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가 채용을 바꾼다 [윤영돈의 2025채용트렌드](1)

2024-10-29     뉴스앤잡

채용은 사람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채용은 새로운 구성원을 뽑아서 조직을 바꿀 수 있는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이다. 무릇 채용(採用)이란 ‘회사가 지원자를 뽑는 생각(採)’에서 벗어나 ‘지원자를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用)’를 고민해야 한다. ‘최고의 인재(Best People)’를 뽑기보다 ‘최적의 인재(Right People)’를 적기에 뽑아야 한다.
게다가 채용담당자나 면접관이 지원자를 뽑는 것이 아니다. 이제 지원자가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 하지 않겠다는 사람을 억지로 조직 안으로 끌고 갈 수 없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 있어도, 말에게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다. 지원자를 뽑을 수는 있어도 억지로 일을 시킬 수는 없다.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을 뽑으면 인재가 재앙이 되기도 한다. ‘썩은 사과’가 들어오면 조직도 썩을 수 있다. CEO와 직원의 갈등, 인사팀장의 직장 내 괴롭힘 등 짧은 시간에 빨리 성장한 만큼 성장통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

 

직원을 뽑거나 유지하기 어렵다

요즘 핵심인재의 채용은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전 네이버클라우드 최고전략책임자 정석근 씨가 SK텔레콤 글로벌·AI테크 사업부장으로 가면서 네이버 임직원 일부가 SK텔레콤으로 이직을 하려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실제로 네이버 리더급 5명이 동시에 이직 의사를 밝히자 네이버는 정 전 CSO가 SK텔레콤에서 AI 사업을 맡는 것은 겸업 금지와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SK텔레콤이 추가 영입을 포기하면서 두 회사의 갈등은 봉합됐지만 SK텔레콤의 스카웃 대상이었던 리더급 5명은 최근 네이버를 떠났다.
채용전쟁에서는 ‘두뇌유출(Brain Drain)’에 신경 써야 한다. 보편인재가 아니라 탤런트가 있는 인재 확보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 이제 인재의 양보다 질이 중요한 시대로 ‘탤런트 애퀴지션(talent acquisition)’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인재 확보에 치중할수록 조직의 성장동력이 생긴다.


채용은 결혼과 같은 여정이다

채용은 결혼과 비슷한 점이 많다. 흔히 연애상대와 결혼상대는 다르다. 가정에도 어떤 사람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가정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요즘 ‘채용(採用)’대신 ‘영입(迎入)’, ‘입양(入養)’이라고 쓰는 기업도 등장한다. 구직자와 구인자의 ‘미스매치(Mis-match)’가 심해지고 있다. 대기업에 다닌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다닌다고 나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행복하듯이 회사와 자신이 잘 맞아야 한다. 회사도 귀인을 만나야 성장한다.
채용에 대해서 당신만의 재정의가 있는가? 어떤 일을 하든 명확한 개념을 알고 해야 한다. 채용을 뜻하는 영어로 ‘Recruitment’와 ‘Hiring’의 미묘한 차이를 살펴보자. ‘Recruitment’는 라틴어 어원 ‘다시 성장하다’라는 뜻으로 17세기 중반에 ‘신병을 소집한다’는 뜻이었고, 적합한 잠재적 지원자를 찾고 유치하는 광범위한 전체 과정을 말하며, ‘Hiring’은 옛 영어 ‘hyrian’에 ‘임금을 주고 사용하다, 고용하다’라는 의미로 선별된 후보자를 실제로 조직의 일원으로 고용하여 공석을 채우는 구체적인 단계를 의미한다.
결국 채용이란 적합한 잠재적 지원자를 찾고 조직의 일원으로 고용하는 광범위한 여정이다. 채용은 단지 공석을 채우는 것을 넘어서 거시적인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은 새로운 인재상에 ‘동기’를 포함시켰다. 동기는 단순히 자기계발의 동기부여를 넘어 몰입해서 일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성장함을 의미한다. 나아가 대내적으로는 성장의 중요성과 의미를 함께 공감하며 주도적인 실천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부여하고 대외적으로는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성장하며 사회로부터 존중받는 금융그룹으로 성장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기업에서 ‘동기’라는 키워드를 주목하기 시작했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자.
급변하는 고용 시장과 HR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꾸준히 채용전략을 세워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국제 정세 변화, 금리 인상, 경제 위축 등 경제적 변화 요인,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이슈가 발생한다. 실제로 기업에서 자금 운용이 어려워지고 비용 투자가 감소해 채용규모를 축소하거나 소극적 채용으로 진행된다. 퇴직률이 증가하면서 비즈니스 환경에 따른 인력 감축이나 인력의 재배치, 구조조정으로 변동성이 심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대별 세계관이 달라져서 어떤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충고나 좋은 기회를 줄 수는 있어도, 억지로 그 충고를 받아들이게 하거나 그 기회를 이용하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채용은 잘 뽑아서 쓰임새에 잘 맞게 써야 한다. 기존에는 일만 잘하면 되었지만, 요즘은 성과를 내려면 스스로 동기부여를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채용담당자는 채용 트렌드를 익혀서 미리 준비해 혼란을 줄여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