인걸.’ 하시며 웃는 얼굴로 용기를 북돋아 주셨어요. 저뿐 아니라 대표님을 모시는 다른 직원들도 지금껏 대표님께 꾸중을 들어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화를 안 내시니까 오히려 혼내는 상사보다 더 무서운 거예요. 저희를 믿고인정해주시는데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서, 바싹 긴장헤서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누구나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안다. 이미 그에 대해 스스로 반성도 하고 있다. 거기다 대고 공개적으로 혼을 내고 망신을 주는 건 개인적인 화풀이에 지나지 않는다. 당하는 직원도 반성하는 마음보다는 반감이 생기기 십상이다. 반면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다음에는 실수하지 마.’라고 다독이며 지나가는 상사가 있다면, 부하는 자신을 향한 신뢰에 감동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게 된다. 누구든 자신을 믿어주는 상대를 실망시키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 다시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함은 물론 다른 모든 업무에서도 최선을 다하게 된다. 앞으로 닥칠지도 모르는 위기의 순간에 언제나 당신의 편에 서는 든든한 지원자가 될 수도 있다. 

 

당신의 동료들이, 부하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진심을 다해 열심히 일하길 바라는가? 칭찬하라, 그들이 잘했을 때든 잘못했을 때든.  

 

언제나 칭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