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ESG 요구 증대 [한광식의 ESG 바로알기](2)
한광식 COLiVE 사무총장은 ESG 전문가로서 한국ESG학회 부회장 겸 사회공헌위원장, 창업진흥원 시민혁신위원회 상생협력 분과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ESG마인드 자격검정', '창업과 기업가정신', '창의적 아이디어와 아이디어 발상법' 등 다양한 저서를 집필하였다.
기업의 ESG 활동이란, 기업이 환경을 보호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기업을 투명하고 정직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은 기업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자주 가는 슈퍼마켓이나 우리가 입는 옷을 만드는 곳도 이런 ESG 활동을 해야 한다. 요즘처럼 날씨 변화가 크고, 팬데믹 같은 바이러스가 돌 때, 사람들은 기업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더 많이 관찰하게 된다. 기업에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이나, 기업에서 물건을 사는 고객들, 그리고 정부나 신용을 평가하는 기업들도 회사가 ESG를잘 실천하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는 기업에 돈을 투자하는 큰 기관들이 기업의 중요한 결정에 참여하고 의견을 내는 것으로 마치 학교에서 학생회가 학교의 중요한 일에 목소리를 내는 것과 비슷하다. 과거에는 이런 큰 기관들이 비용이 많이 들거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기업의 일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지만,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나자 사람들은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을 잘 감시하고 조언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영국에서 2010년에 처음으로 규칙을 만들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에 비슷한 제도를 만들어 2018년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보험사나 자산을 관리하는 기업들도 이 규칙을 따르고 있고, 그만큼 기업을 운영하는 데 이런 큰 기관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블랙록은 세계에서 아주 큰 돈을 관리하는 기업으로 그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들이 환경을 보호하고, 사람들을 잘 대우하며, 기업 운영을 투명하게 하는지 잘 살펴보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블랙록은 “우리는 너희 회사 운영 방침에 찬성하지 않아”라고 말할 수 있는 투표권을 가지고 투자에 반대의견을 행사할 수 있다. 주유소를 운영하고 석유를 만드는 엑슨모빌이라는 회사를 예를 들면, 블랙록은 엑슨모빌이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더 잘 신경 쓰고, 그 영향을 사람들에게 잘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엑슨모빌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다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반대표를 던졌다. 또한 기업의 대표(CEO)와 회사를 감독하는 사람(이사회 의장)이 같은 사람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두 역할을 나누자고 제안했고, 이에 찬성표를 던졌다. 블랙록은 엑슨모빌 외에도 환경오염 개선 활동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볼보 등 35개 기업에게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와 같이 투자자들은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할 때도 ESG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들은 세상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으려고 한다. 예를 들어, 담배를 만드는 기업이나 무기를 제조하는 기업 같은 곳은 ‘투자하지 않기’ 목록에 올려서 돈을 주지 않기로 하고 이걸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이라고 한다.
그리고 투자할 때 돈을 벌 수 있을지, 기업이 미래에도 계속 잘 성장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 데 ESG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ESG를 고려해서 진행하는 투자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ESG를 고려하여 투자하는 것을 ‘ESG 통합 전략’이라고 하며 이 방법은 기업이 돈을 어떻게 버는지, 사람들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함께 생각해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사람들과 지구가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기업들이 좋은 일을 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ESG는 기업이 환경을 지키고, 사람들을 잘 대하며,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는 중요한 기준이다. 큰돈을 운영하는 투자자들은 ESG를 잘 지키지 않는 기업들에게 투자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졌다.
<투자자의 투자 배제 사례>
네덜란드 연기금 : 에어버스 필립모리스 등 159개 기업무기 제조 및 담배 판매 등의 이유로 투자 배제
노르웨이 연기금 : 듀크에너지, 콜이디아(Coal India)환경 파괴 때문에 투자 배제
뱅가드: 차이나 모바일,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 중국 군수 관련 기업 투자로 주식 매도
예를 들어, 네덜란드 연기금(APG)은 에어버스나 필립모리스 같은 159개 회사에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그 회사들이 무기를 만들거나 담배를 팔아서 돈을 버는데 이것은 ESG 기준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연기금(NBIM)도 비슷한 결정을 했는데 환경을 해치는 일을 하는 듀크에너지나 콜인디아(Coal India)라는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뱅가드(Vanguard)는 중국의 군수 관련 회사에 투자한 돈을 뺐다. 뱅가드는 차이나 모바일,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이 군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여 주식을 매도했다.
투자자뿐 아니라 유럽에 있는 은행들은 회사에 돈을 빌려줄 때 ESG를 중요하게 고려하여 회사가 새로운 대출을 받거나 기존의 대출을 갱신할 때, ESG 실행정도를 확인하고 이자율을 결정한다.
환경을 잘 보호하고, 사람들을 잘 대하며, 회사 운영을 투명하게 하는 회사는 더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대출조건과 투자여부를 정하는 것은 회사가 사업을 운영하는 방법에 큰 영향을 미친다. ESG를 잘 지키는 회사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조건의 대출과 투자를 받을 수 있어서, 앞으로도 잘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회사도 ESG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